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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은 집]
행복을 부르는 핸드메이드 땅콩집

집을 짓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행복하기 위해 집을 짓기도 하고, 집을 짓고 나니 행복이 찾아오기도 한다.

마음 맞는 이웃과의 행복을 꿈꾸며 지었다는 분홍빛깔 땅콩집,

설계자이자 집주인 김정희 씨의 손맛까지 더해져 행복의 풍미가 가득하다.

취재 구선영 기자 사진 왕규태 기자 촬영협조 아날로그 아키 010-2534-7941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건축보단 사람에게 마음을 준 집 

동탄신도시 나루고등학교 정문 앞에 눈에 띄는 이층집 한 채가 서 있다. 1층에 빙 둘러 몽돌처럼 둥글 넙적한 인조석을 입고 2층에 분홍빛깔 스타코를 걸쳤다. 저마다 높낮이가 다른 지붕에는 붉은빛 스페니쉬 기와를 얹어 이국적인 풍취를 더했다.

 

이 집에는 두 가구가 살고 있다. 길게 뻗은 주택 정면에 사이좋게 배치된 현관문이 두 집 살림을 짐작케 한다.

“어느 날 고구마를 한가득 품고 찾아왔던 따스한 인연이 함께 살 집을 짓게 될 줄 어찌 상상이나 했을까요.”


 


1 101호 김정희 씨의 집으로 들어가는 진입로와 현관. 정원관리가 손쉽도록 바닥에 돌을 깔고 꽃잔디를 심었다. 2 주택 정면에 현관문이 나란히 마련됐다. 현관 위 테라스는 101호에서 사용한다.


 

이 집을 설계한 김정희(46·아날로그 아키 대표) 씨는 5년전쯤 두어 블록 떨어진 곳에 ‘퓨센’이라는 이름의 집을 지었다. 당시 2가구로 지은 집에 전세로 들어와 살던 ‘고구마 부부’가 또 다시 지금의 이웃이 되어 있다.

 

“살던 집을 팔고 새 집 지어 이사간다고 하니까 그 부부가 너무 속상해해서요. 그래서 함께 집 짓고 살기로 한 건데, 그분들한테는 생애 처음으로 소유하는 집이었으니 큰 의미죠.”

 

김씨는 건축을 전공한 후 실내디자인 및 설계 관련 CG작업을 해오다 5년 전 직접 디자인한 자신의 집이 소문이 나면서 주택설계 일이 크게 늘었다. 그러자, 집안에 온전한 사무공간이 필요해서 새 집의 도면까지 완성했는데 이웃 때문에 마음을 바꾸게 된 사연이다.

 

 

 

 

땅콩집을 짓자니 김 씨의 집은 애초 계획보다 좁아졌다. 사무 용도로 쓰려던 1층방 마저 옆집에 양보하기로 했다. 옆집 부부의 소원대로, 중병을 앓던 친정아버지는 자식의 생애 첫 집에서 생의 마지막 시간을 지내고 임종했다.

 

“집을 짓는다는 건 누군가의 꿈을 이루는 것이기도 하잖아요. 또, 건축을 매개체로 누군가와 소통하며 그들의 삶을 공유하는 작업이기도 하고요. 지금도 마음을 바꿔먹길 참 잘했다고 생각해요. 형제 이상으로 친한 이웃을 얻었으니까요.”

 

 

 

▲김정희 씨 남편의 뜻에 따라 분홍빛깔 스타코로 마감한 이층집. 날씨가 좋을 때는 화사함을 뽐낸다. 102호는 높은 천장과 다락층을 지니고 있다.

 

 

수제 감각으로 만든 따뜻한 집

101호. 김 씨의 집안으로 들어서자 따사로운 온기가 가득하다. 기본적으로 그녀가 설계하는 집들은 나무와 천연페인팅, 핸드메이드 질감의 수제 패브릭이 잘 어우러지는 특색을 지닌다.

 

천장을 2.9미터까지 살짝 높인 거실에는 집주인의 취향이 집약되어 있다. 직접 두드려 만든 DIY가구와 손바느질로 완성한 쿠션, 하얀 레이스 커튼과 목창의 조화는 목가적인 전원주택에 들어선 듯 설레임을 선사한다.

 

 

김정희 씨의 손재주로 꾸민 거실. 벽난로와 원목의 테를 두른 패브릭소파, 손바느질한 퀼트작품들 그리고 직접 만든 DIY가구들이 잘 어우러진다.

 

거실 한켠으로 둥그스름하게 파 놓은 아치형 입구 너머에는 크림 빛깔 주방이 자리하고 있다.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크림을 듬뿍 넣은 밀크티에 가까운 색으로 칠한” 싱크대 문짝은 포근하기 그지없다. 주방 벽에서 배경이 되고 있는 타일은 언제 보아도 질리지 않는 컬러로 골랐다. 대신 질감으로 만족한다는 게 그녀의 집 꾸밈 철학이다.

