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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주택시장]
일본의 집을 짓는 가장 일본적인 기업 ‘미사와 홈’

미사와 홈은 일본을 대표하는 주택건설회사로, 일본에서 목조 단독주택을 가장 많이 짓는다. 45개 계열사에 종업원만 거의 만명에 가까운 미사와 홈이 일본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기술력 덕분이다. 최근에는 솔라맥스 시리즈의 태양광 기술을 통한 친환경 주택 개발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글·사진 최승철(이룸디앤씨 이사)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일본의 대표적인 주거형태는 단독주택이다. ‘아파트’나 ‘맨션’이라 불리우는 공동주택이 많이 공급되고 있지만 그래도 단독주택을 넘어서지는 못한다. 아직도 집에 관한 일본인들의 로망은 단독주택이다.

 

지진이 잦다는 일본의 태생적 특성은 목조라는 보편적인 주택건축기법을 자리잡게 했다. 지진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자재가 나무였기 때문에 개인 주택뿐 아니라 대부분의 건축물은 목조로 지어졌다.

미사와 홈(ミサワホム)은 가장 일본적인 주택, 목조 단독주택을 일본에서 가장 많이 지어 공급하는 회사이다. 그래서 일본의 대표적인 주택건설회사라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45개 계열사 거느린 주택건설그룹

미사와 홈은 일본 주택건설업체 가운데 국내에 가장 널리 알려진 회사이다. 진작부터 국내 진출을 꾀해 왔고 일본의 대표적인 주택건설회사로 국내 언론에도 자주 소개됐다. 하지만 미사와 홈이 국내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미사와 홈의 주력상품이 한국 주택시장과는 조금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미사와 홈은 매우 품질좋은 목조 단독주택을 팔지만 대한민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다. 잘 지은 단독주택 보다는 평범한 아파트가 더 잘 먹히는 시장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사와 홈이란 회사는 우리가 한번쯤 관심을 가져볼만한 기업이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된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을 터이고, 그것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시사점 또한 있을 터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단독주택을 전문으로 짓는 주택건설회사라면 동네 건축업자 정도로 치부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파트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최소한 다세대주택이라도 지어야 주택건설회사 축에 낄 수 있다. 제대로 된 주택건설회사로 인정받으려면 저층 아파트라도 건설한 실적이 있어야 한다.

 

이런 우리의 잣대로 보면 미사와 홈도 그리 대단한 회사는 아니다. 그저 목조 단독주택을 일본에서 제일 잘 짓는 회사 정도랄까. 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다르고 미사와 홈은 우리의 생각보다 무척 크고 대단한 주택건설회사다. 2014년 현재 마사와 홈의 자본금은 100억엔. 지금 환률로 계산하면 원화로는 무려 980억원에 이른다.

 

미사와 홈이 개업한 것은 1962년이다. 창업자는 미사와 센다이치(三澤 千代治). 단독주택 위주로 집짓기 사업에 나선 미사와는 1967년 대전환의 계기를 맞는다. 일본의 남극기지 주거동과 헬기 격납고를 건설하게 된 것. 이를 계기로 회사도 주식회사로 몸집을 불리는 한편 본격적으로 세상에 자신들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1971년 미사와는 도쿄 증권거래소 2부에 상장, 공개법인으로 전환한다. 이듬해엔 오사카 증권거래소 2부에도 상장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10년후인 1981년, 도쿄와 오사카 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했다.

 

그 후로도 승승장구하면서 미사와 홀딩즈라는 자회사도 설립했고 2003년엔 두 회사를 합병, 정식명칭 ㈜미사와 홈즈라는 지금의 회사로 재탄생했다(편의상 널리 알려져 있는 미사와 홈으로 통칭함).

현재 미사와 홈은 모두 45개사의 계열사를 거느린 대형 그룹사이다. 미사와 홈 도쿄, 미사와 홈 큐슈 등 일본 내 거점마다 해당 지역을 커버하는 자회사들이 설립되어 있고 연구소 등 관련회사들이 긴밀하게 엮여 있다.

 

사업부문은 매우 다양하고 전문적이다. 그 내용을 보면 △건물 및 구축물 제조 및 판매 △건축, 토목, 기타 공사의 시공 및 감리 △부동산 매매, 교환, 임대, 중개, 관리 및 평가 △건설자재, 건설장비, 기구 및 실내 장식의 설계, 제조, 시공, 판매, 임대 및 수출입 △노인용 공동주택 관리 및 당해 시설 판매, 중개 △재택간호서브 등 간호 관련 업무 △이상의 모든 사업에 관한 조사, 연구, 기술 개발 및 교육 등이다.

