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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건축이야기]
서울 21세기 창조도시 선언
도시화는 역사의 필연이다.

그러나 서구도시가 아시아의 모델이 될 수는 없다.

21세기에는 아시아도시의 철학과 역사·지리·인문에 근거한 새로운 도시모델을 찾아야 한다.

동양의 역사도시들중 형이상학적 배경과 물상이 가장 많이 남은 곳이 서울이다.

그중에서도 비어 있는 용산의 땅을 이용해 사대문안의 역사성과 강남의 경제력을 연결하는 특별도시구역을 만들어야 한다.

글·사진 김석철(명지대학교 건축대학 석좌교수·명예건축대학장, 아키반 건축도시연구원장)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중국문명의 메카 곡부(취푸)신도시


 

20세기 도시의 한계

도시화는 세계적으로 이루어진 20세기 문명의 흐름이었다. 산업혁명 이후 공단도시와 서비스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대도시가 등장했다. 철도와 자동차가 교통수단으로 도시에 개입되자 도시는 과밀과 팽창을 거듭했고, 모든 건축군이 냉난방을 하면서 과도한 화석연료를 소비하게 되자 에너지 과소비와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발전과 자연파괴를 낳았다.

 

도심과밀은 지가상승과 도시불균형을 야기했고 변두리화한 외곽지대와 중간지대의 공동화 현상이 일어났다. 도심에의 과잉중복투자는 도심과 외곽 간 양극화를 불러와 도시경쟁력의 균형을 잃게 했으며 인간공동체의 유대가 무너지는 단계에 이르렀다. 지난 반세기 동안 20세기 서양문명에 기반한 아시아와 중동, 남미와 아프리카의 도시화가 초래한 문제들이다.

 

도시화는 역사의 필연이었다. 1900년대 전체인구의 10%이던 도시인구가 2010년대 50%가 되었고 2050년에는 75%가 될 전망이다. 20세기 서구도시 전형을 따른 아시아의 도시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서구도시의 모방인 도시화의 실패를 더 이상 거듭해서는 안된다.

 

 


맨하탄의 중심 월스트리트

 

20세기 도시화로 산업경쟁력은 높아졌으나 삶의 질은 중세도시만 못해졌다. 초기에는 더 많은 사람에게 도시문명의 혜택이 돌아가는 듯 했으나 도시산업은 왜곡되고 화석에너지 없이는 어쩌지 못하는 도시가 되었다. 앞으로 이루어질 세계 도시화가 기존 도시모델을 반복한다면 인류의 미래는 어둡다.

 

천년도시 베이징이 맨하탄을 따라가고 있다. 3000년 중국 문명도시가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현상이 아시아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서구도시는 아시아의 모델이 될 수 없다. 이제 20세기 서구적 도시화에 제동을 걸고 새로운 아시아형 21세기의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아시아도시의 가능성과 잠재력

21세기에는 파탄에 이른 기존도시의 창조적 파괴를 전제한 새로운 도시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지속 가능하지 않은 20세기 도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도시경쟁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창조적 도시화를 이루어야 한다. 현재 광범위한 도시화에 직면해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야 하는 곳은 아시아이며 아시아도시의 철학과 역사·지리·인문에 근거한 도시모델을 찾아야 한다.

 

동서양의 중세도시는 지속가능한 도시로 천년 동안 신문명의 변화를 수용하고 받아들이며 진화했다. 그러나 현대도시에 들어서면서 근대도시 대부분은 중세도시의 원형이 소멸되었다. 신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현재의 도시를 파괴할 것이 아니라 중세도시와 같이 수정과 진화가 가능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웨스트앤드와 더시티를 연결하는 사우스뱅크

 

20세기에 세워진 건축은 버릴 수밖에 없다. 이런 도시를 다시 만들어서는 안된다. 자동차, 비행기, 항공모함 등은 수만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단에서 만든 교통기관들은 아주 다른 것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부품을 바꾸고 디자인을 바꾸어 100년 넘게 진화해 왔다. 필요한 부분의 건축군을 바꾸어 새로운 도시산업을 가진 도시의 매트릭스를 탄생시켜야 한다.

