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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 디자인 감성을 키우는 공간]
모던+에스닉 & 블랙+화이트 믹스매치 인테리어

 세계적인 건축가 벤 판 베르켈(Ben van Berkel)이 디자인해서 유명세를 탄 경기도 수원 아이파크시티. 자연에서 모티브를 따온 독특한 외관과 단지조경에 매료된 조송희 씨는 끈질기게 남편을 설득해 지난해 2월 이곳으로 이사 왔다. 모던하고 심플하게 마감돼 있던 새 아파트에 에스닉과 유럽풍 앤틱 스타일을 절묘하게 믹스 매치한 그녀. 게다가 저렴하게 구입한 소품도 고급스럽게 변신시키는 실력이 제법 괜찮다. 

취재 백상월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1 2면 개방형 거실은 각각 화이트와 블랙 컨셉으로 연출해 대비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햇살이 한가득 들어오는 화사한 공간을 최소한으로 채우면서도 임팩트 있게 꾸몄다.

2 조송희 씨의 응용력이 절정에 이른 디스플레이. 친정엄마가 버리려던 장식용 새 모형을 가져와 직접 주운 나뭇가지와 아이의 장난감을 넣어 만든 새장, 커튼고리를 연결해서 만든 줄에 1000원샵에서 구입한 볼을 달아 만든 소품.

 

“친정엄마 집도 예전에 잡지에 나온 적 있어요!” 인사를 나누자마자 조송희 씨가 가 대뜸 건넨 말이다.

 

 그녀의 집은 구조적 특성상 123㎡ 규모의 대형 아파트인 것에 비해 그다지 넓게 느껴지지 않는다. 현관을 중심으로 공간이 둘로 나뉜 탓이다. 3개의 침실과 욕실은 오른쪽에, 안방과 주방 및 거실은 왼쪽에 모여 있다. 전체 공간에 비해 거실이 작은 것도 이 때문이다. 누군가는 단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녀는 그동안 살아보지 않은 독특한 구조라 더 마음에 들었단다. 단출한 세 식구가 살기에는 전혀 문제될 게 없었고, 주로 생활하는 공간이 거실과 안방이다 보니 오히려 오순도순 지내는 맛이 더 크다고. 게다가 2층집 계단을 오르내리듯 복도를 지나 두 공간을 오고가는 재미도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우드블라인드만으로 채우지 못한 창가에는 새로 산 한 폭짜리 커튼을 달았다. 원형기둥 뒤 독특한 패턴의 천은 첫 번째 집에서는 식탁보로, 두 번째 집에서는 피아노 덮개로, 그리고 이번에서는 커튼으로 사용되고 있다. 창문 위에 포인트 벽지를 바른 듯 눈에 띄는 공간이다.

 

사지도 버리지도 말고, 믹스 매치로 활용도 높이기 

 

이 집에 네 살배기 아이가 산다는 걸 아는 사람이라면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알록달록한 장난감은커녕 아이가 쉽게 어지르거나 망가트릴 수 있는 소품들이 곳곳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마치 아이가 없는 신혼집 분위기랄까. 결혼 7년차 주부이자 네 살 꼬마의 엄마인 그녀가 어떤 생각으로 집을 꾸몄을지 궁금해진다.

 

2면이 개방된 거실은 밀착시킬 벽이 없어 가구의 자리를 잡는 게 애매하고, 사진을 걸거나 선반을 매달 벽도 마땅치 않다. 이사 올 생각에 들떠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지만 고민도 잠시, 그녀는 그동안 체득한 각종 아이디어를 총동원해 불리한 조건을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풀어나갔다. 소형 아파트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해 새 아파트에 비해 가구들이 작았지만 오히려 바꾸지 않은 게 다행스러웠다. 덩어리가 큰 가구에 비해 자리 잡기가 수월한 작은 가구들을 믹스 매치한, 튀지 않으면서도 흔하지 않은 그녀만의 인테리어는 그렇게 시작됐다.

 

우선 흑백의 컬러 대비가 인상적이다. 거실 코너에 있는 원기둥을 사이에 두고 블랙컬러의 3인용 소파와 화이트컬러의 아이침대를 ㄱ자형으로 놓았다. 그리고 소파 뒤에는 블랙컬러의 우드블라인드를 걸고, 침대 뒤에는 화이트컬러의 레이스커튼을 달았다. 덩어리가 작은 가구임에도 흑백의 컬러가 강렬하게 대비되면서 공간에 임팩트를 주고 있다.

 


1 혼수로 마련했던 앤틱 장식장은 ‘주워온 것 아니냐’는 남편의 놀림에도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의 가구다. 현관에서 들어오자마자 마주하는 공간이라 각종 소품을 활용해서 한껏 신경 썼다.