종업원수도 지주회사인 미사와 홈만 700여명, 계열사 및 관련회사까지 따지면 9600여명에 이른다. 한국의 여느 종합건설회사에도 뒤지지 않는 대규모 건설기업인 것이다.

 

 

 

 

기술력으로 일본 최고의 자리 지켜

미사와 홈이 한국 시장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11년의 일이다. 부동산개발업체 (주)미코하우스와 손잡고 경기도 용인시 동백택지지구에 단독주택을 공급한 것. 당시 미사와 홈이 국내에 소개한 단독주택은 목조축조공법을 활용한 친환경 주택이었다. 설계도면을 일본 현지 공장에 보내 건축 부자재를 만든 후 한국에 들여와 조립하는 방식을 썼다.

 

그렇게 용인에 단독주택 50여 가구를 공급했다. 미코하우스 자료에 따르면 이 주택들은 단열·방수·방음 성능이 뛰어나고 핀란드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고품질 목재를 사용했다.

고품질의 주택을 공급했지만 국내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아직 단독주택시장이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까닭이다. 하지만 이로써 미사와 홈이 고품질의 단독주택을 짓는 회사라는 이미지는 굳힐 수 있었다.

 

미사와 홈의 힘은 기술력이다. 그것이 기술로 경쟁하는 일본의 주택산업계에서 오랜 기간 동안 최고의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일본 주택건설회사들의 경우 시공기술이 회사별로 특화돼 있다. 미사와 홈은 벽체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현장에서는 강력본드로 붙이는 ‘패널라이징 목구조주택’ 분야에서 일본 최고 기술을 자랑한다. 그 기술력으로 일본에서만 100여만 가구의 단독주택을 공급했다.

 

또 지난 1957년 제정된 일본 최대 디자인제도인 ‘굿디자인’에서 주택업계에선 유일하게 1990년 이후 24년 연속 수상할 정도로 디자인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일본의 남극과학기지 쇼와(昭和)기지의 상당수 건물을 지은 기업답게 난방 기술력도 상당한 수준이다.

 

미사와 홈이 최근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가 ‘친환경’이다. 비단 미사와 홈뿐 아니라 일본정부와 국민, 경제계 전부가 그렇다. 지금 일본 열도의 화두는 바로 ‘친환경‘이다.

주택건설업계는 특히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그 성과도 대단하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제대로 선제공격에 성공한 것은 세키스이 하우스다.

 

일본 정부가 지난 2008년 홋카이도 도야코(洞爺湖)에서 개최한 세계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세키스이 하우스는 참가국 정상들에게 ‘탄소제로주택’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당시 세키스이 하우스는 자사가 개발한 이 주택이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 전량을 자체 조달한다는 점을 집중 부각해 확실한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

 





친환경 주택 건설기법 연구에 진력

미사와 홈도 이 분야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우선 자사의 최고 상품인 목조주택이 가장 친환경적이라는 점과 최고의 기술력을 통해 안전한 주택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일본 주택관계자들에 따르면 목조주택의 건축물 수명은 100년 이상이라고 한다. 굳이 일본산 삼나무(杉·스기), 노송나무(檜·히노키)를 쓰지 않아도 내구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일본 주택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오히려 최근 시공에 쓰이는 나무는 상당수가 수입산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성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비결은 바로 가공 기술에 있다. 목재 생산 지역은 달라도 가공을 통해 균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 내진 기술도 있다. 목재 패널 속에 자사가 개발한 제진(制震) 장치인 ‘고감쇠 고무’를 적용해 진도 8 이상의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목재 가공 기술 덕분에 비가 많고 습도가 높으며 지진도 잦은 가혹한 자연환경 속에서도 미사와의 목조주택은 100년 이상을 충분히 버틴다. 그 기술력에 ‘친환경’ 기술도 보탰다.

 

미사와 홈의 캐치프레이즈는 ‘나무를 심듯 집을 짓는다’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미사와 홈은 지난 2010년부터 ‘탄소제로주택’을 짓고 있다. 지난 해엔 일본 정부의 저탄소 연구사업자로도 선정됐다.