 

도시로 사람이 모이고 정보가 집중되는 것은 경쟁력이 높은 곳을 향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도시의 기본은 인간공동체이므로, 도시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경쟁력과 삶의 질이 필수다. 도시의 경쟁력은 최소에너지·최고효율의 도시산업에 달려 있다. 자연으로부터 최대의 것을 얻고 최소의 버리는 기본원리를 가진 아시아도시에 길이 있다.

 

?도시경쟁력이란 경제적인 것은 물론 역사·지리·인문 모두를 포괄한다. 결국 도시경쟁력은 다른 도시보다 행복한지, 진정한 공동체 삶을 살고 있는지의 여부로 결정된다. 인간과 공동체의 교감이 전제가 되는 행복이 있는 도시가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도시다. 아시아도시는 엄격한 유가의 인간공동체 원리와 도교의 자연과 인간 간 교감이 도시의 두 축을 이루었다. 새로운 ‘21세기 도시’는 아시아문명의 DNA를 가진 도시가 되어야 한다.

 

 

울, 21세기 아시아도시의 모델

아시아도시는 유교와 도교를 바탕으로 주역과 풍수지리에 의거한, 인간과 자연이 융합한 도시였다. 그러한 아시아도시들이 서양문명에 기반한 르네상스와 산업혁명의 도시모델을 좇아 급격한 도시화를 겪다보니 정체성을 잃고 파국에 이르게 되었다. 이제 서구문명을 잊고 아시아도시가 21세기 도시문명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동양의 3000년 역사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시를 제안해야 할 때다.

 

 


1 조선조 당시의 모습

2 사대문안 역사도시 서울 용산 여의도 어반매트릭스


 

한양은 14세기 말~15세기 초 건설된 계획신도시였다. 자연발생적 도시와는 달리 인간의 의지가 깊이 개입된 사상적 도시였으며 유학과 도교, 주역과 풍수지리가 결합한 이상도시였다.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산과 도시 가운데를 흐르는 강 사이에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도시를 이루어 왔다.

 

한양은 동양문명 특유의 도시문화를 가졌다. 한양은 신도시 건설을 통해 한국문명을 도시공간화한 20만 인구의 인간공동체로, 당시로서는 세계적으로 대규모였다. 한양건설을 계기로 동양문명을 배경으로 한 한국형 도시가 만들어졌다.

 

지난 100년간 동양의 역사도시들은 인구 100만에서 1000만의 거대도시로 확대되었다. 그중 동양도시의 근간이던 형이상학적 배경과 물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 지금의 서울이다. 서울은 일제강점기와 한반도전쟁을 겪고도 폐허에서 일어나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을 이루고 베이징, 상하이, 오사카, 도쿄와 함께 5대 메트로폴리스로 성장한 아시아 대표도시다. 600년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새로운 도시산업의 기반이 될 역사와 지리와 문화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서울이 21세기 창조도시로의 전환의 첫 발을 내딛기 위해서 서울의 어반인프라가 창조적 인간공동체로의 과감한 대전환을 시작해야 한다.

 

 

창조인간, 창조산업, 창조도시

모든 생명체는 자기복제를 하고 세상과 소통한다. 그러나 생명체 중 인간만이 무엇을 만든다. 인간이 생명만큼 가치 있는 무엇을 만드는 것이 창조다. 인간은 복제본능과 창조의지를 함께 가지고 있다. 많은 인간이 창조의지를 가지고 있으나 창조를 아는 자는 드물고 창조하는 자는 거의 없다.

 

현대문명이 역사시대의 문명과 특별히 다른 점은 창조인간이 집단적으로 등장한 것이다. 중세까지 창조인간은 극소수였다. 르네상스는 창조인간들이 만들어낸 인간의 문화이고 산업혁명은 창조인간 집단이 만든 창조산업이다.

