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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욕심을 버려야 오래 한다!]
최저 비용으로 최대 효과보는 리폼 인테리어

나이 40이 넘어서야 드디어 적성을 찾은 것 같다며 DIY에 푹 빠져 사는 선은경 씨. 경기도 부천에 있는 전용면적 85㎡ 아파트를 이웃집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꾸민 그녀는 집안 분위기만큼이나 밝은 웃음을 머금고 있다. ‘든 들여 DIY 할 거면 차라리 전문가한테 맡기는 게 낫다’며 저렴한 비용으로 최선의 인테리어를 하고 있다 자부하는 그녀의 집을 찾았다. 

취재 백상월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화사한 분위기가 절정에 다다른 거실은 프로방스 스타일로 꾸몄다. PVC블록을 붙인 벽에는 우드락으로 창문형태를 만들고 작은 화분을 올려놓았다. 창고로 사용하는 발코니는 지저분한 모습을 가리기 위해 유리문 상단에는 시트지를 붙이고 아랫부분에는 아예 페인트칠을 했다.

 

1년 전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된 선은경 씨. 중학교1학년 딸과 10살 아들을 위해서였지만 집에서 살림만 하려니 몸이 근질거려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취미 삼아 시작한 것이 DIY 인테리어다. 사실 그 전까지는 인테리어나 집 꾸미기에 도통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었는데, 어느 날 문득 ‘DIY에 도전해볼까’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그리고 바로 실행! 다양한 인테리어관련 잡지를 섭렵하며 원하는 스타일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DIY로 연출할 수 있는 스타일에는 한계가 있었고, 대부분 비슷한 분위기로 인테리어 돼 있었다. 좀 다른 스타일을 원했던 그녀는 외국 잡지를 비롯해 여성지와 패션지를 뒤지며 아이디어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혼수로 구입했던 CD수납장을 시험 삼아 본격적으로 DIY를 시작했다.

 


1 과감하게 선택한 올리브그린 컬러는 볼 때마다 점점 더 마음에 드는 컬러다. 스탠실 대신 선택한 블랙컬러의 그래픽스티커는 주방 인테리어의 화룡점정이다.

2 올리브그린컬러로 페인팅한 아일랜드 수납장 위에는 반제품으로 주문해 리폼한 수납장을 올려 작은 카페를 만들었다. 직소기로 직접 라운딩 처리한 옆면이 포인트다. 전자레인지 받침대로 쓰던 장은 아이의 장난감을 넣어 두는 수납함으로 리폼했다.

 

DIY, 완벽하게 하려 말고 즐기세요!

 

취미로 시작한 일이니 일단 돈을 많이 들이기는 부담스러웠다. 최대한 적은 비용을 들인다는 각오로 한 달 예산을 5~6만원 정도로 잡았다. 1년 넘게 하면서 지금까지 인테리어에 들인 총 비용이 100만정도 되니 얼추 계획대로 돼 가고 있는 셈이다. 그녀는 최소한의 공구와 그때그때 필요한 재료만 사면서 욕심 부리지 않는다. ‘시작도 전에 온갖 장비만 풀세트로 구입하는 사람치고 끝까지 열심히 하는 사람 거의 없지 않느냐’며 앞으로도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다.

 

집에 있는 가구를 리폼하는 데 만족할 수 없었던 그녀는 아파트 재활용수거함에 있는 가구들을 하나둘씩 가져다 손보기 시작했다. 특히 원목가구들은 아직 멀쩡한 것들도 제법 많았다. 누군가 버린 물건을 DIY 작업실이 돼 버린 안방 발코니로 들고 와 하루 이틀만 뚝딱 거리면 금세 새로운 가구로 변신시키는 그녀다. 이웃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좋은 물건 나와 있다며 연락까지 해주는 바람에 어떤 날은 하루에도 몇 번씩 수거함을 들락거린다. 하지만 막상 어디에 놓고 쓸 것인지 확실히 결정된 것만 들고 오기 때문에 헛걸음을 할 때도 많다.

 


1 12개의 공간박스를 리폼해 수납공간을 확보한 식탁. 선반 밑에는 원목서랍의 바닥판을 떼내 만든 칸칸이 수납장을 달았고, 평범한 공간박스를 이리저리 자르고 붙여 가며 만든 수납장은 집안 이곳저곳을 떠돌다 주방에서 자리를 잡았다.

2 재활용수거함에서 가져온 와인랙은 아이들의 책장으로, 괘종시계는 찻잔세트를 진열하는 장식장으로 리폼했다. 곡선이 많은 가구는 작업이 힘든 만큼 완성했을 때 훨씬 더 큰 변화가 있어 성취감도 그만큼 더 크다.

 

작업과정과 완성품을 사진으로 찍어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riffly)에 올리다보니 이제는 DIY에 대해서만큼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만한 자료창고가 됐다. 많은 사람들이 들러서 칭찬과 질문을 하고, 때로는 좋은 정보를 공유하면서 DIY의 매력에 점점 더 빠지고 있는 요즘이다.

 

“많은 사람들이 DIY를 시작했다가 얼마 못 가서 그만 두더라고요. 생각보다 일도 많고 생각만큼 예쁘지도 않다는 이유로요. DIY의 매력은 예쁘게 변신한 결과물 그 자체보다는 작업과정과 성취감인 것 같아요. 또, 그 과정에서 가족과 소통하는 즐거움 같은 것들이 있어요.”

