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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공업화주택①]
한국형 공업화주택 어디까지 왔나

공장에서 제작해서 현장에서 조립하는 집, 공업화주택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직 국내 시장 규모는 작지만, 여러 장점을 지닌 공업화주택이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선진국형 공업화주택 시스템을 갖추고 생산에 나선 국내 기업들이 있어 더욱 기대가 된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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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업화주택이란 무엇인가

 

공업화주택이란 무엇인가. 학문적으로는 현장 이외의 장소(공장)에서 제조된 부재(단위 유닛)를 현장에 반입해 조립하는 주택으로 정의한다. 법적 정의도 있다. 주택법 제35조에서는 ‘주요 구조부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토해양부령이 정하는 성능기준 및 생산기준에 따라 조립식 등 공업화공법으로 건설하는 주택’으로 정의하고 있다.

 

공업화주택의 시작은 19세기 초 비국에서 비롯됐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군용 대형숙소가 필요해지면서 사용이 증가해, 이후 일본과 영국을 주축으로 발전해 오늘에 이르렀다.

 

공업화 공법은 다양하다. 공장에서 콘크리트로 벽체, 바닥, 계단 등 각종 부재를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PC공법도 그 중 하나다. 흔히 아파트에 적용된다. 최근 국내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모듈러 공법도 대표적인 종류다. 공장에서 골조 및 내외장재를 조립한 모듈을 현장에 옮겨와 접합하는 방식이다. 인필(infill)공법도 해외에서 많이 쓰이는 공법이다. 골조를 세워 놓고 단위 유닛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시공한다. 공장에서 골조와 마감이 끝난 박스를 가져와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적층식 공법도 있다.

 

공업화공법은 다양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단위 유닛을 현장이 아닌 공장에서 사전 제작하고, 현장으로 옮겨와 조립한다는 점이다.

 

 왜 공업화주택인가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일수록 공업화주택 공급 규모가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그 이유는 현장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전통적인 건축공법에 비해 다양한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공업화주택은 말 그대로 공장에서 생산되는 주택으로, 사람의 손으로 이뤄지던 공정을 기계가 대신하게 됨으로써, 보다 정밀한 제작과 안정적인 품질관리가 가능하다. 공사기간을 단축함으로써 원가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대량생산시 공사비 절감이 뒤따르는 것은 물론이다.

 

도심지 주택을 공업화주택으로 지을 경우 건설시공으로 인한 환경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소음이나 분진, 교통난 유발 등 분쟁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폐기물량 또한 15~20%까지 축소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나아가, 단위 유닛을 접합하거나 단위 유닛을 적층하는 형태의 모듈러주택인 경우는 재활용을 넘어 재사용이 가능하다. 이전 및 이동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좋은 품질의 주택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대안이 된다.

 

이 모든 장점을 얻기 위해서는 하이테크한 생산기계 시스템과 전문인력을 갖춰야 하고, 현장에서 기밀시공 및 정교한 조립을 해야 한다.

 


▲ 포스코A&C는 컨테이너시스템으로 만드는 모듈러주택 브랜드 뮤토를 론칭하고, 본격적인 공급에 나섰다. 이미 러시아와 호주 등 해외시장에 수출하는 쾌거를 올렸다.

 

한국형 공업화주택 속속 실현

 

국내에서 공업화주택은 아직 낯설다. 공업화주택이 만족스러운 품질로 공급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생산체제를 갖춰야 하는데, 초기 투자비용이 크기 때문에 좀처럼 뛰어들기 힘든 분야다.

몇 해 전 SK건설이 공업화시스템으로 짓는 단독주택 브랜드 ‘SK D&D’를 론칭했지만, 소비자들의 인식 부족과 아직은 높은 건설비용으로 인해 사업이 지지부진해졌다.

 

그 후 등장한 곳이 포스코A&C다. 포스코A&C는 모듈러 브랜드 ‘뮤토(MUTO)’를 론칭하고, 지난해 12월 국토해양부장관이 승인하는 공업화주택으로 인정받았다. 컨테이너하우스의 시스템을 발전시킨 뮤토는 이동이 가능한 모듈러형 공업화주택이다. 지난해 천안에 대규모 모듈러 공장을 건립했고, 올해초 모듈러 시범주택의 주거 성능 시험을 마치고 본격적인 국내 공급을 서두르는 중이다.

 

포스코A&C 측은 “향후 호텔, 병원 등 다양한 용도의 건물은 물론 고층 아파트용 모듈러 기술을 추가 개발해 모든 건축의 대안으로 확대시켜 나갈 계획”을 밝혔다. 포스코A&C는 이미 러시아와 호주에서 직원 숙소타운 등을 짓는 모듈러 주택공사를 따내기도 했다. 총 834억 규모의 공사다.

 

목조주택 분야에서 공업화주택사업을 이끌고 있는 기업으로 리플래시하우스가 있다. 올해 초 충북 음성에 공장을 확장 이전하고, 100㎡ 목조주택을 연간 1000호 가량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재는 목구조 스터드에 OSB 합판을 붙이는 단계까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현장에서 단열·설비·마감공사를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공장에서 단열재와 전기설비, 석고보드까지 결합한 복합패널을 출하하고, 궁극적으로는 외장재나 지붕재까지 공장에서 완성하는 완축패널을 공급할 계획이다. 통상 2~3개월에 걸쳐 시공해야 하는 경량목구조주택을, 공장에서 만든 완축패널로 며칠 만에 짓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국내 공업화주택 시장 활성화될까

 

국내 공업화 주택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될까.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내놓은 ‘공업화 건축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국내 공업화주택 건축시장은 1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2015년이 되면 3800억에서 7500억, 2020년에는 최소 1조 5000억원에서 최대 3조5000억원까지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수치를 본다면 향후 국내외 건축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잠재적이다.

 

시장을 밝게 전망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하나는 임차를 선호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날로 증가하는 1~2인 가구가 상대적으로 보유자산 수준이 낮아 소형주택이나 전월세 등의 임차를 찾게 된다는 것. 그렇지 않아도, 최근 정부와 지자체는 소형주택이나 서민용 임대주택 사업시 공사기간이 짧고 설치가 간편하면서 경제적인 공업화주택을 채택하고자 관심을 쏟고 있다.

 

다른 하나는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하는 건축 패러다임이다. 주택 품질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정확한 성능과 품질을 사전에 입증할 수 있는 공업화주택에 관심을 갖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업화주택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지난해 정부가 주택법을 개정하면서 관련 제도가 크게 완화된 바 있다. 현재 개정된 주택법에 따르면, 공업화주택으로 승인된 주택을 구입할 경우 건축면허 없이 집을 살 수 있고, 설계 및 감리업무를 생략할 수 있어 비용절감이 기대된다. 또, 정부는 까다롭던 공업화주택 인정절차도 간소화하는 등 장기적으로 공업화주택을 장려하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주택건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공업화주택을 리드해나가고 있는 기업들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어 점차 공업화주택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국내에는 일본 공업화주택이 소개되어 왔지만 비싼 비용 때문에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공업화주택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상품경쟁력과 가격경쟁력을 갖추느냐가 확산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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