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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리포트]
중견 주택전문업체 부상, 주택시장 판도 바꾼다

중견 주택전문업체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아파트 공급 1위 자리는 대형 건설업체가 아닌 중견업체가 차지했다. 중견 주택전문업체들을 중심으로 모인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들이 올해 상반기에만 공급한 아파트 물량이 12만 가구를 넘었다. 어느 때보다 공격경영을 펼치고 있는 중견 주택전문업체들이 주택시장에서 떠오르고 있는 비결을 알아본다.

류찬희(서울신문 부국장·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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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 행복도시. 짧은 기간 동안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계획도시이다. 그런 만큼 국내 내로라하는 건설사가 모두 참여하고 있다. 아파트 전시장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

 

그중에도 유독 눈에 띄는 아파트 브랜드가 있다. 주택건설 전문 중견업체인 중흥건설이 지은 ‘중흥 S-클래스’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은 첫 마을 아파트 빼고는 생활권마다 중흥건설 아파트 브랜드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이 업체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행복도시에서만 무려 13곳의 공동주택용지를 사들여 1만여 가구를 공급했다. 지금까지 행복도시에서 공급된 아파트의 20% 가량이 중흥건설 브랜드를 달고 있는 셈이다. 이 업체는 경기도 수원 광교 등에서도 아파트를 공급하는 등 전국 주요 도시마다 중흥 S클래식 브랜드를 확산시키고 있다.

 

호반건설 역시 지난해 주택건설 실적(일반 분양물량 기준) 1위를 기록하면서 주택업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대형 주택건설업체가 중견 주택전문업체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호반건설이 공급한 아파트 물량은 1만5365가구에 이른다. 전년도 분양 물량(4200가구)보다 4배 가까운 물량을 쏟아냈다.

 

호남지역에서 사업기반을 다진 호반건설은 지난해 위례신도시를 비롯, 수도권과 전국 혁신도시에서도 공격적인 아파트 사업을 펼쳤다. 호반건설의 약진은 5~6년 전 수도권 택지지구 아파트 용지를 대거 사들일 때부터 예견됐었다. 특히 호반건설은 청약경쟁률은 물론 계약률도 높아 엄청난 자금을 확보, 올해도 공격적인 주택사업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여세를 몰아 올해에도 1만5000여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중흥건설(계열사 포함)도 1만2941가구를 분양, 업계 3위를 기록했다. 중흥건설은 세종시를 발판삼아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수도권 진출에 나선다. 수도권에서도 경기도 수원 광교 아파트 공급에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았다. 올해에도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 1만6500여 가구를 내놓을 예정이다.

 

 

주택전문업체, 대형업체 시공실적 앞질러

호반건설과 중흥건설의 지난해 시공능력 순위는 각각 15위와 52위에 그쳤지만 주택사업에 있어서는 업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다는 점에서 주택시장의 판도 변화를 점칠 수 있다. 이밖에 반도건설(57위)이 6685가구를 공급했고, EG건설(68위)도 6073가구를 분양했다. 우미건설과 제일건설도 5000여 가구 가까이 공급하면서 주택전문업체의 자리를 지켰다. 전통적인 주택공급 강세 업체들을 밀어내고 중견 주택건설 전문업체의 도약이 눈에 띄게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 업체들의 지난해 아파트 공급 실적이 얼마나 많은지 대형 업체들이 공급한 물량과 비교하면 알 수 있다. 대형 업체들은 주택경기가 침체되면서 주택사업에서 한발 물러선 듯한 모습이었다.

2013년 가장 많은 아파트를 공급했던 대우건설은 1만3812가구를 공급했지만 1위 자리를 내줬다. GS건설은 1만2921가구를 내놓아 4위에 그쳤고, 포스코건설이 1만2081가구를 공급해 5위를 차지했다. 현대건설·대림산업·롯데건설·삼성물산·현대산업개발 등은 공급 물량이 1만 가구에도 미치지 못했다.

 

중견 주택건설업체들의 주택 공급 확대는 회사 볼륨 확대 및 건설업계 순위 상승과 직결됐다. 올해 종합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순위 발표 결과, 주택사업 확대가 두드러졌던 업체들의 순위가 수직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호반건설은 지난 해에 이어 올해에도 15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통적인 건설 강자였던 금호산업(17위), 코오롱건설(19위), 쌍용건설(20위), 태영건설(21위)보다 앞선 자리이다.

 

중흥건설은 52위에서 39위로 무려 13계단이나 뛰었다. 이 회사는 2011년 94위로 종합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순위 100위권에 첫 진입한 이후 5년 새 39위까지 올랐다. 이밖에 한림건설도 58위에서 46위로 12단계 도약했다. 우남건설은 157위에서 82위로 올라섰다.