 

좀 안 예쁘면 어떻고 완성도가 떨어지면 어떤가. 그래도 집안 분위기를 바꾸는 데 전혀 문제없고, 오히려 빈티지한 느낌이 나는 것 같아 더 마음에 든단다. 1년새 DIY 고수가 된 그녀는, “욕심 부리지 말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그리고 완벽하게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즐긴다는 생각으로 하라”고 귀띔한다.

 


1 거실에 붙이고 남은 파벽돌 느낌의 PVC블록을 이용해 복도를 꾸몄다. 조금 모자랐지만 더 주문하지 않고 마치 원래 의도했던 것처럼 적당한 크기의 패브릭 액자를 만들어 붙였다. 폼보드 조작을 이어 붙여 밑판을 만들고 조각천을 덮어씌우니 제법 그럴듯한 액자가 완성됐다.

2 복도 벽면 아래쪽에는 슬라이딩도어와 비슷한 느낌의 우드락 패널을 붙여 손대지 않은 곳과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 선택은 과감하게

 

블로그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공간은 역시 주부들의 최대 관심사인 주방이다. 실제로도 가장 많이 변한 공간이다. 올리브그린컬러로 페인팅한 싱크대와 리폼한 가구들로 가득한 주방은 상큼한 5월의 봄만큼이나 화사하고 싱그러운 공간으로 변신했다.

 

처음에는 상부장과 통일해서 화이트컬러로 칠하려 했지만, 때마침 남편이 “올 화이트는 너무 밋밋하니까 거실과 구분되게 주방은 좀 다르게 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며 제법 설득력 있는 조언을 했다. 처음에는 멀쩡한 집에 괜히 손댄다며 마뜩잖게 생각했던 남편이지만 집이 점점 예뻐지니 어느새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줄 만큼 호의적이 됐다고.

 

10년 가까이 사용하던 오래된 식탁은 상판만 남기고 싹 바꿨다. 공간박스 12개를 구입해서 다리 대신 수납공간을 만들고, 화이트컬러로 페인팅을 했다. 상판에는 타일을 붙이고 싶었지만 무겁기도 하고 어차피 유리로 덮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타일처럼 보이는 시트지를 붙였다. 어떤 재료의 느낌을 대신할 수 있고 성능에도 큰 문제가 없다면, 그리고 작업하기 훨씬 쉽고 편하다면 대체재를 더 선호하는 그녀다. 거실에도 파벽돌 대신 PVC블록을 붙여 프로방스 분위기를 연출할 만큼.

 

아일랜드 수납장은 싱크대를 리폼할 때 같이 작업했다. 예전에는 밥통이며 믹서기 등 가전제품을 올려놓고 어지럽게 사용했었는데, 수납장을 짜놓은 지금 그녀만의 작은 카페가 됐다. 과거 바리스타 교육을 받을 만큼 커피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에스프레소 머신과 전동 그라인더까지 갖추고 있었다. 원두와 커피잔까지 흩어져 있던 커피용품들을 한 데 모아놓으니 제법 그럴싸한 미니카페가 만들어졌다.

 

 


1 중학교1학년이 된 딸의 방에도 폼보드로 만든 창문을 붙여주고, 버려진 장식장을 빈티지하게 리폼해서 소녀감성이 물씬 풍기는 방으로 변신시켰다.

2 10살 된 아들과 함께 공부하는 안방 책상. 올 블랙이었던 기존의 철제책상 위에 나무를 재단해 상판으로 올리고(오른쪽) 같은 느낌으로 새로 만든 책상(왼쪽)을 나란히 놓았다.

 

거실은 화이트컬러를 기본으로 하는 프로방스 스타일로 아늑하고 화사하게 꾸몄다. 소파는 인터넷으로 주문한 반제품인데, 기존 사이즈보다 좀 더 큰 싱글침대 크기로 맞췄다. 나중에 아이 침대나 데이베드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기성품 사이즈라 커버를 갈아 끼우는 것도 훨씬 수월하다. 소파 뒤쪽 벽은 파벽돌 느낌이 나는 화이트컬러의 PVC블록을 붙였다. 진짜 파벽돌에서는 미세한 가루가 떨어져 혹시나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에게 영향을 줄까봐 걱정됐기 때문이다. 물론 시공이 훨씬 수월하다는 것과 쉽게 떼어낼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본인이 원해서 시작한 작업이라 가족들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고, 살다 보면 질릴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원상복귀가 가능한 수준으로 인테리어하는 그녀다.

 

TV가 있는 아트월도 그녀의 손길이 닿은 가구들로 채워져 있다. 버져진 괘종시계와 와인랙 등을 가져와 리폼하고, 칙칙했던 TV장도 거실 분위기에 맞춰 화이트컬러로 변신시켰다. 전자제품을 좋아하는 남편이 마지막까지 건들이지 못하게 했던 TV장도 천신만고의 설득 끝에 문짝만 페인팅한 것이다. 화이트컬러로 페인팅만 해도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는 것, 남편도 변신한 TV장을 보고나서야 조금씩 그녀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제 취미생활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가족들이 그 어느 곳보다 마음 편하고 기분 좋은 상태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거든요. 처음에는 시큰둥했던 가족들도 이제는 저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설 때가 많아졌으니 어느 정도는 성공한 거 아닌가요? 1년에 걸쳐 거실과 주방 인테리어를 마쳤으니 이제 아이들방 차례에요. 작은 작업 하나까지도 블로그에 올릴 테니 앞으로도 저희 집이 변하는 모습 구경하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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