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공업화 이끄는 민간기업 등장

경민산업, 베스트프리컷 등 출품

 한옥의 고비용 문제를 해결하고 대중화를 앞당기기 위한 정부와 민간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건축박람회에서는 공업화 한옥이 이슈를 이끌었다.

공업화 한옥은 공장에서 구조재나 주요 자재를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시공이 이뤄진다. 공장생산을 통해 한옥의 고비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데서 착안한 방식이다. 또한, 공장생산은 현장 목수의 수준이나 목재의 상태에 따라 품질이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해결할 수 있다.

 하우징브랜드페어에 참가한 경민산업은 신한옥 구조재로 건축한 한옥을 선보였다. 인천 소재 공장에서 3일 동안 기계로 깎아 만든 구조재와 철물을 현장으로 옮겨와 조립하는 데 걸린 시간은 반나절에 불과했다. 경민산업은 구조용 집성재를 생산하는 국내 최고 규모의 회사로, 그동안 대형 한옥건축물 건립에 참여해왔다.

 경민산업 이한식 대표는 “충분히 잘 건조된 목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뒤틀림이 없고, 정확한 치수 재단과 철물 결합으로 기밀성이 좋다는 게 공업화 한옥의 강점”이라며, “공업화 시스템을 이용해 안정적인 한옥구조를 만들고 재생펄프 단열재를 사용한 벽체로 마무리한다면, 3.3㎡당 700만원대에 품질 좋은 한옥을 실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대표는 “공장 생산을 통한다면 한옥의 골조비용은 3.3㎡당 300만원이면 충분하다”면서, “살림집 한옥 한 채를 공장생산 방식으로 짓는데 걸리는 총 기간은 한달 정도로 공사비용 절감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고비용 한옥, 공업화로 출구 찾는다

 경민산업이 국내 공장에서 정밀 가공한 목재를 철물로 결합하는 방식으로 신한옥을 소개한 반면, 베스트프리컷은 일본에서 많이 쓰이는 프리컷 방식의 신한옥을 소개했다. 일본의 팀버미야자키 프리컷 공장에서 가공해온 구조재를 현장에서 조립하는데, 별도의 연결 철물을 사용하지 않고 홈과 홈을 끼워 맞추는 방식이다.

프리컷에 의해 가공된 접합부는 매우 정밀해 충분한 접합 강도를 가진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베스트프리컷은 신한옥을 짓는 연합회사브랜드로, 8개의 국내 목조건축전문회사가 모여있다. 베스트프리컷 관계자는 “지붕과 벽식구조를 경량화해 편리하고 따뜻한 한옥을 구현했다”며, “국산 육송을 사용해 짓는 한옥의 높은 비용과 뒤틀림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공업화 한옥으로, 3.3㎡당 800만원대로 건축 비용을 낮췄다”고 밝혔다.

▲ 하우징브랜드페어에 소개된 경민산업의 공업화 신한옥

1 경민산업의 신한옥은 국내 공장에서 정밀하게 가공된 구조용 목재를 연결철물을 이용해 조립한다.

2 경향하우징페어에 등장한 베스트프리컷의 신한옥. 일본의 프리컷 공장에서 가공한 목재를 철물을 쓰지 않고 끼워맞춤식 시공을 한다.

한옥 건축을 간편하게 ‘숯벽체’

이조흙건축의 특허제품 숯벽체 패널은 한옥 건축을 보다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이다. 공장에서 제작한 벽체 패널을 현장으로 이동해 구조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시공된다. 패널 사이에 들어가 있는 왕겨숯이 곧 단열재 역할을 하는 구조다. 현장에서 벽체 작업을 하는 것보다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 대한건축사협회 우수건축자재로 선정된 바 있다.

이조흙건축 김도현 대리는 “지난해만 숯벽체 패널을 적용해 20채의 한옥을 지었는데 대다수 은퇴자들의 집이었다”며, “숯벽체를 적용한 한옥은 황토벽돌을 쌓은 벽체보다 두께 대비 단열성이 좋아 선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