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를 만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중견 건축가들이 먼저 건축주를 찾아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24인 건축가와 시공사가 연합해 집짓기 토탈솔루션을 제공하고 나선 ‘하우스스타일’이다. 지난해 발족한 하우스스타일은 그동안 고급주택에서나 작업을 의뢰할 수 있었던 건축가들이 중소형주택 설계에 참여함으로써 본격적인 집짓기 대중화에 나섰다는데 의미가 있다. 하우스스타일에는 땅콩집 건축가로 유명한 이현욱을 비롯해, 조남호, 문훈 같은 스타 건축가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경향하우징페어에 참가한 하우스스타일은 24인 건축가의 특색있는 주택 건축 모형을 비롯해, 주택 실물 두 채를 공개해 큰 관심을 끌었다. 23일, 24일 양일간 이들 건축가를 초청해 집짓기에 필요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컨퍼런스를 열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중견 스타 건축가 대중 속으로

▲ 생각나무파트너스가 선보인 중고 컨테이너를 활용해 만든 컨테이너 하우스

1,2 조재원

1 스튜디오 대표는 소형 저예산 주택 ‘레고하우스’를 선보였다.

3 KDDH 김동희 대표가 출품한 유쾌한 집, 테트리스하우스 모형

하우스스타일의 건축가들은 적정가격 주택을 제안하고 나섰다. 생각나무건축사사무소가 출품한 ‘컨테이너하우스’는 1층 22평, 2층 8.3평 규모의 실거주 주택으로, 컨테이너 3개를 연결해 일반 주택이 지닌 단열, 설비 등의 성능을 만족시켰다. 공장제작 후 현장으로 옮겨와 이틀 정도 이음새 작업을 하면 바로 입주해 살 수 있다. 주택 발주에서 입주까지 걸리는 기간은 3주에서 6주 가량이다. 전시가 끝난 후 실거주지인 영암으로 옮겨져 4인가구가 생활하게 된다. 가격은 1억2000만원으로, 3.3㎡당 400만원 수준이다.

 생각나무파트너스 이강수 대표는 “품질도 좋으면서 가격도 대중적인 집을 요구한 건축주의 제안에 따라 중고 컨테이너를 활용한 주택을 설계했다”며, “모든 설비와 성능이 일반주택과 같으면서도 가격은 건축주의 형편에 따라 적정하게 맞출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 일반적인 주택과 달리 컨테이너는 훗날 중고시장에서 되팔 수 있으며 해체와 이동이 쉽고,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색으로 짚었다.

조재원 0_1 스튜디오 대표는 소형 저예산 주택 ‘레고하우스’를 선보였다. 1층 18.18㎡(5평)에 다락공간을 첨가한 목구조주택으로 주말주택레저용, 단기거주용으로 사용하기 좋은 주택이다. 훗날 정주형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바우하우스 권행표, 김순주 대표는 50㎡ 규모의 세컨하우스 목구조주택 Gable Box를 제안하기도 했다.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주택 모형들도 전시됐다. 그림 그리는 오기사로 유명한 오영욱 oddaa대표는 ‘도넛하우스’를 출품했다. 65㎡ 규모의 목구조 주택은 도넛처럼 원형으로 디자인됐다. 패널라이징공법을 적용함으로써 경제성을 확보하고, 작은 규모 내에서 다양한 기능을 자유자재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돋보인다.

KDDH 김동희 대표가 출품한 ‘테트리스하우스’는 63㎡ 목구조주택으로, 테트리스와 같은 공간의 조합을 통해 기능과 재미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유쾌한 집을 제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