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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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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시대가 오고 있다.
최근들어 월세가 늘어나면서 전세시장이 쇠퇴하고 있다. 1995년 30% 수준까지 육박했던 전세 비중은 2010년 21%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금은 전세와 월세의 비중이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월세시장이 늘어나는 것은 경기침체에 따른 집값 하락과 저금리 현상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종오(이데일리 기자) 사진 주택저널 사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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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에 비해 순수전세 매물은 많이 줄었어요. 월세를 얹어달라는 집주인이 많으니 순수전세는 전셋값이 두세달 새 2000만원씩 올라도 나오는 족족 소진되죠.”

- 잠실 부동산랜드공인 대표

 

“2억원 대 후반이었던 월드컵파크 전용 84㎡ 전셋값이 2년 만에 3억5000만원까지 뛰었어요. 목돈 없는 세입자들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돌려서라도 눌러앉으려 하다보니 요즘은 거래 물건의 반 이상이 반전세죠.” - 상암동 도토리부동산 대표

 

자본차익보다 운영수익 중요성 높아져

 

 국내 임대시장의 한 축을 지탱해왔던 전세가 사라지고 있다. 한때 전체가구 셋 중 하나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부동산시장 침체와 저금리 기조 고착 등 경제여건이 변화하면서 급격히 줄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인구센서스 결과 주택 거주유형 가운데 월세 없는 순수 전세주택은 376만6390가구로 다섯 가구 중 한 가구(21.72%) 꼴이었다. 전세의 비율이 가장 높았던 1995년 29.67%(384만4964가구)에 비해 7.95%포인트(7만8574가구) 줄었다. 통상 재계약을 하는 2년마다 약 1만500가구씩 전셋집이 사라진 셈이다. 반면 이 기간 전체 가구수는 약 440만가구 늘었다.

 

임대시장 내에서 전세 비중은 1995년 67.2%로 정점을 찍은 뒤 2010년에는 50.3%로 감소했다. 반면 1995년에서 2010년 사이 월세(반전세·사글세 포함) 가구는 187만가구에서 371만가구로 2배 가까이 늘었다. 2010년 임대시장내 월세 비중은 절반(49.7%)에 달한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 수석연구원은 “세계 경제위기로 국내 부동산시장의 버블이 꺼지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해 전세를 끼고 집을 구매할 유인이 사라졌다”면서 “집값이 계속 떨어지거나 정체된다면 전세 비중은 가파르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만 한국개발연구원(KDI) 실물자산연구팀장은 “집값 하락과 저금리 등으로 집을 통한 자본차익보다 운영수익의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면서 “부동산자산 의존도가 높은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기 시작하면 전세에서 월세로 넘어가는 임대시장의 흐름이 보다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파트 수익형부동산으로 탈바꿈

 

 내집 마련의 수단으로 각광받던 전세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월세는 세를 넓혀가고 있다. 임대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간단계인 보증부월세(반전세)는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상의 풍경이 됐다. 투자상품으로서 집을 바라보는 관점도 변하고 있다. 오피스텔 등을 중심으로 일었던 임대수익 열풍이 장기적으로 아파트 등 주택 전반으로 번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에 사는 세입자 이모씨는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지난해 말 집주인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2년 전 전세보증금 3억5500만원에 계약했던 집을 보증금 3억원에 월세 60만원인 반전세(보증부 월세)로 돌리겠다는 것. 집주인 입장에서 보증금 5500만원 대신 월 60만원을 받는다면 이율은 연 13%에 달한다. 현 주택담보대출 금리(4%안팎)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보증부월세는 투자관점의 변화를 보여주는 단초다. 종전까지 아파트는 싼 가격에 매입한 뒤 비싼 값에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대표적인 자본차익형 상품으로 꼽혔다. 하지만 집값이 하락기에 접어든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더라도 차익은커녕 투자손실을 볼 우려가 크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임대인들이 활용도가 떨어진 전세보증금을 ‘주택대출금리 플러스 알파(α)’ 수준의 월세로 돌려 손해를 보전하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두한 농협경제연구소 금융연구실장은 “지금은 임차수요가 몰린 소형주택을 중심으로 월세 전환이 활발하지만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장기적으로 중형이나 대형 아파트 월세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형은 월세, 중형은 반전세, 대형은 전세유지

 

 전세주택의 월세 전환은 면적별로 순차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전세를 월세로 돌리려면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2010년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전월세 보증금은 전체 전월세 주택 매매가의 33.6%를 차지하고 있다. 추가적인 담보대출금액도 9.6%에 달한다. 전월세 집에 대한 집주인의 순수지분이 평균 56.8%에 불과하단 얘기다. 보증금을 돌려주려면 담보대출을 더 받거나 다른 여윳돈을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부채비율이 높은 국내 자가가구 형편상 목돈을 구하기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전세의 월세 전환은 대체로 보증금 반환 부담이 적은 소형주택을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부동산시장에선 소형을 중심으로 아파트의 투자수익률이 전통적인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을 위협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설 토지주택연구원의 김용순 박사는 “집주인 입장에서 전세보증금은 일종의 빚”이라며 “빚 부담이 적은 소형주택은 월세, 중형은 반전세로 돌아서는 사례가 늘어나고, 보증금 총액이 높은 대형은 상당기간 전세형태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대책 중심의 정부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월세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피해를 보는 세입자들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박은철 서울연구원 박사는 “현행 임대차 보호법과 정부의 전월세 대책은 주로 전세가구 지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주거비 보조 등 월세가구 지원을 위한 선진국형 임대차 제도로의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월세 비중이 커지는 데는 경기 침체와 저금리가 핵심 요인이다.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받아 은행에 넣어봐야 이자가 연 3~4%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세를 월세로 바꾸면 은행금리보다 수익률이 높다.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경우 연 7~8% 이율을 적용할 수 있다.

 

 또 경기침체로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자 집주인 입장에서 전세금을 돌려주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러워져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로 돌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임차인 입장에서도 경매 등으로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다느 점을 감안해 보증금을 낮추는 쪽을 택하게 된다.

 

 오는 9월부터는 시행되는 기업형 임대관리업도 임대시장의 변화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임대차 시장 형태가 또 한 번 달라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임대주택을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기업에 임대주택 관리를 맡기는 것이다. 집 주인의 입장에서는 훨씬 수월하게 임대주택을 관리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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