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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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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창립 30주년 기획시리즈●우리나라 주택산업이 나아갈 길④]
집, 재산증식 가치 떨어지고, 거주의식 높아진다

 

정부에서 올해 이른바 ‘뉴스테이’라고 명명된 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방안‘을 발표했다.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우리나라 주택수요층의 주거의식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그동안 내집을 가져야 한다는 소유의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집에 대한 의식이 거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취재 및 정리 주택저널 편집팀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내집마련 의식 4년전보다 다소 줄어

올해 발표된 지난 2014년의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내집마련에 대한 의식은 7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0년의 83%보다는 다소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지난 2012년의 72%에 비해서는 오히려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주거실태조사에서는 84%를 기록해 일반가구보다 젊은 층이 오히려 주거보유의식이 높았다.

 

통계상 나타난 이같은 수치는 주택의 소유의식에 대한 변화를 설명하기에 난감하다. 소유에서 거주개념으로 바뀌는 현상도 한편으로 나타나고는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반대의 현상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신혼부부인 젊은 층에게서 내집을 마련하겠다는 주택의 보유의식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흔히들 그간 임대주택이 늘어나고, 특히 월세가 늘어난다는 점 등을 감안해 우리나라도 이웃 일본처럼 주택에 대한 개념이 소유에서 거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 왔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꼭 그렇지만도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의 경우에도 임대선호 계층이 언제든 보유선호 계층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다.

 

최근들어 우리나라에서 주택보유에 대한 의식이 강해지는 것과 관련해 주택시장의 회복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는 설명도 있다. 즉 그간 주택의 보유보다는 임대를 선호해 왔던 수요자들이 주택시장이 활성화되고 전셋값이 오르는데다 저금리와 다양한 주택금융상품 덕에 주택구입 가능성이 높아지자 보유쪽으로 돌아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주택시장 회복과 관련, 거래량이 늘고 있음에도 과거처럼 집값이 오르지 않고 있는 점을 들어 수요자들이 주택의 보유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과거 주택의 보유의식이 강했던 것은 집을 살면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재산증식 수단으로서의 매력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최근들어 월세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과 관련해서도, 이를 주택보유 개념의 변화와 관련짓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즉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들은 물론 새로 주택시장에 진입한 젊은 세대들이 새로운 수익의 창출을 위해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의 상황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거주자 스스로는 단순히 거주의 이유 때문에 주택소유의 필요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주변의 여러 상황들이 주택소유의 필요성을 높인다는 얘기다. 거주하고 있는 집 자체에 대해서 자가소유를 하든 임대형태로 있든 아무 상관이 없지만, 예컨대 자신의 노후를 위해서 임대수익을 만들어두어야 할 필요성 때문에 주택을 소유하게 된다는 것이다.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가치 낮아져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분석이 하나 있다. 곧 에코세대, 즉 베이비부머의 뒤를 이어 주택시장의 실수요자로 떠오르고 있는 세대들은 대체로 부모세대인 에코세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있다는 점이다. 곧 이들은 부모세대가 체험했던 부동산재테크의 노하우를 살려 수익성 부동산을 취득함으로써 또다른 소득원을 만들어 놓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에코세대 수요층에 대해 분석한 자료들에 따르면, 이들은 스스로 구매여력을 향상시켜 실수요층에 진입하기 보다는 부모의 지원을 등에 업는 경우가 많다. 베이비부머들은 그간의 경험으로 금융 등을 이용한 부동산재테크의 노하우가 축적돼 있는데다 자식세대를 위한 충정으로 자신이 준비해온 노후의 일부를 아낌없이 내어놓기 때문이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최근의 추세를 보면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반면 주택의 수요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앞으로 집값이 과거처럼 오르기는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주택전문가들도 주택시장이 일시적ㅇ로 또는 국지적으로 호황을 보일 수는 있어도 예전처럼 전국적으로 집값이 급등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또 현재 우리나라의 집값에 아직도 상당부분 거품이 끼어 있어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는 전문가도 있다. 이웃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에 접어들 초기 거품이 꺼지면서 집값이 떨어진 것처럼 우리도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일본처럼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적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주목할만한 현상이 하나 있다. 수도권 대도시에서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연립이나 빌라 등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빌라나 연립은 가격이 거의 오르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대부분의 수요자들이 외면해 온게 사실이다. 빌라나 연립을 지어도 장기간 미분양으로 남아 있기가 일쑤였다.

