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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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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우재 이혜정의 판교 L.K.house]
내밀한 중정을 품은 갤러리하우스

동판교 카페 거리 뒤편 블록에 가면 마치 갤러리를 보는듯한 느낌으로 오가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 주택이 있다. 이찬재·김숙희 부부의 집으로, 빛에 따라 농도가 달라지는 하얀 외벽과 집과 길의 경계를 이어주는 넝쿨 장미 등 그 경관이 특별한 인상을 선사한다. 이 집의 또 다른 백미는 내면에 있다. 벽천을 타고 흘러내리는 청량한 물소리가 가득한 내밀한 중정이 그것이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촬영협조 토우재(02-2057-2101)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 경사지를 활용해 낮은 곳에 주차장을 만든 주택 전경이다. 공용통로에 넝쿨장미를 심어 친근한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깔끔하고 하얀 외벽이 눈길을 사로잡는 L.K.house는 판교 신도시(동판교)의 클러스터형 용지에 위치해 있다. 판교에서 유일한 이곳 클러스터형 용지는 주차용지를 중심으로 7개의 대지가 둘러져 있어 작은 마을 같은 분위기가 물씬하다.

그 중 코너에 자리한 L.K.house는 대지 내 경사가 약 2.3m에 달하는 경사지주택이다. 건축주는 일부러 다이내믹한 집을 연출하고자 이곳 경사지를 골랐다.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낮은 쪽에는 주차장을 배치하고 단지 내 인도와 연결된 뒤쪽에는 내부동선의 시작인 현관을 배치한 것이 보인다.

 

외관만으로는 흡사 갤러리 같은 고급스러움과 당당함을 지닌 이 집은 흐드러진 넝쿨장미 담장으로 인해 한결 친근함이 느껴진다. 현관 앞 정원에 선 200년 된 백일홍을 비롯해 집 주변을 둘러싼 갖가지 화분과 초목들은 건축주의 안목을 엿보게 한다.

 

 

내부에서 많은 이야기가 펼쳐지는 중정주택

건축주 이찬재 씨는 주택을 설계하기 전 몇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우선 거실과 주방에 대한 요구였다. 4인 가족이 살고 있지만 친척이 많고 손님이 방문할 경우가 있어서 거실과 주방은 크게 사용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두 번째는 외부에서의 시선을 차폐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정원이나 마당같은 외부공간은 얼마든지 열어둘 수 있지만 집안에서만큼은 편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흔한 주택의 형태는 아니었으면 한다는 요구였다. 대지가 코너에 있음으로 해서 왜소하거나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설계시 고려 대상이었다.

 

 

건축가는 외부디자인에 갤러리와 같은 깔끔함과 세련됨을 선사하고 내부에서 보다 많은 이야기를 펼쳐낼 수 있도록 내밀한 중정을 계획함으로써 건축주가 꿈꾸는 집을 완성했다.

 

주택내부로 들어가기 전 어느 주택보다도 하얀 외벽을 가지고 있는 이 주택은 봄과 여름에는 붉은 장미가, 가을에는 연분홍의 백일홍이 피어나면서부터 그 외벽의 눈부심이 극대화 된다. 또한 하얀 캔버스위에 흩뿌려진 듯한 조경수들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피어난다.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중정은 기대치 못했던 새로운 풍경을 보여주며 보다 넓은 공간감을 부여한다. 건축주는 이 중정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실내에까지 청량한 소리를 전해주는 벽천과 소나무, 자연석이 어우러진 중정은 안마당에 들여놓은 무릉도원처럼 싱그러운 기운이 가득하다.

 

거실과 주방이 자리한 1층의 공용공간은 물론이고, 2층의 모든 침실과 가족실도 중정을 중심으로 배치되고 있어 집안 어디서든 자연을 누릴 수 있다. 특히 2층까지 연계된 중정의 커튼월은 각 실들이 더 확장된 실로 느끼게 해준다.

 


1 경사지의 높은 곳에서 진입하도록 설계했다. 공용 통로와 집 사이에 돌담을 얼기설기 쌓고 낮은 대문을 설치해 누구든 들여다볼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 놓았다. 2 외관을 감싼 하얀 대리석은 중국에서 직접 공수해왔다. 빛에 따라 농도를 달리하며 깔끔한 이미지를 선사한다. 대리석을 패널처럼 붙인 곳은 계단실 부위다. 3 L.K.house는 클러스트형 용지에 7세대가 모여있는 작은 마을의 코너땅에 자리한다. 건축주는 입주당시에 마을 중앙의 공동 주차장을 새로이 조경공간으로 조성해 마을의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는 데도 기여했다.


 

가족을 넘어 이웃과 교류하는 집

가족중심의 내밀한 집을 원했던 건축주이지만, 이웃과의 교류와 관계맺기에도 성의와 실천을 보였다. 이웃 대지와의 경계에 마련한 대나무숲을 비롯해 마을 한가운데 자리한 공동주차장에 만든 조경공간은 대표적인 결실이다.

 

실제 이웃집과의 협의 하에 대지경계선에 반씩 나눠 심은 대나무는 무성한 숲이 되어 각 주택에 시원스러운 풍경을 선사하고 있다. 건축주는 입주당시에 클러스터형 중심에 있는 공동 주차장을 새로이 조경공간을 조성해 마을의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는 데도 기여했다.

 

아파트를 벗어난 건축주가 꿈꾼 집은 가족 중심의 집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데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웃이 있고 소통이 있는 마을 안에 그가 꿈꾼 집이 자리했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게 된다.

 


1 1층의 거실을 비롯한 주방, 오픈형 서재는 중정을 감싸듯 둘러싸고 있다. 집안 곳곳에서 자연의 사계를 그대로 누리는 것이다. 2 1층 현관을 지나 실내로 들어서면 만나는 오픈된 공간을 좌식으로 꾸몄다. 중정을 바라보며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3 블랙 컬러와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천연의 느낌이 물씬한 나무테이블이 잘 어우러진 주방이다.

 


집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중정의 벽면에 물이 흐르는 벽천을 설치했다. 야간 경관조명까지 더해지면 더욱 멋스럽다.


 


2층. 가족실을 중심으로 안방존과 자녀들의 침실이 분리된다.

 


1 2층 부부침실로 들어서는 공간이 환하다. 1층에서 2층, 천장까지 이어지는 공간의 여백이 햇살의 기운을 집안으로 불러들인다. 2 나무 가벽으로 햇살과 외부의 시선을 적절히 차단해 편안함을 연출한 부부의 침실이다.


 

이혜정

판교 L.K.house를 설계한 이혜정은 경기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주)건축사사무소 토우재에서 젊은 건축가로 실무를 쌓고 있다. 주요 참여 작품으로는 판교에 있는 주택으로 L.K House, Lee House 등 주택설계가 있다. 현재는 은평연세병원 설계에 참여 중이다. 판교 L.K.house는 토우재의 나성호 소장과 또 다른 젊은 건축가 조성준과 함께 진행한 것이다. 02-2057-2101, www.towooj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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