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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철교수의 도시건축이야기]
바다 위의 호텔, 크루즈

움직이는 호텔과 같은 크루즈는 여행문화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경제성장과 함께 크루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으며, 세계관광산업중 가장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한반도의 남해안은 중국과 일본사이의 지정학적 위치나 풍부한 어족 등으로 크루즈의 모항으로서 좋은 입지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글·사진 김석철(명지대학교 건축대학 석좌교수·명예건축대학장, 아키반 건축도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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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투어리즘

여행은 집을 떠나 다른 집에 머물게 되는 일이다. 여행이 여가생활과 다른 것은 바로 이 점에 있다. 여행이란 장거리 열차, 여객선 혹은 비행기를 타고 떠나서 매일 살던 나의 집이 아닌 다른 세상에 머무는 것이다. 필연적으로 여행에는 이동과 숙박의 경험이 동반된다.

 

여행의 역사는 교통수단의 발달과 관련이 깊다. 여행의 수단은 한동안 배와 기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주를 이루었고, 점차 대형버스와 비행기 등으로 확대되었다. 유럽 등의 내륙에서는 주로 기차가 이용되었고, 대륙과 대륙 간의 이동은 배가 이용되었다. 최근에는 비행기가 주로 이용되고 있다.

 

크루즈는 이러한 여행문화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다. 크루즈는 먹고 자고 생활할 수 있는 내부공간을 지님과 동시에 문화와 여가를 위한 공간을 동시에 지닌 채로 이동을 하는 움직이는 호텔과도 같다. 여행의 목적이 도착하여 관망하는 장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집을 나서는 그 순간, 즉 여정에 있다고 한다면 크루즈는 이러한 여행의 특성을 적절히 반영한 최고의 투어리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크루즈의 효시 여객선 타이타닉호

 

 

크루즈 산업의 탄생과 성장

타이타닉 호는 대륙 간의 이주를 담당했던 것으로 현대의 크루즈 산업과는 상이하지만, 크루즈 산업의 효시라고 볼 수 있다. 타이타닉호의 화려함과 비극이 여객선의 종말을 고했다면, 크루즈 산업은 조선기술과 철강업이 크게 발전한 뒤에 태어난 새로운 여행 산업으로서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레저산업의 핵심이다.

 

크루즈 여행은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대서양의 정기여객항로에 순항되었던 대형 여객선들의 운항효율을 높이기 위해 겨울철 비수기동안 아열대 해역에 여객선들을 관광유람선으로 투입하면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1980년대에는 크루즈의 개념을 획기적으로 바꾼 ‘크루즈 혁명’을 통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루었다.

 

이제 크루즈는 승객을 목적지로 모시는 이동수단만이 아닌 그 자체가 즐길 거리이자 여행지가 되었다. 또한 선박의 대형화, 고급화 및 크루즈 관련 TV시리즈 방영 등의 적극적인 마케팅은 대중에게 크루즈에 대한 환상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현대 크루즈선의 외부 모습

 

 

현대의 크루즈 산업

현대 여행의 특성이 ‘더 멀리, 더 오래’ 떠나는 경향을 띄면서, 경제적 여유를 가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크루즈 여행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연간 가계 수입이 8만 달러 이상이 되는 구성원들이 크루즈 수요의 주를 이루는데, 경제의 성장과 더불어 크루즈여행에 대한 기대수요가 점점 확대되고 있으며, 그 관심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크루즈는 세계관광산업 중에서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매년 한 해 2000만 명의 여행객이 300여 척의 크루즈를 이용하고 있다.

 


현대 크루즈선의 내부 모습

 

이미 북미와 유럽에서는 투어리즘의 상당 부분을 크루즈여행이 차지하고 있다. 비행기를 타고 오는 것만이 여행객의 전부였던 것처럼 보였던 뉴욕에서 이미 크루즈가 더 많은 여행객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천과 부산, 여수 등지에서 크루즈 상품을 개발하고 개시하였지만, 아직도 우리에게 크루즈 여행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여행방식이다.

 

아시아 크루즈 시장이 전 세계 크루즈 관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유럽과 북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지만, 아시아·태평양의 관광시장은 세계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존 세계 최대의 크루즈선 Allure of the Sea

 

 

크루즈 모항과 기항

크루즈 산업의 경제적 효과는 크루즈 관광산업이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경제적 효과 측면과 조선 산업 등 연계산업의 발전에 따른 경제적 효과로 구분할 수 있다. 각각의 항만 또는 지역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일반적인 특성을 살펴보면 실제 크루즈 관광객 유치 실적이 유사하다 할지라도, 모항지와 기항지의 차이에 따라 그 경제적 효과는 상당히 다르게 나타난다.