 

그러나 요즘 서울이나 수도권 주요지역에서는 동네마다 기존 단독주택을 헐고 소규모 연립이나 빌라를 건축하는 광경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연립이나 빌라 수요가 늘어난데 따른 현상이다. 이는 주택에 대해 재테크 측면에서만 생각하던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거주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측면이 강해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아직은 아파트가 대세, 단독주택 선호도 점차 늘어

주택에 대한 소유개념과 함께 중요한 것이 주택의 선호형태에 관한 문제이다. 최근들어 단독주택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원주택 광고가 신문지상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 한편으로 도시에서는 단독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 단독주택을 헐고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연립, 빌라 등을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상반된 흐름이 주택시장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과거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단독주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던 것이 경제개발과 함께 도시화가 이루어지면서 공동주택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지금은 아파트가 전체 주택수의 절반을 넘었다. 도시에서는 그 비율이 훨씬 더 높다. 늘어나는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주택이 필요했고, 아파트가 가장 유용한 수단이 됐기 때문이다.

 

아파트 건설은 우리나라 주거의식의 중요한 변화의 한 단면이다. 우리네 전통적인 주거의식은 마을이라는 단위의 공동체 문화에 기반하고 있다. 이웃간에 함께 정을 나누고 소통이 이루어지는 구조다. 그러나 아파트 건설은 이같은 주거문화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핵가족화와 더불어 공동체보다는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더 중요해지는 주거문화로 바뀐 것이다. 

  

아파트는 처음 대량으로 들어설 당시부터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다. 많은 인구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했지만, 획일적인 모양의 건물에다 온통 콘크리트화되는 도시의 삭막한 모습이 사람들을 질리게 만들었다. 게다가 폐쇄된 공간으로 인해 사람과 사람사이의 정을 나눌 수 있는 교류의 장이 없어진데 따른 반발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주택의 양적 공급이라는 명제에다 개발의 효율성이라는 점이 더해져 어쩔 수 없이 아파트가 주택의 대세를 이루었다. 과거 한 토론회에서 주택 200만호 건설에 참여했던 한 공무원은 ‘아파트건설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우리 도시는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도 주택의 양적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고충이 있다는 토로였다. 

        

그러던 것이 최근들어 주택의 양적 부족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주거의 질적 문제에 눈을 돌리게 됐고, 도시 재정비에서도 과거와 같은 재개발·재건축이 아닌 인간중심의 재생방법에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지역에서 재개발이나 뉴타운지구 등으로 지정됐던 지역이 주민들의 요구로 지정에서 해제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 지역에서는 재개발 대신 기존의 주택과 길을 살리면서 재정비사업을 펼치고 있다. 개인의 공간과 사적인 프라이버시를 중히 여기던 주거의식에서 다시 공동체를 중심으로 하는 주거형태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전원주택을 선호하는 계층이 늘어나는 것도 다른 여러 요인들과 함께 전통적인 주거의식의 회귀와도 맥이 닿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아파트가 지닌 편의성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당초 아파트가 각광을 받았던 것도 바로 그런 점이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했다. 집을 관리하기가 편리하다는 점이다. 특히 입식 부엌은 그간 재래식 가옥의 부엌에서 고생하던 주부들에게는 혁명적인 변화나 다름없었다.

