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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하기 쉬운 풍수인테리어]
3년 동안 주말을 이용해 집의 기운을 살리다

집안의 복을 가져다주고 기운을 북돋아준다는 풍수인테리어. 설마라고 여기면서도 한국사람이라면 절대 무시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풍수다. 경기도 분당으로 집을 옮기고 3년에 걸쳐 풍수인테리어를 완성한 최두흠 씨의 집을 찾았다. 아파트에 살면서 무슨 풍수를 운운하냐는 사람들도 많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말하는 그는 풍수인테리어 예찬론자다. 

취재 백상월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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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소파 자리에서 아트월로 변신한 벽면의 주인공은 TV가 아니라 산수풍경 민속화다. 거실에 산이 그려진 그림을 걸어놓으면 금전원이 좋아진다고 한다.

 

 서울 도심에서 17년을 살다가 3년전 경기도 분당 백현마을로 이사 온 최두흠 씨. 은퇴 후 전원생활을 하고 싶다는 꿈과 평소 관심을 두었던 풍수지리를 반영해 선택한 이집은 산과 물로 둘러싸여 전원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에 위치한 정남향의 111㎡ 아파트다. 아파트에 살면서 무슨 풍수지리를 따지느냐고 빈정대는 사람도 있고, 신년운수 점과 비교하며 미신 취급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의 철학은 다르다. 풍수란 자신이 사는 공간을 사랑하고 가꾸는 마음에서 출발하는 것이며, 가족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 취하는 적극적인 제스처라는 것이다. 안 좋다는 건 굳이 할 필요가 없고, 좋다는데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하면 그만이다.

 

1 현관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배치한 소파. 집안 곳곳에는 픽처레일을 이용해 그림뿐만 아니라 가족사진을 많이 걸어놓았는데, 처음엔 쑥스럽지만 가족간 유대감을 쌓는 데 더없이 좋다.

2 중문 위쪽에는 집의 이름인 ‘백현재’ 현판이 걸려 있다. 바닥과 높이 차이가 날 만큼 두꺼운 매트가 외부의 나쁜 기운을 막아준다 하여 두께감 있는 푹신한 현관매트를 깔았다.

 

 

그렇게 시작한 풍수인테리어가 3년이 넘게 걸렸다. 일부 업체에 맡긴 시공도 있지만 웬만한 건 모두 그의 손으로 직접 했기 때문이다. 주말에 짬을 내서 조금씩 하다 보니 이제야 자리를 잡은 것 같다며 내심 뿌듯해 한다.

입주 전 아파트는 온통 월넛컬러로 뒤덮여 있었다.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는 새 아파트라는 설렘보다 변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더 먼저 하게 해줬다. 집이라면 모름지기 밝고 화사해야 기운도 잘 돌고 사는 사람들의 기분도 좋아진다고 생각했던 그는 몰딩과 벽체 등을 화이트컬러로 페인팅하기로 결심했다.

 

백현재, 집에도 이름을 붙이다

 

 

1 거실에서 본 주방. 벽면 니치(장식을 위하여 벽면을 오목하게 파서 만든 공간)에 평소 자주 찾는 안경이나 향수를 두면 편리하다. 주문 제작한 아일랜드식탁 하단에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한 봉을 설치해 착석감을 편하게 했다.

2 집안에 노란색 그림을 걸어놓으면 금전운이 좋아진다.

 

 풍수에서 현관(대문)은 집안의 전체운을 상승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장소이기 때문에 항상 청결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음습한 기운이 쌓이지 않도록 밝고 화사한 화이트컬러로 바꿨다. 현관에서는 중문 위쪽에 걸린 현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백현재(柏峴齋)’라고 이 집의 이름이다. 한옥도 아닌 아파트에 웬 이름이냐고 하겠지만 애완동물에게도 이름을 붙여주는데 평생을 함께하는 집이 이름도 없다는 건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낯설게 여기던 사람들도 설명을 듣고 나면 몇동 몇호라고 부르는 것보다는 그럴싸한 이름 하나 지어주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다며 호응해준다.

 

 집안에 들어서면 대각선으로 소파가 보인다. 뒷벽은 예전부터 점찍어 두었던 노출콘크리트 이미지의 벽지를 바르고 맞은편에 TV를 놓았다. 얼핏 보면 지극히 평범한 거실 풍경이지만 같은 아파트 같은 평형에 사는 이웃주민들에게는 낯설 것이다. 그것도 그럴 것이 소파와 아트월의 위치를 바꿨기 때문이다. 풍수에 따르면 거실 소파는 현관을 등지지 않고 대각선 방향으로 놓아야 복이 잘 들어온다고 한다. 아무래도 소파가 현관을 등지고 있으면 사람이 들어올 때 곁눈질로 쳐다보게 되니 보기에도 썩 좋지는 않을 것이다.