 

 

지역구에서 출발해 전국구로 진출

최근 중견 주택전문업체들의 약진은 1980년 후반부터 1990년 중반까지 이어진 ‘대구 3인방’을 보는 듯하다. 당시 대구·경북 등 영남지역에서 기반을 다진 청구주택, 우방주택, 건영이 수도권에 진출하면서 새로운 아파트 브랜드를 휘날리던 모습과 흡사하다.

 

대구 3인방과 최근 부상한 중견업체의 공통점은 대규모 자금을 동원, 어느날 갑자기 등장한 다크호스가 아니라는 것. 지역에서 꾸준히 아파트를 공급, 품질과 시공능력을 충분히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같다.

대구 3인방이 당시에는 혁신에 가까울 정도로 다양한 평면을 개발하고 수요자들의 요구에 맞는 수납공간 제공 등으로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최근 떠오른 중견업체들의 아파트 역시 대형 건설업체가 내놓은 아파트와 비교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최근 떠오른 중견업체들의 아파트 품질은 물론 브랜드 가치도 상당히 올라갔다. 지역에서 기반을 다진 뒤 점차 사업 지역을 수도권으로 확산, 소비자들에게 아파트 품질을 평가받으면서 대형 업체들과 경쟁하는 것도 비슷하다.

호반건설, 중흥건설, 반도건설 등이 지역구에서 전국구로 돌아서 성공한 것이 좋은 예이다. 금성백조도 대전·충청지역을 벗어나 대구테크노폴리스와 대구연경지구 등에도 아파트 용지를 확보했다.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도 성공적으로 분양한데 이어, 김포 한강 뉴스테이사업도 펼칠 계획이다.

 

그렇다면 약진하고 있는 중견 주택전문 건설업체들은 어떤 DNA를 지녔을까. 먼저 공격적인 경영을 펼친다. 글로벌 외환위기 이후 주택경기가 침체 분위기로 돌아서자 대형 건설업체들이 발 빠르게 주택사업을 줄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세종 행복도시 반환 택지를 사들인 중견 건설사의 결단이 좋은 예이다. 정부는 연차적인 세종청사 이전에 맞춰 아파트를 준공시키기 위해 청사와 가까운 1생활권 공동주택용지 19필지를 공급했다. 청사와 가까운 곳에 있는 요지의 땅이었다. 삼성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등 굴지의 주택건설업체들이 최초 용지를 분양받았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청사 이전이 불투명해지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경기 침체가 우려되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 하여금 용지를 되사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고, LH도 할 수 없이 이에 응했다.

반면 중견 주택업체들은 이를 기회로 삼았다. 비록 행복도시 건설이 수정안대로 바뀌어도 새로운 도시는 분명히 개발되는 만큼 주택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 LH가 아파트 용지를 재공급할 때 적극 달려들었다. 이때 아파트 용지를 받은 업체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중흥건설, 모아건설, 한림건설 등이다.

 

 

사업예측과 빠른 의사결정 등이 장점

아파트 용지를 확보한 이들 업체는 계획대로 아파트를 지었고, 청약은 대박으로 이어졌다. 지금은 모두 완공, 입주해 행복도시의 핵심 주거타운으로 자리잡았다. 만약 이들 업체마저 아파트 공급을 미뤘다면 행복도시 조기 정착에도 큰 자질이 빚어졌을 것이다.

 

미운 오리새끼가 됐던 땅을 과감히 매입, 공격적인 사업을 펼친 이들 업체들은 행복도시 아파트 분양 성공으로 풍부한 자금을 확보, 다른 지역으로 사업을 넓힐 수 있는 기반도 동시에 마련했다.

주택사업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보지 못하고 눈앞에 보이는 단견으로 사업을 판단하는 경영실수를 저지른 대형 업체들은 뒤늦게 행복도시 아파트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택지 분양가 상승, 특화설계에 따른 비용 증가, 청사 주변 요지 아파트 브랜드 가치제고 기회 상실과 같은 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

 

중견업체들의 사업부지 확보는 거의 동물적인 감각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택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페이퍼컴퍼니를 동원, 택지를 싹쓸이 했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대규모 신규 택지개발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전국 택지개발지구 아파트 용지 확보에 사운을 걸었던 것이 주효했다.

 

최고 경영자의 발 빠른 의사결정도 중견 주택건설업체들의 부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자수성가한 최고경영자가 많고, 가업을 물려받은 CEO역시 월급쟁이 사장과 달리 주택사업의 모든 과정에서 한발 빠른 의사결정 DNA를 갖고 있다.

 

택지확보 과정에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당장 달려들어 계약하고, 분양가 산정이나 시공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문제까지 의사결정이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것은 대형 업체들의 복잡한 업무 시스템과 비교해 큰 장점이다. 오너경영의 장점으로 꼽히는 공격적인 경영과 빠른 의사결정이 중견 주택전문업체들의 부상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지역에 안주하지 않고 사업을 수도권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공통점도 지녔다. 지역 주택사업으로 기반을 다진 뒤 전국 택지개발지구, 특히 수도권 택지지구로 사업을 넓힌 것이 홍보효과와 함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비결이다. 대구 3인방이 대구지역에서 아파트 사업을 탄탄히 다진 뒤 수도권에 진출했던 것과 같은 양상이다.

