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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시작하면 적응도 쉽다]
시골에서 잘 정착하는 법

시골이라는 환경은 도시와 다르다. 아무리 많은 정보를 갖고 있어도

도움을 주는 이웃이 없으면 견뎌내기 어렵다.

시골에서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마인드의 변화가 필요하다.

취재 구선영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귀농하고 싶은데요. 적응에 어려움은 없을까요?

농촌을 먼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사전에 공부한다면, 농촌에 적응하기가 더 쉽습니다.

특히 농사를 위해 귀농하는 경우는 농촌을 잘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농업은 주변환경에 따라 한 해 농사가 결정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주변 농가는 농약을 치며 농사를 짓는데 나만 유기농을 고집한다면 인근농지에 병충해를 유발시키는 원인으로 원성을 듣는 경우가 있어요. 농촌에서는 사소한 것까지도 정보를 나누며 서로 양보해 농사를 짓는 것이 미덕입니다. 이 점을 잘 이해하면 큰 어려움없이 적응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웃과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무엇보다 시골생활에서는 주민과의 관계를 잘 푸는 일이, 농사를 잘 짓거나 집을 잘 짓는 것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시골이라는 특수성 때문이랍니다.

 

도시는 익명성이 강하죠. 이웃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또 몰라도 큰 불편이 없어요. 그런데 시골은 다릅니다. 특히 오랜 시간에 걸쳐서 형성된 자연마을은 더욱 그래요. 공동체성이 아직 살아있거든요.

마을 행사라든가, 품앗이라든가, 여전히 함께 하는 전통이 남아있어요. 그리고 길과 동선이 뻔해서, 원하건 원하지 않건 주민들과 늘 부딪히며 살아야 해요. 내가 살고자 간 마을의 기존 환경이 이러할진대, 나 혼자 성을 쌓고 살려고 하면 외로워집니다. 실제로 외로움 때문에 전원생활 접고 다시 도시로 리턴한 분들이 적잖아요.

 

또, 도시에 오래 살다보면 모두 시골살이 초보자가 되잖아요. 때마다 물어볼 것도 많고, 도움을 청해야 할 일도 종종 생깁니다. 이때 원주민이나 이웃과의 관계가 잘 되어 있으면 쉽게 해결이 되요.

시골생활에 잘 적응하고 싶다면 주민과의 관계를 잘 풀어낼 해법을 하나씩은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시골 텃세가 있어서 힘들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정말 텃세가 있나요?

모든 곳이 그렇지는 않지만, 텃세가 있는 마을이 상당수 있어요. 그런데 원주민 입장이 되어서 곰곰 생각해 보면, 소소한 텃세를 이해하지 못할 일도 아닌 것 같아요.

오래전부터 자연적으로 형성된 마을들은 이웃집 부엌까지 드나들면서 살았잖아요. 그런 공동체에 새 사람이 들어오면 우선 궁금하기도 하고 경계하는 마음도 생기겠죠.

 

그런데 도시사람들은 대부분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자신의 생활을 잘 노출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리고 자신이 필요할 때만 어울리려고 하죠. 그래서 불협화음이 생기고 원주민들도 텃세처럼 보이는 행동을 합니다. 물론 그것이 텃세를 정당화할 수 있는 이유는 아니지만요.

 

 

구체적으로 어떤 텃세가 있나요?

대표적인 것은 노골적으로 마을에 발전기금을 내라고 하는 형태에요. 몇해전만 해도 양평, 가평 같은 수도권 지역에 있는 전원주택들을 취재하기 위해 방문하면, 외지에서 온 대다수 전원생활자들이 마을에 때마다 발전기금을 내더군요.

 

저 사람은 돈이 많아서 놀러 왔구나, 그런 생각으로 불편한 시선을 갖는 분들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 점도 상대방 입장을 보면 이해가 되요. 농촌 사는 분들에게 마을은 삶터기도 하지만 동시에 일터잖아요. 그런데 도시서 온 사람은 허구한 날 노는 것처럼 보여요.

 

그런데 지금은 농촌에 사는 분들도 생각이 많이 바뀌어서 외지에서 들어온 새 주민에게 우호적으로 대하는 마을이 늘고 있어요.

그리고 외지인의 수가 더 많은 마을도 있어요. 시골로 가는 도시민이 많아지면서 역전이 된 거죠. 이런 마을을 일부러 찾아서 귀촌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주민과의 관계를 잘 풀 수 있는 해법이 있을까요?

많은 귀농귀촌 경험자들이 꼽는 노하우는요, “마을 어르신들과 친해져라”입니다.