 

 

아치형 입구를 지닌 부엌과 식당 자리.

크림색 주방가구가 포근한 온기를 더해준다.

 

“배경이 되는 부분은 튀는 것을 최대한 자제해야 해요. 그래야 가구 하나를 놓아도 그 맛이 살아나요. 무엇보다 집안에서 사람이 편하게 살수 있고요.”

 

벽지보다는 페인팅, 컬러풀한 타일보다는 무채색 타일을 선호하는 이유다. 차가운 형광등보다 따뜻한 노란빛 전구를 좋아하는 그녀의 취향처럼, 공간마다 다른 모양의 다채로운 조명기구들이 분위기를 돋운다.

 

“사실 두 번째 집은 모던하게 짓고 싶었어요. 그런데 옆집에서 여성스럽고 따뜻한 프로방스풍을 원해서요. 먼저 집이 목가적인 프로방스풍 주택이었거든요. 그 집에서 무거운 부분만 덜어낸 샘이죠.”

 

 

초록의 자연이 내다보이는, 샹들리에로 은은한 멋을 낸 식당은 초대받고 싶은 공간이다.

 

 

첫 번째 지은 집 ‘퓨센’은 원목으로 만든 두툼한 서까래가 천장을 가로질렀다. 창틀도 원목의 거친 느낌과 질감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디자인했다. 그에 비하면, 땅콩집은 한결 가뿐해진 느낌이다. 천연의 재료는 유지하되 가볍고 슬림하게 적용하고 있다.

 

“살아보니 집은 밝아야겠더군요. 창도 군데군데 많이 냈어요. 크게 내기보다는 위치와 개수가 중요한 것 같아요. 동쪽도, 남쪽도, 서쪽도 햇살이 들어오는 곳은 작은 쪽창이라도 만들어서 햇살을 느낄 수 있게 했죠. 햇살은 돈 주고도 못사는 것이니까요.”

 

 

안방과 자녀들의 방이 모여있는 2층. 복도를 넓게 구성해서 제2의 거실처럼 사용한다.

 

 

세면대를 놓아 작은 공간을 이용한 화장실이

1층에 놓이게 되었다.

 

 

큰집 보단 작은 마당을 선택한 삶

올해 초 입주한 땅콩집 식구들은 봄이 되자마자 작은 정원바닥에 돌을 깔고 한줌 흙 사이마다 꽃 잔디를 심었다. 마당에 키 작은 나무들도 직접 식재했다. 5월이 되자 한층 무르익은 정원이 슬슬 마음에 든다.

 

“첫 집에서는 잔디정원을 만들었는데, 관리하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우린 바라보는 정원이 아니라 활용하는 정원이 좋겠다 싶어서 실용성을 염두에 두고 꾸며봤지요.”

 

동탄신도시 반송동에 이사 오기 전 그녀는 수원시에서도 가장 번잡한 수원역 인근 아파트에 살았다. 도심 속 아파트생활이 갑갑해서 자연을 찾아 캠핑을 즐기던 그녀의 가족들은 단독주택에 살면서부터 캠핑을 멈췄다고 한다.

 

그녀의 일상과 집짓기 이야기가 포스팅 되고 있는 블로그 ‘더 올리브 나무’에서 발견한 글귀가 마음을 흔든다. 아무리 각박한 세상이어도, 우리가 살아가는 집에 이 정도 즐거움은 머물러야하지 않을까.

 

 

카페엔 왜 가?

간단히 빵 사서 커피랑 데크에서 먹자. 그렇게 친구의 주문으로 브런치 야외카페가 되고.

막걸리 한잔할까? 그렇게 남편의 주문으로 간이 술집이 차려진다.

큰집보단 작은 마당을 선택하겠다던 어렴풋한 바람이 시간을 타고 눈앞에 현실이 되어 있는

그 작은 마당엔 봄이 한 가득이다.” 

2층 아들의 방. 손수 제작한 패브릭커튼이 멋스럽다.

 

2층 욕실. 분홍장미 스텐글라스를 넣어 문을 만들었다.



 

■PLAN

위치 경기도 화성시 반송동 183-5

지역지구 제2종일반주거지역,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택지개발지구)

용도 단독주택(2가구)

대지면적 251.90㎡

건축면적 150.76㎡

연면적 291.54㎡ 101호 131.65㎡ 102호 156.59㎡

건폐율 59.85%

용적율 114.43%

층수 지상2층

최고높이 8.5m

구조 경량목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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