 

도시산업은 초기에는 제조업 위주였으나 1970년대 서비스산업이 재래산업을 앞지르고 1980년대에는 격차가 더욱 커졌고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도시산업은 서비스산업과 창조산업의 두 축으로 전환했다.

 


대중창조도시 라스베가스


창조산업은 1차, 2차, 3차산업이 창조적 인간군에 의해 차원이 다른 4차원 산업으로 한 단계 진화를 이루어 삶의 질을 증진하는, 인간의 두뇌활동을 중심으로 탄생한 새로운 지식산업이다.

 

21세기 창조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창조산업이 경제성장의 동력이 되어야 한다. 30년간 일본과 유럽에 뒤쳐졌던 미국경제의 눈부신 약진은 창조산업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창조인간, 창조산업은 인간과 정보와 지식이 중요기반이므로 고학력군이 밀집한 대도시에서 일어난다.

 

역사상 위대한 도시는 창조인간군이 창조산업을 일으킨 창조도시였다. 구텐베르크가 당시 최고의 창조산업인 출판과 인쇄업으로 지금의 마인츠를 만들었고 하워드 휴즈는 관광산업으로 라스베가스를 최고의 관광도시로 만들었다. 서울이 창조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서울 안에 어반 스케일과 컨텐츠의 세계화를 기반으로 창조적 인간집합이 창조산업을 이룰 수 있는 특별도시구역을 만들어야 한다.

 


위에서 본 파리. 옛 파리 시가지 너머 멀리 라데팡스가 보인다.

 


특별도시구역과 용산

한 도시의 획기적 발전을 기존 도시구조에서 이루기는 어렵다. 비약적 발전을 이룬 세계도시에는 모두 창조산업이 탄생한 특별도시구역이 있었다. 19세기 세계도시 런던이 창조도시가 된 것은 문화와 예술의 거리 웨스트엔드와 무역·금융·보험의 더시티가 도시 한가운데 함께 있었기 때문이며, 20세기 뉴욕이 창조도시가 된 것은 대중문화의 메카 브로드웨이와 순수예술지대 소호와 세계기업 록펠러센터와 월스트리트가 맨하탄의 중심에 자리해 있었기에 이루어진 일이다.

 

고대의 풍수지리는 자연형국을 해석하는 것이었으나 현대의 풍수지리는 인간공동체와 도시형국을 함께 보아야 한다. 창조도시의 근거지인 특별도시구역은 세계산업과 문화인프라가 얽혀 있는 곳이어야 한다. 특별도시구역은 창조인간, 창조산업의 어반인프라를 이루어 여러 산업이 소통·융합해야 한다.

 

맨하탄이 지식사회의 도래와 함께 뉴욕의 오랜 문화·예술적 전통을 최첨단의 비즈니스로 연결할 수 있었던 것은 맨하탄의 경제와 문화인프라가 창조인간들에게 효율적인 창조산업의 환경을 제공해주었기 때문이다.

 

창조도시가 되려면 특별도시구역과 중심구역들 간의 어반링크가 필수적이다. 런던에는 웨스트엔드와 더시티를 연결하는 사우스뱅크가 있었고, 맨하탄에는 월스트리트가 록펠러센터와 브로드웨이를 연결했다. 파리의 라데팡스 또한 문화·예술의 중심인 파리 도심과 연결되면서 신도시구역으로서의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서울의 경우 창조산업이 일어날 수 있는 곳은 사대문안과 여의도, 강남 등이지만 이미 과밀하여 더 이상의 발전이 어렵다. 용산은 지금 15만평의 땅이 비어 있다. 용산을 핵으로 사대문안의 역사성, 여의도의 강력한 지리, 500만 강남의 경제력을 연결해 세계화 특별도시구역을 이루고 세계적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비상한 안을 만들어야 용산도 살고 서울도 창조도시로 일어설 수 있다. 도시건설에서 한국은 세계최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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