 

 소파 맞은편 벽은 흙의 기운을 뿜는 천연 백토로 10번 정도 덧칠했다. 기존의 블랙컬러 아트월을 새하얀 화이트컬러로 변신시키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밝은색 대리석으로 시공하려 했지만 비용도 만만치 않고 집안에 찬 기운이 머문다는 것도 내키지 않아 풍수적으로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친환경재료를 선택한 것이다. 너무 큰 전자제품을 놓는 것도 좋지 않다기에 벽면 대비 작은 TV를 놓고 TV보다 더 큰 액자를 두 개나 걸었다. 많은 사람들이 거실 액자로 선택하는 추상적이거나 무거운 이미지 대신 산수풍경이 어우러진 민속화를 걸었는데, 이 역시 풍수에서 길한 징조로 통한다.  

 

사랑하는 만큼 가꿔야 좋은 기운이 통한다

 


1 부부침실 드레스룸. 창문 아래 장식장은 버려진 것을 주워 와서 화이트 컨셉에 맞게 리폼했다. 밋밋한 벽면에는 산호석으로 띠를 두르고 몰딩장식의 일종인 웨인스코팅으로 장식했다.

2현관 정면에 위치한 다실 입구에는 ‘사계절 사방에서 재물과 복이 들어오라’는 의미의 주련(기둥이나 벽에 세로로 써 붙이는 글씨)을 달았다.

3 사랑방 역할을 하는 다실에도 산수풍경의 민속화를 걸고 기운이 왕성한 관엽식물을 놓았다. 집안에 거는 그림은 용이나 호랑이 같은 큰 동물보다 피어나는 꽃나무 그림이, 활짝 핀 꽃보다는 피기 직전의 작은 봉오리가 있는 것이 좋다.

 

 주방은 물과 불이 함께 있는 곳이라 가전제품 배치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냉기가 강한 냉장고 옆에 열기를 뿜는 전자레인지를 두는 것처럼, 상반되는 두 기운이 충돌하면 불필요한 지출이 많이 생긴다고 한다. 최근에 분양되는 아파트는 시스템가구로 웬만한 가전제품의 자리가 정해져 있지만 최두흠 씨는 이 역시 개의치 않았다. 냉장고 옆 전자레인지 자리에 다도세트를 진열해 놓고 전자레인지는 주방 안쪽에 둔 것이다. 아일랜드식탁은 주문 제작한 것인데, 높이는 ㄷ자형 주방가구와 맞추되 산뜻한 화이트컬러로 해서 거실의 화사한 분위기를 그대로 이었다.

 

 부부침실 방문 옆에는 최두흠 씨가 직접 조각한 문패가 걸려 있다. 집에 이름도 붙여주고 현판까지 달았는데 주인이름 적힌 문패가 없으랴. 마음 같아서는 부인 이혜경 씨의 이름과 나란히 양각한 문패를 외부 현관문 옆에 걸어 놓고 싶었지만 개인정보이기도 하고 공동주택에 사는 입장이라 참았단다. 침대 옆에는 나이를 더 먹게 되면 언제가 꼭 살아보고 싶은 곳, 탁 트인 해변에 멋지게 서 있는 집 그림이 걸려 있다. 비록 비싼 그림은 아니지만 개인의 꿈을 담아 가치 있게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을 내보인다.

 

 현관 정면에 있는 방은 다실로 꾸몄다. 정식으로 다도를 배운 적은 없지만 절에서 스님들이 하는 것을 보고 어깨너머로 배워 이제는 제법 그럴싸하게 흉내는 낸단다. 심적 안정이 필요할 때는 혼자 들어와 따뜻한 차 한 잔에 명상을 하기도 하고, 부인과 마주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게다가 집에 손님이 찾아 왔을 때 차를 대접하기도 좋아 일종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는 공간이다.

 

 3년 동안 열심히 가꾼 최두흠 씨의 집은 따뜻한 햇살만큼 기분 좋은 기운이 맴돌고 있다. 만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집주인의 성격 덕인지 풍수인테리어 덕인지 알 수는 없지만 무슨 상관이랴. 집을 사랑하고 가꾸는 그의 노력이야 말로 가장 좋은 기운이자 복일 텐데. 행복이 가득한 집을 만들기 위한 그의 작업은 오늘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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