일본 환경성은 지난 해 저탄소 생활양식 이노베이션을 전개하는 평가기법 구축사업 위탁업무의 채택 결과를 공표했다. 일본 내 가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 2012년, 1990년도 대비 약 60% 증가해 가정에서의 온난화 대책을 강화하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과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저탄소기술 도입은 물론, 에너지 소비량을 저감하면서도 쾌적함을 잃지 않는 풍요로운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새로운 저탄소 생활양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업은 새로운 저탄소 생활양식을 제안하고 보급해 나가기 위해, 에너지 소비량 등 기존 지표에 더해 지역 생활양식·기후 특성 등을 고려하고 선인의 지혜와 전통기술, 유대 또한 살린 지표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다.

 

공모는 6월2일부터 27일까지 이뤄졌으며,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응모된 17건 가운데 9건의 안건을 채택했다. 이중 미사와 홈 종합연구소에서 제안한 ‘패시브 쿨링 기술을 활용한 생활양식이 만족감에 미치는 효과 검증 연구’도 채택됐다. 다년간 ‘탄소제로주택’을 연구하고 건설한 성과다.

 

태양열 주택기술 솔라맥스로 인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 가동이 중단되면서 전기료가 상승하고 있고 이것이 친환경 주택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일본 단독주택시장의 경우 서양식과 일본전통식 주택이 7~8년 주기로 번갈아 부침을 거듭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서는 태양열 주택을 찾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일본 정부도 이런 민간의 추세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 신축 주택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대체 전력을 확충하고 글로벌 태양광 발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다목적 카드이기도 하다.

관련업계의 호응도 뜨겁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일본의 태양광 설치량이 43GW(기가와트)로 전년 대비 23%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카시마 마사히로(高島正弘) 다카시마그룹 회장은 “1㎾당 20만엔의 설치비를 지원하던 것이 최근 4만엔으로 줄었지만 20년 가량 사용하면 시공비를 뽑고도 남는다”면서 “일본인들은 대부분이 한번 주택을 지으면 20~30년 이상 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설치비에 대한 부담은 생각보다 적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여름철 뜨거운 대기 열을 전력으로 전환시키는 에코큐트 시스템도 최근 일본 주택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 시스템은 가정 내 전기료 부담을 낮추고 있으며, 남은 전기는 지역 내 민간전력회사에 판매하기도 해 여러 모로 활용도가 높다.

 

일본 목조주택 기술명장 출신인 사이와 홈의 오카베 요시히토 기술이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역설적으로 고베 대지진이 목조주택 내진(耐震)·내화(耐火) 기준 향상에 기여했다면,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 친환경 주택시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면서 “한번 지으면 100년을 쓰는 일본 주택 기술과 친환경 시스템이 접목될 경우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와 홈의 단독주택도 이같은 추세에 맞춰 보다 환경친화적인 ‘그린홈’을 지향한다. 지붕에 태양광 발전 모듈이 설치돼 주택 에너지 사용량의 80%를 생산한다. 2층 천장에 설치된 집진장치는 탁한 공기를 집 밖으로 빼내고 공기 필터가 설치된 환기구를 통해 깨끗한 공기를 지속적으로 집 안으로 넣어준다.

여기 사용되는 장치가 미사와 홈이 개발한 솔라맥스(Solar Max) 시리즈다. 솔라맥스는 태양광으로 집안 내 전력을 100% 조달하는 친환경 주택이다. 미사와 홈은 목조주택용 솔라맥스 히라야(Hiraya)와 철골조주택용 솔라맥스 하이브리드(Hybrid) 두 가지를 판매 중이다.

 

기존 태양광 주택들이 시공업체와 발전설비업체 간 기술제휴가 원활하지 않아 에너지 효율이 높지 않았던 것과 달리, 미사와 홈의 솔라맥스는 태양광 설비로 모은 전력이 집안 구석구석에 전달되도록 설계돼 있어 비싼 전기료에 부담을 느끼는 일본인들 사이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미사와 홈은 이 주택을 현재 자사 인터넷 사이트 ‘미사와 웹 다이렉트(MISAWA Web Direct)’에서 판매 중이다. 솔라맥스를 통해 확보한 전기를 관할지역 전력회사에 되팔 수 있다는 점도 적극 홍보하고 있다.

미사와 홈은 일본의 목조 단독주택 건설에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회사지만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우선돼야 하는 것이 기술력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이런 회사가 일본 내에 한 둘이 아니다. 치열한 기술경쟁 속에 성장하고 있는 그들이 현해탄 건너 한국 시장을 눈여겨 보기 시작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단독주택시장 규모는 약 4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리고 이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국내 단독주택 브랜드는 아직 떠오르지 않고 있다. 어쩌면 한국의 단독주택 시장을 가장 일본적인 주택건설회사들이 일본의 단독주택으로 장악하는 날이 올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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