 

요즘도 아파트를 선호하는 계층은 대개 주부들이다. 그래서 부부사이에 남편은 시골로 가서 살기를 희망하지만 부인들이 이에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시골에서 단독주택 생활을 하게 되면 농사일은 물론이려니와, 집안 일에도 아무래도 주부의 손길이 아파트에서보다 훨씬 많이 가야 하기 때문이다.

 

직주근접 선호, 소형화도 의식변화 반영

최근들어 직장과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주거의식 변화의 한 단면으로 읽히는 부분이다. 과거 도시화가 진행될 초기에는 직장 근처에 집을 얻는 수요가 훨씬 많았다. 그러던 것이 내집마련이 재산증식의 수단이 되면서 직장과의 원근 여부에 관계없이 내집을 마련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일이 됐다.

 

특히 도시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대도시 주변에 신도시가 생기고, 젊은 수요자들은 이곳에 내집을 마련하는 것이 하나의 코스처럼 여겨졌다. 직장은 대도시 중심부에 두고 집은 신도시에 마련해 매일 먼 거리를 출퇴근하는 것이 일상이 됐던 셈이다. 이는 신도시를 베드타운으로 전락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다시 직주근접의 패턴으로 돌아오고 있다. 즉 직장과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하려는 수요자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오히려 수도권의 신도시에는 아직도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곳들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는 굳이 내집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주택에 대한 거주의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정부 정책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대규모 신도시는 더 이상 건설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신도시에 집을 구입할 수요가 많지 않다고 본 것이다. 대신 역세권 등을 중심으로 도심과 가까운 곳에 소규모의 주택을 짓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역세권이나 유수지 등을 활용해 주택을 건설하는 행복주택 등이 바로 그런 구상의 하나다. 

 

주거형태의 진화 부분에서 언급한 주택규모의 소형화도 의식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과거에는 처음에 소형규모부터 시작해서 가족구성원의 증가와 성장에 따라 점차 집의 규모를 늘려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특히 집의 규모가 부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상황이어서 얼마나 큰 집을 소유하고 있는지가 부와 권위의 잣대가 됐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에 큰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오히려 집의 규모를 줄이고 있다. 큰 집이 여러 면으로 오히려 부담만 될 뿐이기 때문이다. 집의 규모를 줄여 여유자금을 활용할 수도 있고, 집을 관리하기에도 훨씬 편리하다. 또 젊은 층에서는 1∼2인가구가 살 수 있는 소규모 주택을 선호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임대주택 개발 필요

여러 측면에서 살펴본 것처럼 우리나라 주택시장에서도 수요자들의 주거의식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당장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주택의 개념이 소유에서 거주로 바뀌는 것이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집값이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하면서 주택이 더 이상 재산증식의 수단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가지 살펴보아야 할 것은 정부의 정책이나 주택업계에서나 이같은 주거의식 변화의 흐름을 잘 읽고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큰 틀에서 보자면 주택의 소유개념에서 거주개념으로의 변화는 앞으로 임대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간 우리나라 임대주택은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에 머물러온게 사실이다. 몇몇 민간업체에서도 임대주택을 건설했지만, 대부분 서민층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중산층 이상의 계층에서는 임대주택을 외면해 왔다. 최근에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회적 통합(Social Mix) 차원에서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섞은 단지를 선보이고 있는데, 단지내에서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갈등의 원인은 분양주택에 사는 사람들과 임대주택에 사는 사람들간에 나타나는 계층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최근들어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도 선보이고 있지만, 극히 적은 물량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LH 등에서는 앞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주택 공급에만 힘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단지가 아니더라도 갈등이 일어난다. 일반 아파트단지와 임대아파트 단지 사이에 경계를 정해두고 왕래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갈등을 줄이는 차원에서라도 이제는 임대주택이 보다 다양화돼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활성화 방안도 바로 그런 차원이다. 임대주택이 저소득층만을 위한 주거가 아니라 중산층 이상의 계층에게도 보편화된 주거가 된다면 계층간 갈등도 훨씬 줄어들 것이고 주거의식의 변화도 더욱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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