만약 집을 짓는다 하면, 땅파기 전에 이장이나 마을 대표를 찾아가는 거죠. 그렇게 해서 내가 어디서 온 누구고, 이 마을이 살기 좋아서, 집을 아담하게 한 채 짓고 잘 살아보려고 한다. 앞으로 잘 좀 부탁드린다, 이런 식으로 소통을 시작하는 겁니다.

 

그밖에도 전원에서 집짓다가 동네 사람들이 민원을 넣거나 트집을 잡아서 고생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처음부터 나도 이 마을 사람이 되고자 한다는 신호를 강하게 보내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중요하겠죠. 실제로도 그런 마음가짐이 필요하고요.

 

 

먼저 다가서면 마음을 열어줄까요?

무턱대고 찾아가는 것보다는 귀농 전부터 차근차근 친분을 쌓는 것이 좋습니다. 농번기에는 일손이 부족해 농민들도 무척 바쁩니다. 무턱대고 찾아오는 도시민을 반기기 어려운 이유죠.

 

그래서 마음에 드는 지역이 생기면 마을 이장님과 어르신의 농촌일손을 도우며 친분을 쌓거나, 선배 귀농 귀촌인이 판매하는 농산물을 구매하며 농산물 품질도 보고 가끔 안부도 묻는 고객이 되어 친분을 쌓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훗날 멘토가 되어줄 수도 있습니다.

요즘엔 농촌 빈집 고쳐서 귀농해서 열심히 일하는 젊은 부부들도 늘고 있는데요.

그런 부부들이 열린 마음으로 주민들에게 다가서면, 주민들이 오히려 도와주려고 하고, 좋은 땅이 싸게 나오면 연결해줍니다. 먼저 다가서는 사람, 어려워 보이는 사람, 노력하려는 사람을 돕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죠. 미리 미리 내편을 좀 만드세요.

 

 

마을 안에서 나의 자리는 어떻게 찾아가야 할까요?

시골생활이 이웃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듯이 나도 이웃에, 마을에, 도움을 주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도시민의 능력은 농촌에서 유용할 경우가 많습니다. 찾아보면 아주 많아요. 기본적으로 마을에 청년층이 적다보니 마을사업과 관련된 각종 서류처리나 인터넷 활용에 어려움이 있거든요. 그런 부분을 나서서 해결한다면 좋아하겠죠.

 

최근 귀농인 이장이나 청년 이장이 증가하는 것은 그 만큼 마을을 이끌어 가는데 다양한 능력이 더 필요해졌기 때문입니다.

농촌 어르신의 경험을 존중하면서 도시에서 배운 능력을 마을에서 발휘하세요. 그래야만, 단순히 외지에서 들어온 귀농인이 아니라, 지역민으로서 함께 상생발전할 수 있는 겁니다.

 

 

특히 농사를 지으려고 귀농하는 경우는 도움도 청해야 하고 이웃의 존재가 중요할 것 같은데요?

농사를 짓는다면 이웃의 존재가 더욱 크게 느껴질 것입니다. 가능하면 꼭 필요한 이웃 세 분 정도는 만드세요.

첫째는 농사에 해박한 어르신하고 친해지는 겁니다. 물론 지역마다 있는 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하면 안내를 받을 수는 있어요. 그래도 정말 급할 때는 옆에 계신 어르신이 제일 소중하다고들 말해요.

 

두 번째는 농작업을 대행하시는 분이에요. 농촌에 일손이 많이 부족합니다. 혼자 짓는 규모라고 해도 반짝 바쁠 때가 있어요. 농작업 대행해 주시는 분하고 친하면 도움 받기가 좋아요.

마지막으로는, 정말 힘들 때 막걸리 한잔 하면서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분이에요. 이건 비단 귀농하는 분만의 얘기는 아닐 겁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새로운 곳에 가서 정착하려면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해요.

 

그래도 지금은 귀농인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많이 생겼죠. 귀농귀촌센터도 있고, 귀농귀촌교육하는 곳도 많고, 농업기술센터도 있고요. 그렇다 해도 급할 때는 이웃이 최고입니다.

귀농한 분들이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시골은 돈 없어도 살아갈 수 있지만, 사람 없이는 못사는 곳이다”라고요.

 

도시에서는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농촌에서는 돈으로 해결 못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귀농귀촌을 혼자 힘만으로 다 잘해낼 수 있다고 믿는 분이 계시다면, 지금이라도 생각을 달리 먹는 게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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