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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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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새로운 주거공동체가 온다③ 민유 달팽이집 2호]
'협동조합+셰어하우스=주거비용 절감' 청년위한 협동조합형 임대주택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코자 모인 민달팽이유니온이 

두번째 협동조합형 임대주택을 공급했다. 

이번엔 4층짜리 건물 전체가 이들의 달팽이집이다.

장기임대와 셰어하우스 방식을 차용해 주거비용을 줄인,

이들의 공유주택을 찾았다.


취재 지유리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촬영협조 민달팽이유니온 minsnailunion.tistory.com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들어선 달팽이집 2호. 

이곳 4세대에 평균나이 28세의 젊은 입주자 16명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

세대마다 개방형 테라스가 있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평균나이 28세 청년 협동조합형 임대주택

수요일 오후 6시, 201호에 사는 임소라 씨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현관문을 활짝 연다. 뒤이어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이웃집 입주자들이 약속이나한듯 201호에 들러 자신들의 귀가를 알린다. 서울시 서대문구 남가좌동 330-28번지 달팽이집 2호의 익숙한 저녁풍경이다.

 

달팽이집은 청년들이 주축이 돼 만든 민달팽이유니온 주택협동조합(이하 민유)이 공급한 두 번째 임대주택이다. 치솟는 주거비용과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인 청년 주거문제를 직접 해결코자 모인 이들은, 임대한 주택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조합원들에게 재임대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장기임대로 임대사업자들에게 공실 위험을 줄여주고, 그만큼 임대료를 절감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8월 약 40㎡짜리 2세대를 공급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4세대를 공급해 17명의 입주자를 맞았다.

 


▲출입구에 설치된 그네는 마을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만들었다. 오후 시간이 되면 동네 어린이들이 그네를 타러 놀러온다. 하얀 자갈밭은 입주민이 공용공간으로 쓰는 마당이다.

  

4층 건물 중 2층의 2세대만 임차했던 1호와 달리, 달팽이집 2호는 224㎡ 규모의 4층 건물 전체를 조합원에게 공급한다. 필로티 구조로 지어진 일층엔 공용공간으로 쓸 마당도 있다. 그네와 평상이 설치된 이곳은 입주자는 물론, 마을주민에게도 개방돼있다.

 

 

 

 

 

 

■PLAN

위치   서울시 서대문구 남가좌동 330-28

대지면적   138.20㎡

건축면적   67.69㎡

연면적   224.84㎡

규모   지상 4층(1층 필로티)

용도   공동주택(다세대주택) 

건폐율   48.98%

용적률   162.55% 

세대수   4세대

 

■세대별 면적&임대료

201호   62.56㎡ 60만원-23만원

301호   62.56㎡ 60만원-23만원

401호   65.26㎡ 60만원-25만원

402호   56.77㎡ 60만원-25만원 

 

 

 

2층부터 4층에 위치한 45~60㎡의 4세대가 조합원들이 사는 주거공간이다. 그중 4층은 복층구조로 지어져 차후에 신혼부부 등 2인가구가 들어올 수 있도록 고려했다. 현재는 1세대당 4인이 함께 사는 셰어하우스로 운영 중이다.

16명 입주자들의 평균 나이는 28살. 동네에서 가장 젊은 집인 셈이다.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딛은 청년이 모여 조용할 날 없지만, 동네 이웃들의 관심과 애정을 한 몸에 받고 있다. 

 

 

                                                                          

 mini INTERVIEW 

 

 

대학생 한기돈 씨(26세)

“쾌적한 환경 덕에 집에 있는 것 즐거워”

 

학교기숙사, 하숙, 고시원 등 상경한 대학생들이 살만한 월셋집은 다 경험해봤다는 한기돈 씨. 주거비 절감과 쾌적한 환경이 달팽이집의 가장 큰 장점이란다.

 

Q. 전에 살던 곳은 어땠나요?

A. 창천동에 있는 고시원에 살았어요. 창문이 달려있어 나름 좋은 방이었죠. 개별 화장실이 있었는데, 다리를 제대로 펼 수 없을 만큼 좁았어요. 그런데도 월 임대료가 45만원이었어요. 주거비는 비싼데, 환경은 열악한 곳이었습니다.

 

Q.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A. 주거환경이 쾌적해졌다는 것. 고시원은 잠만 자는 공간이에요. 밥을 해먹거나 휴식을 취할 수가 없죠. 달팽이집엔 부엌, 거실, 세탁실이 갖춰져 있어 좋아요. 예전엔 일이 없어도 일어나면 고시원을 나가야했는데, 여기선 하루 종일 집에 있을 수 있어요. 요즘은 요리에 취미가 붙었답니다.

 

Q. 달팽이집에 오려는 이들에게 조언해주세요.

A. 많은 분들이 셰어하우스에 대한 환상이 있어요. 그런데 막상 생활해보면 포기해야 할 것이 많아요. 특히 사생활을 온전히 보장받기 어려워요. 매월 열리는 반상회에도 참여해야 하고 건물 관리도 스스로 해야 하죠. 공동체생활에 대한 각오가 필요합니다. 