 

 

평면혁신과 단지 특화 등에서도 경쟁력 확보

평면혁신 등 주택품질 강화도 중견 업체들이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던 직접적인 원동력이 됐다. 대구 3인방 가운데 하나인 청구주택이 수도권에서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던 비결도 특화 평면이었다. 중소형 평형에 4베이 설계를 도입하고, 실내 화단을 설치한 설계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외환위기 당시 경기도 의정부에서 대규모 아파트를 분양했던 동화종합건설이 청약 대박을 터뜨렸을 때도 현관 앞 정원 설계가 주효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밋밋한 아파트만 내놓았던 당시로서는 엄청난 평면 혁신이었다.

최근 중견 업체들이 개발한 평면 역시 대형 주택업체가 내놓은 평면과 견줘 경쟁력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충청지역 중견 주택전문업체인 금성백조주택이 행복도시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경우 동시에 공급한 대형 업체 브랜드에 밀리지 않고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실제 모델하우스를 찾은 소비자들의 반응도 평면만 놓고 볼 때는 대형업체와 중견업체 간 품질 차이를 두지 않았다.

 

특화 단지 설계도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됐다. 예컨대 반도건설은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면서 단지 안에 입주민을 위한 각종 교육시설을 제공하고 프로그램도 만들어주는 등 교육 특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이다. 요즘 대형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내놓는 각종 특화 설계 아이템 가운데는 사실 중견업체에서 나온 것이 수두룩하다.

 

양적 공급 확대와 함께 아파트 브랜드 홍보를 강화한 것도 대형 업체와 나란히 설 수 있는 비결이다. 특히 신도시 등 주택시장을 선도하는 지역에 초기부터 과감히 투자, 홍보효과를 키우는 전략이 주효했다. 특정 지역에 전략적으로 아파트를 공급, 선풍을 일으킨 뒤 브랜드 선호도를 선점, 향후 주택사업을 안정적으로 펼치는 전략이다.

중흥건설이 ‘중흥 S-클래스’를 내세워 행복도시에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분양한 것이나, 반도종합건설이 2013년부터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에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아파트 5000가구 이상을 쏟아 부은 것도 그런 차원으로 해석된다.

 

한 우물만 파는 뚝심도 오늘날의 주택 전문업체로 우뚝 설 수 있게 했다. 물론 공공공사를 수주하지만 역시 기반은 주택에 있다. 우미건설은 창업자에 이어 2대에 걸쳐 주택 전문업체로 성장하고 있다. 원일종합건설, 금성백조주택 등 많은 주택 전문 중견업체들이 2세 경영을 시작하고 있지만 주력사업은 주택에 기반을 두고 있다. 최근 중견 주택업체들이 주택 외의 상업시설 등을 내놓으면서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던 근원도 주택 공급으로 다져진 명성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재개발·재건축 사업 등에도 진출

자체 개발사업에 주력하던 중견 업체들이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사업에도 진출하기 시작했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10월 서울 등촌동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고, 호반건설은 경기 광명시 뉴타운 재건축 시장에 진출했다. 아이에스동서는 3월 부산 봉래1구역 시공사로 선정돼 재개발 사업에 뛰어들었고, 부산 동삼2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까지 따냈다. 금성백조주택도 경남 사천 동금동 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이밖에 우미건설, 서희건설 등 중견 건설사들도 재개발·재건축 사업 수주 채비를 갖췄다.

 

사실 중견 건설업체들이 재개발·재건축 수주 실적이 없었던 것은 사업을 외면해서가 아니라 지명도나 브랜드 경쟁에서 대형 업체에 뒤졌기 때문이었다. 또 사업이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데 따른 리스크, 초기 자금 투자 등에 따른 부담이 컸던 것도 이유다.

 

하지만 앞으로는 브랜드, 탄탄한 자금 등을 내세워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적극 달려들 것으로 보인다. 신규 공공택지 공급 감소에 따른 택지고갈,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재건축 연한 단축 등으로 인한 재건축 수익성 증가 등도 사업 다각화 배경이다.

 

중견업체들의 브랜드 상승, 꾸준한 사업 실적, 안정적인 경영, 현금자산 확보, 부채비율 개선 등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다. 이런 추세라면 지역조합주택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성장은 주택사업 외의 사업까지 넘볼 수 있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호반건설이 한때 재계 10위를 자랑하던 금호산업 인수합병을 추진했던 것도 주택사업을 모태로 기업 볼륨을 키웠기 때문에 가능했다. 호반의 경우 건설을 바탕으로 레저, 방송 등으로 사세를 키웠고 계열사 전체를 따지면 매출 2조5000억원에 이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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