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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멋'대로 꾸미고 실속있게 '힐링'-셀프마당가드닝]
종로구 옥인동 김세권 씨 꽃과 음악이 노니는 ‘나눔 정원’

서촌의 골목길을 누비던 차, 하늘거리는 꽃무더기에 이끌려 들어간 김세권(77)씨 집.

주인장의 손풍금 연주 소리가 설렘을 안긴다. 더욱이 반가운 것은 활짝 열어 놓은 대문으로 누구든 드나들고

이용할 수 있는 ‘나눔 정원’이라는 점이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나무 데크에 마련한 피크닉 공간. 이국적 느낌이 물씬하다.

 

 

30년 집터처럼 농익은 사계절 정원

형형색색 꽃무더기로 뒤덮인 이층집이 찬란한 골목길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서울 종로구 수송동계곡 초입에서 만난 이 집은, 30년간 옥인동을 지켜온 김세권(77)씨 집이다. 지난해 종로구에서 가장 잘 가꾼 집으로 뽑히기도 했고, 서울시가 주최한 ‘꽃 피는 서울상’ 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나이 들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내가 가진 공간도 나누고, 취미도 나누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대문 활짝 열어놓고 이웃이든, 길손이든 들어와서 편히 쉬었다 가시라고 열심히 가꿔 봤습니다.”

 

 

 

1 김세권 씨는 주택의 빈 공간을 특색있게 꾸미고 대문을 개방해 인근 주민과 지나가는 나그네, 사진동호회원, 연주가 등 누구나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꽃이 만발한 정원에 울려 퍼지는 손풍금 연주가 일품이다. 2 여러 종류의 싱싱한 상추들이 자라고 있는 텃밭도 있다. 수확한 채소는 딸 애리씨가 운영하는 1층 수제햄버거집에서 공수해 간다.

 

 

꽃정원 한 가운데 파묻힌 데크와 파라솔. 2~3인조 연주가 가능하도록 마련한 무대 자리다.

 

김 씨 집은 도로에서 멀찍이 물러나 있고 1층에 자리한 상가 옥상이 그 집의 안마당 역할을 하고 있다.

1층 상가의 지붕 역할도 하는 너른 안마당은 크게 네 구역으로 나뉜다. 계단을 올라 제일 처음 만나는 데크는 햇살과 바람을 피해 언제든 머물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손풍금(아코디언)을 켜고 있는 그를 보는 건 옥인동 주민들에겐 흔한 일상이다. 벽에는 ‘멕시코 사진전’이라는 이름을 내건 수십 점의 작품이 걸려 있다. 젊은 시절 30년간 홍보팀에 재직하며 직접 촬영한 것들을 불러낸 것이다.

 

 

김 씨 집은 서촌으로 유명해진 종로구 옥인동에 자리한다. 1층 상가 옥상에서 하늘거리는 꽃 무더기가 길손들을 사람들을 불러 세운다.

 

데크 앞으로는 꽃의 변주곡을 보는 것 같은 신세계가 펼쳐진다. 알록달록한 계절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안마당의 풍경은 현기증이 날 정도로 화사하다. 빼곡한 꽃 무더기 안에 텃밭과 파라솔이 있는 무대, 피크닉 공간이 각각 숨어 들어가 있는 미로같은 구조를 띤다.

 

 

활짝 열린 대문에 들어서면 풍성한 화분들이 반기고 나선다.

 

 

길손, 이웃, 연주가… 누구에게나 흔쾌히 내어주는 정원

놀랍게도 이 화려하고 변화무쌍한 정원은 몇 해 후면 팔순이 되는 노장 김 씨의 손끝에서 완성되고 가꿔진다.

“퇴직 후에 숲해설가 활동도 했어요. 자연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고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 가운데 2000점 가량은 속속들이 알고 있으니까요.”

 

김씨는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꽃의 개화 일지를 머릿속에 꿰차고 있다. 이 꽃이 질 무렵 저 꽃이 피게끔 식재를 해 놓았더니 사계절 찬란한 꽃정원이 완성됐다.

 

“우리나라 꽃은 대부분 수명이 길지가 않아요. 그래서 꽃을 오래 볼 수 있는 수종을 선택해야 사철 꽃을 즐길 수 있답니다. 요즘 피는 꽃 중에 대표적인 게 아프리카 봉선화, 페츄니아, 제라늄, 베고니아 같은 것이에요. 이 꽃들이 사그라질 즈음이면 아시아국화와 백일홍이 올라오죠.”

 

 

박스와 행거를 이용해 눈을 돌리는 곳마다 꽃이 가득한 정원을 꾸몄다.

 

꽃정원 사이에 숨어든 텃밭도 탐스럽다. 김씨의 딸 애리씨가 운영하는 수제햄버거 가게 ‘at HOME’에서 공수해가는 갖가지 종류의 상추가 자라고 있다. 애리씨는 늦은 아침마다 그날 쓰일 싱싱한 채소를 수확해 마당 아래 가게로 출근한다. 딸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정성으로 기른 채소가 서촌을 찾는 손님들의 식탁에 오르는 것이다.

 

텃밭 위에는 철제로 짠 아치형 터널을 세워 넝쿨 채소를 키우고 있다. 7~8월이 되면 길이가 2미터에 달하는 사도오이(뱀오이)가 주렁주렁 열려 진풍경을 이룬다고.

 

 

정원의 디딤돌도 직접 특색있게 만들었다.

 

꽃정원에 파묻힌 파라솔은 가장 황홀한 느낌을 주는 공간이다. 연주와 음악감상을 좋아하는 김씨가 2~3인 정도가 모여 작은 연주회를 할 수 있도록 마련한 무대자리로, 연주를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누구에게나 흔쾌히 내어준다.

 

“정원에 머무는 동안만이라도 가슴 속에 낀 시멘트 먼지를 걷어내고 꽃과 음악의 향기를 듬뿍 담아가길 바란다”는 주인장의 마음이 애틋하다. 이 나눔 정원에서의 힐링, 매우 특별하다고 전하고 싶다.

 

 <이어진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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