 

모항(homeport)은 출항의 근거지가 되는 항구를 뜻하는 것으로써 잠시 머무르는 항구인 기항(port of call)과는 개념이 다르다. 모항에서는 항해에 필요한 연료와 물, 음식 등을 여객선에 공급하고, 선원과 승객이 승·하선한다.

 

모항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매력있는 관광지로서 적합해야 하고, 소비자와 여객선이 접근하기 좋은 위치에 있어야 하며, 양질의 편의시설 등이 위치하여야 한다. 그 중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식·음료에 있다. 한번 출항하면 15일 가량 바다 위에 있어야 하는 크루즈에는 그만큼의 충분한 양과 질의 물과 식품이 공급되어야 한다. 좋은 모항지에는 항상 식품산업이 발달되어 있는 배후지역이 따른다.

 


세계 크루즈 주요라인 지도


 

성공적인 크루즈항의 조건

쿠바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바하마는 가장 인기 있는 세계적인 크루즈 여행지이다. 마이클 잭슨이 하룻밤에 2만5000달러를 내고 묵었다고 하여 유명한 아틀란티스 호텔이 이곳 바하마에 있다. 바하마는 미국의 마이애미와 가깝고, 바하마 군도를 지나는 크루즈 루트의 가운데에 좋은 위치를 점유하고 있으며, 기온이 온화하여 겨울철 휴양지로 매우 유명하다.

 


카리브해 크루즈라인 지도


무엇보다도 바하마가 세계적인 휴양지가 된 것은 풍부한 양과 높은 질의 식품이 있기 때문이다. 수산물과 채소가 풍부하고, 토마토·감귤·파인애플 등 양질의 식품자원을 바탕으로 이곳을 크루즈 여행지로 개발한 결과 지금은 연간 10만 명이 찾는 세계적인 향락지가 되었고, 총 여행지출 중의 43%가 식품관련 산업으로 소비된다.

 

나폴리가 세계 3대 미항으로 된 이유 중 하나가 음식이다. 그라빠라고 하는 술과 물소 젖으로 만든 모짜렐라 치즈, 신선한 생선이 나폴리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지역적 재료와 특성이 살아 있는 나폴리의 피자와 스파게티 등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다. 베네치아, 바르셀로나, 맨하탄, 플로리다 주 등이 세계적 크루즈항이 된 것 역시 크루즈 네트워크의 거점항이면서 스스로 최고의 관광지이고 최상의 식음료 공급이 가능한 곳이어서이다.


남해안 크루즈 어반링크

 


남해안 크루즈 어반링크

성공적인 크루즈 모항이 되기 위해서는 투어리스트들이 접근하기 좋은 곳에 위치하여야 하고, 여행 루트를 만들기에 좋은 위치에 있어야 하며, 스스로도 매력적인 관광지이면서, 식음료의 공급이 가능한 곳이어야 한다.

 

남해안은 세계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은 중국 동부해안 도시와 일본 서남해안 도시와 남중국해와 오키나와와 사이판, 괌 등의 정중앙에 있어 지정학적으로 좋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으며, 수백 수천의 섬들로 이루어진 세계적으로도 가장 아름다운 해안선을 가지고 있다. 또한 수천 년 동안 발달된 소리 문화와 공예문화를 가지고 있는 문화지역이다.

 


남해안 한려수도의 모습

 

다도해의 다양한 어족은 풍부한 수산물을 가지고 있으며, 남도의 기후와 비옥한 농토는 최상의 농작물을 공급할 수 있는 곳이어서 세계 최고의 크루즈 기항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해상자원을 개발하고 크루즈 모항을 개발한다면 그 경제적 효과는 남해안 전체로 파급될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투어리스트를 가지고 있는 국가가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 한 해 관광객이 21억 명으로, 해외로 출국한 중국인은 6000만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 다음은 일본이다. 전 세계에서 여행객이 가장 많은 두 나라 사이에 바로 한반도가 있다.

 

한반도의 남해안은 모항지로서 이 사이에서 가장 좋은 입지적 요건을 가지고 있다. 다렌·텐진·상하이·괌·오키나와·후쿠오카·나가사키·제주도를 이어주는 루트를 개발하면 유럽투어와 견줄만한 크루즈 산업의 허브항과 남해안 전체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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