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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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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 디자인의 새로운 제안04]
박향인의 ‘미니가든’

판교동 박향인 씨 집에는 건축공간과 일체화된 다채로운 정원이 자리한다.

1층의 중정가든과 2층에서 전망되는 루프가든, 2층 발코니에 자리한 텃밭가든이 그것.

마당에 잔디가 깔리고 나무가 서 있는 일반적인 단독주택의 가드닝과 달리, 적재적소의 절제된 공간에서 실속과 미관을 모두 충족하는 새로운 가든디자인을 제안한 집이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마당을 중심으로 ㄷ자로 집을 돌려 앉힌 박향인 씨 주택. 중정에 데크를 넓게 깔고 화단을 길게 배치했다. 담장 위에도 세덤을 심어 경관을 좋게 했다.


“처음 집지을 땐 잔디마당도 만들고 식재도 양껏 하고 싶었지만 건축가의 만류로 욕심을 버렸어요.”

판교동 박향인씨(52) 집에는 여느 집과는 다른 독특한 가든이 곳곳에 자리한다. 이 집을 건축한 정수진(SEI건축사사무소) 소장은 절제된 형태의 건축구조와 잘 어우러지는 다양한 형태의 미니가든을 제안했다. 집의 구조를 살펴보면, 안마당을 먼저 만들고 집을 ㄷ자로 돌려놓은 형태로 우리의 한옥을 연상케 한다. 도로변에는 1층 높이까지 두툼한 담장을 쌓아올렸다. 그 벽 사이에는 창고와 안방의 부속공간이 들어있다.

 


 넓은 중정 마당 끝에 절제된 규모의 화단을 조성해 두었다.


정원들은 실내외 어디서나 조망되는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있다. 1층 중정마당의 정원은 높은 담장을 따라 길게 ─자로 조성되어 ㄷ자형 집안 어디서나 건너다 보고 내려다 볼 수 있다. 두툼한 담장 위는 손길이 닿지 않아도 잘 자라는 세덤류가 식재돼 루프가든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층에서 길게 삐져나온 발코니에는 텃밭과 데크, 벤치가 자리해 텃밭 가드닝 공간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이 모든 정원들이 건축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는 게 특징이다.

 

“처음엔 잔디마당이 없어 많이 아쉬웠어요. 건축가가 일단 살아라고 하더군요. 정말 하고 싶으면 그때 가서 자신이 사비를 들여서라도 잔디마당을 만들어 주겠다고요. 그런데 살아보니 건축가 말이 맞구나 싶어요.”

 

1층 중정에는 건축가의 의지대로 잔디 대신 데크를 깔고 화단을 조성했다. 살면서 잔디마당을 가꾸는 이웃들을 보니 보통일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유독 박 씨의 집에서 모임을 벌인다. 잔디마당보다는 데크 이용이 편하기 때문이다. 하늘은 뻥 뚫려 있고 볕도 잘 들고 화단도 있기 때문에 아늑한 정원에 들어앉은 느낌도 십분 즐길 수 있다.

 

화단은 경제적인 비용을 투자해서 사철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도록 계획했다. 상록수를 중심으로 계절별 초화류를 군데군데 배치해 사계절 정원을 연출했다. 겨울에 꽃이 핀다는 크리스마스로즈 옆에는 앙증맞은 산타클로즈 조각상이 서 있다.

 


 2층 복도에서 드나들 수 있는 텃밭 가드닝 공간. 장독대도 이곳에 둔다. 4인 가족이 먹기에 충분한 양의 채소를 수확할 수 있는 규모다.


“우리 집 식생활이 달라졌어요. 텃밭 가드닝의 재미가 아주 좋답니다”

 

건축가는 옥상 대신 2층 발코니에 아담한 텃밭을 제안했다. 1평 남짓한, 4인 가족에게 넘치지 않는 규모다. 수시로 드나들고 가꾸려면 텃밭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에 두는 게 좋겠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물론 집안을 오고가다 시각적으로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리 가족 식생활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주방에서 계단을 올라가자마자 텃밭으로 나가는 문이 있거든요.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면 냉큼 올라가 고추 한줌, 토마토 한줌씩 따서 아침상에 올려요. 저녁에는 상추며 부추 씀바귀를 먹을 만큼씩 수확하고요. 봄부터 여름내 그렇게 먹었답니다. 처음엔 텃밭이 너무 작은 게 아니냐고 불평하기도 했어요. 먹어 보니 절대 적은 양이 아니더군요.”

 

2층에서 바라보는 루프가든도 좋단다. 세덤을 심어놓아서 풀만 뽑으러 한번씩 올라가는데, 최근엔 패랭이꽃을 한번 심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다른 사람들처럼 우리 가족도 정원에 대한 꿈이 컸죠. 그런데 직접 가꾸며 살아보니 나무가 많고 잔디가 넓은 게 중요한 게 아니더라고요. 늘 편안하게 보고 느낄 수 있는 정원이 좋은 정원이라고 생각돼요. 더욱이 그 안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고요.”

 

 <이어진 기사>

[가든 디자인의 새로운 제안01] 최시영의 ‘밭디자인’

[가든 디자인의 새로운 제안02] 오경아의 '낯선 정원'

[가든 디자인의 새로운 제안03] 구자필의 '가든디자인'

[가든 디자인의 새로운 제안04] 박향인의 '미니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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