 

 

주변 시세 대비 70% 수준 임대료

달팽이집은 부동산컨설팅 전문회사 (주)글린트가 지은 임대전용주택이다. 민유가 이를 6억8000만원에 5년 장기 임대계약을 맺었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70% 수준. 장기임대로 공실 위험부담을 덜어내고 그만큼 임대료를 절감했다. 전세금 중 5억원은 서울시의 사회투자기금으로부터 융자 조달받고, 나머지 1억8000만원은 조합 출자금과 민달팽이주택 후원자의 지원을 받아 준비했다. 

 

 

 ▲4층의 두 세대는 복층구조로 지어졌다. 

약 11㎡의 다락방까지 갖춰 4명이서 살기 충분한 크기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곳이 다락방이다.

 

 


▲다락방 모습. 층고가 그리 낮지 않아, 일상생활하기 편하다.

 

1년에 걸친 노력 끝에 마련한 임대주택을 민유는 청년 조합원에게 재임대했다. 방이 2개 딸린 60㎡ 집을 4명이서 공유하는데 드는 주거비용은 보증금 60만원에 월세 23만원. 복층구조인 4층은 동일한 보증금에 월세가 25만원이다. 저렴한 주거비용뿐만 아니라 쾌적한 주거환경까지 고려하면 입주자들은 만족도가 훨씬 높다고 입을 모은다.

 


▲402호에 살고 있는 황서연 씨(28세)가 복도에 앉아 컴퓨터 작업 중이다. 서연 씨는 학교 졸업 후 민달팽이유니온에서 사업팀장을 맡고 있다.

 

달팽이집에 입주하기 위한 조건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19세부터 39세의 청년 중 조합에 6구좌(30만원, 1구좌에 5만원) 이상을 개설한 유료조합원이어야 한다는 것. 입주를 위해 새로 등록한 신규조합원이여도 무방하다. 이렇게 지원자를 받은 후 두 달간의 워크숍과 세미나를 거쳐 입주자를 선발한다.

선정된 입주자들은 6개월마다 계약을 갱신하게 되는데, 계약연장은 전적으로 함께 사는 입주자들의 결정에 따른다. 공동생활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갖춘다면 1~2년마다 집을 옮겨야하는 불안을 덜 수 있다.

 


1,2 여성 입주자들이 사는 201호. 밥솥과 전자레인지 등 가전제품은 입주자들이 품앗이해 구입했다. 달팽이집 2호가 1호와 다른 점이 있다면 거실과 주방이 넓어졌다는 것.  공용공간이 넓어 입주자들이 더욱 자주 모이게 된다.

 

 

최근엔 공유의 범위를 마을로까지 확장하고 나섰다. 마당에 설치된 평상을 마을주민과 공유하는 무대로 만들려는 것. 영화상영회, 오픈식탁 등을 열고 주민을 초대할 계획이다. 서대문구청이 지원하는 마을사업에도 등록해 본격적인 사업으로 키울 생각이다.

달팽이집이 성공적인 임대주택모델로 사회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협동조합은 법인자격으로 임대계약을 맺기 때문에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전세권 대항력을 인정받지 못한다. 대안적 공유주택을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일층 로비 모습. 입주자들이 기증한 책으로 간이 도서관을 만들었다.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각자 공지사항을 만들어 벽에 붙여 공유한다.

 

5월 기준 민유 회원은 400여명이다. 구좌를 개설해 정기적으로 조합비를 내는 유료조합원은 150여명이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관심이 이어지는 만큼 달팽이집 공급계획도 속도가 붙었다. 서울시가 도심에 버려진 주택은 재활용하는 ‘빈집 프로젝트’와 협업해 3호를 낼 계획을 세웠다.

민유는 달팽이 걸음처럼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 중이다.

 

 

 


 

 

 mini INTERVIEW 

 

회사원 김강 씨(27세)

“사회초년생으로서 독립할 수 있는 기회”

 

 

주거비 부담을 줄인 달팽이집에서 사회인으로서의 자립을 시작한 김강 씨. 또래 청년들과 함께 북적이는 셰어하우스에 살면서 외롭지 않은 서울살이를 지내고 있다.

 

 

 

 

Q. 달팽이집에 어떻게 오게 됐나요?

A. 전라도에서 상경한 뒤 인천에 있는 친척집에서 살면서 서울로 출퇴근을 했어요. 하루에 꼬박 3시간이 걸렸어요. 회사와 가까운 곳에 살고 싶었죠. 무엇보다 사회인으로써 독립하고 싶어 마땅한 곳을 찾던 중에 달팽이집을 알게 됐어요. 사회초년생으로써 독립에 드는 비용이 부담스러웠는데, 이곳은 주거비가 저렴하거든요. 또 셰어하우스라 혼자살이가 처음인 제가 적응하기 수월했어요.

 

Q. 생활에 어떤 변화가 있나요?

A.  출퇴근 시간이 30분으로 짧아졌어요. 그만큼 남는 시간이 많아지니 일상이 풍부해졌어요. 취미생활도 시작하고 같이 사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기회도 많고요. 친척집에 살 때는 가족이 모두 바빠서 같이 밥 먹는 일이 손에 꼽힐 정도였어요. 이곳에선 늘 항상 같이 밥을 먹어요. 달팽이집생활은 외로울 틈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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