2 주부들의 로망인 대면형 주방. 집안 곳곳에 초를 켜두면 분위기도 좋고 냄새도 제거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주방 창가에는 검은색 갈대발 사이에 흰색의 작은 링을 늘어트린 인테리어 발을 매치했다.

 

 집이 커진 만큼 창가도 넓어져 예전에 사용하던 블라인드와 커튼만으로는 모자랐다. 그녀는 창가 전체를 한 세트의 커튼으로 새로 맞추는 대신 자연스럽게 매치될 수 있는 포인트 커튼을 걸었다. ‘조잡스러워 보이면 어쩌나’ 걱정한 게 무색할 만큼 보는 사람마다 부러워 마지않는 스타일리쉬한 창가는 이렇게 알뜰살뜰한 아이디어로 연출된 것이다.

 

여기저기 ‘치렁치렁’하게 걸어 놓은 소품들도 눈에 띈다. 결혼 전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난 그녀는 에스닉스타일에 빠져 화려한 컬러와 문양의 장신구를 잔뜩 사왔는데, 너무 튀어서 차마 하고 다니지는 못하고 간직만 했더랬다. 서랍 속에 모셔만 두기 아까워 이런저런 궁리를 하다가 사람이 아니라 집을 치장하기로 했다. S자형 고리에 치렁치렁한 목걸이를 걸어 블라인드와 커튼 사이사이에 늘어트렸더니 지나치게 화려하지도 밋밋하지도 않은 장식 역할을 톡톡히 한다. 우물천장 홈에도 고리를 걸어 풍경 등 소품을 걸어 놓으니 벽이 없어도 아쉽지가 않다.
 

 개수대가 거실을 향하고 있는 대면형 주방은 이 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이다. 설거지하면서 가족들이 식사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단독주택을 짓고 살 때나 가능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사용하던 앤틱 스타일의 식탁은 컴퓨터 책상으로 쓰고 새로 구입한 식탁에는 벤치형 의자를 짝지어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제일 안쪽에 있는 방은 피아노를 전공한 조송희 씨의 연주실이다. 2면이 개방된 방을 좀 더 예쁘게 꾸미고 싶어 피아노 위에 화사한 조화와 라탄 바구니로 장식했다.

 

딸아이의 감각을 키워주는 생활 속 인테리어

 

 기억을 되짚어보면 집 꾸미기를 즐기셨던 친정엄마 덕분에 그녀는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감각을 익히게 됐단다. 스스로도 인테리어에 별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제법 잘하는 것 같다며 수줍게 자랑도 한다. 하다 보니 재미가 붙어 한때는 DIY에까지 도전했다는 그녀. 지금은 딸을 위해서라도 집 가꾸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본인이 경험했듯, 생활 속에서 시나브로 디자인 감각을 키워가길 바래서다.

 

 딸아이를 위한 배려의 손길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구석진 장소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성향을 감안해 안방 침대 옆에 텐트를 치고 자게 한다든지, 아이 눈높이에 따른 공간감을 고려해 욕실 문틀과 복도 옆 주방통로 상단에는 짧은 커튼을 달았다. 성인 기준의 휴먼스케일은 때때로 아이에게 위압적인 공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치렁치렁 내달은 소품들도 아이의 감각을 자극하기에 좋다. 엄마의 이러한 배려로 인테리어 장식이 익숙한 아이는 바닥에 내려놓은 화분을 망가트리거나 어지르는 법이 없단다. 평소에도 아로마 향초를 집안 곳곳에 켜두는데, 아이가 있는 집에서 위험한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또한 아이에게는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1 딸아이 놀이방도 최대한 유치하지 않게 꾸미기 위해 패턴이 없는 커튼과 캐노피를 사용했다.

2 화장실의 분위기를 보다 편안하고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 세면기 아래 보기 안 좋은 배관은 레이스 패브릭으로 이용해 가리고 디퓨저로 향기를 유지한다.


안방과 거실 및 주방이 가족들의 주된 생활공간이라면, 현관 오른쪽에 모여 있는 침실 3개는 각자의 개인공간이다. 아이의 장난감과 책을 수납해 놓은 놀이방, 기계 만지는 걸 좋아하는 남편의 작업실, 피아노를 전공한 그녀의 연주실이 나름의 사적 공간인 것이다. 호주에 사는 동생 가족들이 귀국했을 때나 손님이 방문했을 때는 게스트룸으로 이용하기에도 좋다.

작은 가구와 다양한 소품들로 넓은 집을 아기자기하게 꾸민 조송희 씨의 인테리어 비법은 간단하게 응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새로 구입하는 것보다 기존의 것을 활용해서 믹스 매치의 효과를 내고, 비싼 것보다는 저렴한 것을 구입해 시시때때로 변화를 준다. 그래서 그녀의 인테리어는 오늘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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