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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건축이야기]
한반도 삼합지대를 중심으로 한 바다경영

서부해안은 예부터 인천이 중심이었다.

초기 목포에서 지금은 부산일원으로 중심이 옮겨진 남부해안은 울산에서 상하이로 이어지는 도시연합을 구상해야 한다.

동해안에서는 두만강 하구의 삼국공동도시연합이 세계화 관문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이제는 세계경영의 측면에서 바다를 바라봐야 한다.

글·사진 김석철(명지대학교 건축대학 석좌교수·명예건축대학장, 아키반 건축도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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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C 한반도 주변바다의 주요 게이트 

 

사흘 밤을 새워가며 초대형 도판 위에 한강과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그리고 300페이지의 보고서와 영문요약서를 만든 것이 43년 전 1969년 5월이다. 작년 5월 네 번째 암 수술을 하고나서 ‘한반도 그랜드 디자인’ 대단원의 막인 두만강 하구 마스터플랜 스케치를 끝냈다.

 

그 사이 1975년 쿠웨이트의 자하라 신도시, 1993년 새만금 바다도시, 2002년 지방권 수도 세종특별시를 제안하고 2006년 랴오닝성 진저우 해상도시와 산둥성 취푸 신도시, 베이징 창조산업도시구역 등을 설계했다. 2007년 그동안의 도시설계 제안을 정리한 ‘희망의 한반도 프로젝트’를 출간하고 5년 후 교단과 병상을 떠나 가회동과 대학로의 스튜디오로 돌아와 한반도 동서관통 운하도시, 두만강 삼국도시 등을 더한 ‘한반도 그랜드 디자인’을 발표했다. 여의도와 한강에서 시작한 한반도 공간인프라 설계의 대장정을 정리한 것이다.

 

40여년 중 반 가까운 시간을 조창걸 선배와 함께 했다. 예술의 전당 국제현상 도중 조선배가 “김석철씨 같은 큰 재능을 가진 사람은 건축보다 건축집합, 도시보다 도시연합 일을 해야 한다”며 공동연구를 제안했다. 바로 시작하고 싶었지만 예술의 전당 국제현상 중이었으므로 낙선하면 바로, 당선한다면 개관예정인 5년 뒤부터 함께하자 하였다.

 


인천공항도시 밀라노디자인시티

 

당선 후 8년 동안 예술의 전당 일에 매달렸다. 88올림픽 때 성공적 개관식을 치른 후 조선배와 함께 본격적인 도시설계에 착수했다. 중국의 도시화, 대도시와 농촌공동체의 융합을 전제로 한 중간도시와 황해연안, 중국·한국·일본·러시아의 도시연합이 첫 1년 동안의 주제였다. 그후 해외 도시건축대학인 베니스대학, 컬럼비아대학원, 칭화대에서 진행한 바다도시, 최소에너지·최고경쟁력의 신도시개발 등도 조선배와 함께 했다. 우리의 연구는 21세기 아시아 세계도시와 도시농촌 중간도시 모델을 제안하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21세기 한반도 공간전략’을 항상 전제로 하였다.

 

10년 동안 세 나라 세 도시의 교단에서 설계스튜디오 석박사 과정 졸업반 학생들과 함께 도시를 대상으로 작업하던 중 암이 발견된 후 10년간 네 차례 암수술을 받으며 여기까지 왔다. 이번호에 일부 정리·발표하는 한반도 삼합지계는 유라시아와 동북아 최고의 지경학적 코어에 위치한 한반도의 세 지역에 공항, 항만, 시장으로 이루어지는 21세기형 농촌도시융합체와 중간도시를 시도한 안이다. 조선배와는 시간이 어긋나 완전한 협동작업을 이루지는 못하였으나 항상 함께 논의했기에 공동작업의 일부라 할 수 있다.

 


▲ 낙동강 하구도시

 

 

반도국가에서 중요한 바다 접경지대

바다와 대륙으로부터 끊임없이 외침을 받을 수밖에 없는 세계의 반도국가 중 3000년 문명을 지속한 나라가 이탈리아반도와 한반도다. 이탈리아는 북동쪽으로 아드리아 해, 남동쪽으로 이오니아 해, 남서쪽으로 티레니아 해, 북서쪽으로는 리구리아 해와 접하고 있으며 바다마다의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이탈리아는 로마제국 때 지중해 연안 대부분과 서유럽을 지배한 반도국가였지만 게르만에 의해 서로마제국이 멸망한 이후 천년동안 세 바다 모두가 이민족들에게 지배당했다. 1850년 통일되기 전에는 베니스는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나폴리는 프랑스의 부르봉왕가, 시칠리아는 노르만과 게르만제국에 점령당해 서로 다른 나라이기까지 하였다.

 


가덕도신공항. 부산신항 크루즈시티

 

한반도 역시 지리적으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반도국가로 세 바다로부터 침략을 받았지만 이탈리아에 비해 비교적 완전한 역사적 공동체를 이루어왔다. 서측바다는 중국 동부해안과, 남측바다는 태평양의 일부인 남중국해와, 동측바다는 일본과 마주하고 있다.

