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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를 준비하자08]
노인 대국 일본이 들려주는‘은퇴해법’

평일 낮 시간, 한국 백화점의 주요 고객은 유모차를 끈 젊은 주부라면

같은 시간대 일본 백화점의 VIP고객은 성인용 보행기를 밀고 있는 고령층이다

전체 인구 네 명 중 한 명이 65세 이상 고령 인구인 세계 최고 노인대국이기에 볼 수 있는 광경이리라. 이번 호에서는 살아있는 노후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의 사례를 통해 

고령 사회 대비 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자녀라는 이름의 함정

일본에서는 차나 명품, 해외여행에 흥미가 없고, 돈이나 출세에도 관심 없는 청년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들을 일컬어 사토리(さとり) 세대라 하는데, 사토리란 득도 혹은 자각을 뜻한다.

90년대 초 거품경제가 붕괴한 뒤 20년 이상의 장기침체를 겪으면서, 꿈이나 목표를 세워본들 이를 실현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세대이기 때문에 현실적이고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들은 취업 후 결혼을 하고 출산으로 이어지는 사회통념적인 인생 이벤트를 따르기보다 부모 집에 얹혀살면서 비용을 최소화하고, 소득의 대부분을 본인의 소비지출 극대화에만 할애한다.

일본의 사회학자 야마다 마사히로 교수는 결혼하지 않고 부모와 동거하는 미혼자를 패러사이트 싱글(Parasite Single)’ 기생충 자녀라고 명명했는데, 2012년 말 기준으로 일본 전체 인구 열 명 중 한 명이 넘는 1340만 명이 패러사이트 싱글에 해당한다.

 

게다가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들 중 35~44세에 해당하는 중년 미혼자도 305만 명이나 속해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부모에게 의지하려는 자녀는 노후를 준비하는데 있어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부모와 함께 사는 미혼 자녀를 일컬어 캥거루족이라 한다. 현재 전국의 캥거루족 수는 100만명에 지나지 않지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이른바 삼포세대가 양산되고 있는 만큼, 향후 캥거루족 수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자녀를 책임져야 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본인의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은 짧아지는 만큼 양육 한계점을 사전에 설정하여 어떤 일이 있어도 이를 꼭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늘어나는 빈집, 도심으로의 회귀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2004년을 기점으로 인구감소가 시작된 일본에서 주택시장의 최대 화두는 남아도는 빈집 처리다. 1960년대 말 이미 주택보급률 100%를 넘어선 일본은 전체 주택의 13% 이상인 756만 채가 빈집으로 남아 있다.

 

더욱이 도심에서 멀어질수록 그 비율은 높게 나타나는데, 지방 도시의 경우 전체 10채 중 2채는 빈집으로 조사된다. 젊은 세대뿐 아니라 고령자들도 교통, 의료, 쇼핑이 편리한 도심으로 이주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교외지역에서는 대중교통은 물론 편의시설 이용이 불편할뿐더러, 경제 불황의 여파로 동네 가게들이 문을 닫다 보니 집 근처에서 생필품을 구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일본정부가 구매난민(집 주변에서 생필품을 구하기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특별대책을 세우고 있을 정도다.

 

도심회귀현상은 철저한 계획 아래 건설된 신도시에서도 예외 없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타마(多摩) 뉴타운이다. 도쿄 도심에 집중된 인구를 분산시키기 위해 외곽으로 약 30km정도 떨어진 타마시에 일본 최대 규모의 신도시를 건설했지만, 유입 인구는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그 뿐 아니라 타마시로 전입한 인구 중 젊은 층을 중심으로 대거 도심유턴(U Turn) 현상이 나타나면서 슬럼화를 한층 가속시켰다. 그 결과, 현재 타마 신도시의 집값은 분양 당시 가격의 20~25% 수준까지 폭락한 상황이다.

 

한국도 인구증가율이 하락하면서 2019년부터 인구가 감소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총 인구 감소로 인한 빈집 발생은 일본의 사례처럼 도심보다 지방에서 훨씬 심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혼자 사는 1인 가구와 자녀 없이 부부만으로 구성된 2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도 주택 선호도 바꿔놓고 있다. 넓고 쾌적한 환경의 교외 지역보다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심을 선호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가구형태의 변화는 고령화 못지않게 주택시장의 선호도를 바꾸는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역 시절 월급을 대체할 금융장치

일본 시중 은행의 보통예금이자율은 연 0.02%. 은행에서 이자로 월 100만원 정도 받으려면 통장에 600억원이나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일본은 고령층이 전체 가계자산의 60% 이상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금 자산으로 600억원이상 소유한 개인은 손에 꼽을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정 부분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높은 수익을 내서 노후에 따박따박 고정적인 금액을 받을 수 있는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월지급식 펀드에 대한 인기는 단연 독보적이다.

 

1997년에 처음으로 등장한 1세대 월지급식 펀드는 미국이나 유럽 같은 일본에 비해 금리가 높으면서도 안정적인 국가의 국공채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하여 매달 수익의 일정부분을 지급했다. 이후 보다 많은 분배금을 원하는 고객층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투기등급 회사채(2세대), 부동산, 채권, 주식을 활용한 자산배분(3세대), 이머징 국가 채권(4세대), 기준통화 선택형(5세대) 등 고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기초자산이 점차 진화되어 왔다.

 

그 결과, 20143월 기준으로 월지급식 펀드의 총 규모는 약 37조엔(343조원)으로 전체 공모형 펀드 시장의 약 70%를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

일본투신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펀드를 보유한 연령대 중 70대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며, 심지어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월지급식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저금리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투자는 필수불가결한 선택이 된 셈이다

   

하지만 모든 투자에는 양면성이 존재하는 것처럼 월지급식 펀드 또한 활용법에 따라서는 달콤한 과실이 될 수도, 위협적인 독이 될 수도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투자상품의 구조와 위험수준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높은 분배금을 준다는 고위험 상품에 가입했다 노후자금을 날리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묻지마 투자로 인한 위험은 화끈한 한방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다. 노후준비가 부족하다 하여 모 아니면 도식의 투자는 절대 금물이다. 노후자금마련이 목적인만큼 안정성을 최우선시하면서, 무리한 투자보다는 지출을 줄이는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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