 

반도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이 바다와의 접경지대다. 이탈리아에서는 베니스와 밀라노, 나폴리, 시실리가 바다와 접한 주요도시들이다. 한반도에서는 세 바다의 역사·지리적 특성에 따라 서측은 신의주와 인천, 남측은 목포와 부산, 동측은 함흥과 원산이 그 역할을 하였다.

 


1 두만강하구 삼국도시 계획

?2 중앙아시아를 관통하는 무역로

 

 

인천의 서해안과 부산 중심의 남해연합

서부해안은 고려 때부터 한강 하구가 중심이었다. 20세기 후반부터 TCR(중국횡단철도)의 시발점인 롄윈강과 베이징-톈진-당산항이 인천항과 연결되고 인천공항이 생기면서 인천이 황해일원의 게이트웨이 시티가 되었다. 세계도시화를 이루려면 항만과 공항에 시장도시는 필수요소라 생각하여 밀라노디자인시티를 제안하고 1999년 조선일보와 베니스시 정부가 공동주관해 ‘21세기 바다도시’를 주제로 일주일간 베니스 산 세르볼로 섬에서 열린 동북아시아 아쿠아폴리스 국제회의에 참가했다.

 

남부해안은 수산물이 풍부하고 평야가 많아 한반도에서 가장 풍요로운 지역이다. 중국 동부해안, 일본 서남해안과 한반도 남부해안은 꾸준히 무역과 교류를 이어왔으며 거제도, 부산, 진해, 목포, 고흥 등 남부해안 지역끼리의 교류도 지속되었으나 중심이 없어 도시연합을 이루는 단계까지 가지는 못하였다.

 

한반도를 육지중심으로 보면 영호남이 나뉘지만 바다에서 보면 서해안과 남해안, 동해안 지방이 기본적 국토인프라 요소다. 국도 1호가 서울과 목포를 연결하는 도로이듯 남부해안의 게이트시티는 목포였다가 부산으로 이동했고 부산신항이 생기면서 남부해안의 지경학적 요소가 변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신항은 현재 항만의 역할을 할 뿐 남부해안을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만드는 도시연합의 중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신항을 중심으로 2500만 지방권의 중심공항이 되는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 세계에서 가장 큰 성장률을 보이는 크루즈 모항을 함께 건설해 후쿠오카에서 울산 일대 공단과 부산을 지나 광양-여수-고흥-목포가 상하이와 린강 신도시로 이어지는 남부도시연합을 구상해야 한다.

 


중국-러시아-북한 삼국접경지역의 두만강 삼국도시

 

 

두만강 하구를 중심으로한 도시연합

비옥한 평야지대이던 두만강 하구 북측 간도에 한반도 이남의 인구가 이동하면서 두만강 하구가 한때 한반도와 대륙의 접경지역 역할을 했다. 21세기에 들어서 두만강 하구는 경제강국으로 부상한 일본과 자원·농축산물의 황금시장인 중국 동북삼성과 천연가스의 보고인 시베리아의 접경지대로 역사·지리적으로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진 곳이다.

 

교통기관이 없던 중세에는 세계의 메인 루트인 중앙아시아를 선점한 기마병들의 시대였다. 몽고기병이 유럽과 일본까지 점령하려 했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21세기에 들어와 두만강 하구는 중앙아시아로의 관통로인 TMR(만주횡단철도), TSR(시베리아횡단철도)이 일본, 러시아, 중국, 한국의 중간지대인 두만강 일대와 연결되면서 세계적 요충지가 되었다.

 

러시아 자원의 절반이 시베리아에서 나고 동북삼성과 연해주는 세계적 곡창지대다. 인간공동체 삶의 세 필수요소인 물과 식량, 에너지 중 식량과 에너지는 지역적 편중이 심하다. 더구나 유전공학의 발달로 20세기 초반에 비해 같은 면적에서 5배의 자원이 생산된다. 과거 연해주와 동북삼성에서 한반도 5배의 농산물이 재배되었다면, 이제는 25배의 농산물이 생산되는 셈이다.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 일대에서 세계광물자원의 3분의1 이상이 발견된다. 앞으로 유라시아 대륙이 새로운 심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두만강 하구의 삼국공동도시연합이 세계화 관문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서해, 남해, 동해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명칭일 뿐이다. 서해는 중국 동부해안이기도 한 황해이고 남해는 태평양의 일부인 남중국 바다이고 동해는 일본과 러시아와 한반도 사이의 중간 바다다. 세계경영의 측면에서 바다를 바라봐야 한다. 서해의 밀라노디자인시티와 남해의 부산신항·공항·공단·크루즈항 어반링크, 두만강 하구의 중국· 러시아·일본·한반도 다국적 경제특구는 21세기 한반도의 창조적 도시영역이 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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