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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 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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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주택임대사업과 디자인연구 01]
원룸공실 극복하고 새 수익 창출한 디자인의 힘

지은 지 7년 남짓한 노후한 원룸이 공실에 허덕이고 있다.

어떻게 구출할 것인가.

건축주의 공실 극복 의지와 디자이너의 욕심이 만나 적절한 시너지 효과를 거둔

개포동 원룸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정리 구선영 기자 이원형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디자인의 힘은 세다

가끔 고객으로부터 자기가 지을 건물의 상권분석을 의뢰받을 때가 있다. 임대사업을 하고 싶은데 확신이 없어서이다. 자그마한 스마트폰 하나 살 때도 며칠간 결정하지 못해 끙끙 앓는 나 같은 사람을 알기에 그들의 고민을 백번 이해한다. 하물며 숙원 사업같은 건물을 지을 땅을 매입할 때는 어떻겠는가?

 

그 때 필자는 작은 유혹을 경험한다. 대략 아는 지식을 이용해서 부동산의 전문가처럼 행세하며 대충 둘러댈까? 역세권이니 캠퍼스권이니 유동인구니 하면서 누구나 아는 지식을 전문용어라는 옷을 입혀서 설득력 있게 말해볼까? 하지만 이내 포기한다. 내가 그 방면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정확하게 말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다. 어줍 잖게 아는 것도 모른다고 말하는 편이 훨씬 스마트한 것이다. 모르는 것을 제대로 모른다고 말해야 내가 아는 작은 것이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게 건물 신축을 의뢰하는 고객들에게 입지 분석에 대해서는 모르니, 당신의 빌라 신축 및 임대사업이 안된다고 말할까?

오히려 그 반대다. 어쩔 때는 사기꾼같이 들릴 말도 한다. 무조건 된다고 한다. 무조건 우리 회사와 계약하자고 한다.

왜, 디자인의 힘을 믿으니까.

 


 

 

‘초대하고 싶은 원룸’으로 리모델링

건축주의 공실극복 의지와 필자의 디자인 욕심이 적절하게 시너지를 낼 수 있었던 건축사례를 통해 디자인의 힘을 확인해 보자.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이면도로변 4층 규모의 허름한 원룸건물을 소유한 건축주 A씨는 공실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차,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의뢰해 왔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마을버스를 타고 10분간 이동한 후 다시 5분 정도를 걸어야 도착할 수 있는 곳으로, 건축주를 만나러 가는 동안 상권분석에 있어서는 비전문가인 필자조차도 입지 분석을 마칠 수 있었다.

 

공실 문제는 심각했다. 10여년이 지나 노후 흔적이 많은 건물인데다, 주변 신축원룸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다보니 신축 건물로 옮겨가는 세입자로 인해 공실률이 절반을 넘어섰다. 또한, 역세권과 다소 거리가 있는 주택가여서 임대가 쉽지 않았고 설령 임대가 되더라도 주변의 신축원룸이나 역세권의 풀옵션 오피스텔로 세입자를 뺏기고 있었다.

 

필자는 개포동 지역의 특성상 직장인 및 학생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유니크한 시스템가구를 내세운 ‘초대하고 싶은 원룸’이라는 콘셉트로 디자인 전략을 세웠다.

결과적으로 허름한 건물은 디자인의 힘으로 완전히 시냅스가 바뀌었다. 현재 그 집은 공실이 없다. 오히려 그 집에 입주하려면 경쟁을 뚫어야한다.

 

1억5000만원 투자해 수배의 가치 올려

8평형 원룸 10가구와 10평형 원룸 5가구 등 15가구를 리모델링하는데 든 비용은 총 1억5000만원. 리모델링을 마친 후 건축주는 주변시세보다도 10% 높게 임대료를 받고 있다.

 

원룸 한 채당 보증금 3000만원에 월임대료는 60만원으로, 1억5000만원의 공사비를 들여서 보증금 4억5000만원과 매달 월세수입총액 900만원에 달하는 새로운 수익을 창출한 것이다.

 

기존 건물을 리노베이션한 사례이기 때문에 투자수익률을 정확히 산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겠지만 건물 가치 또한 5억 이상 올랐다. 1억 5000만원의 공사비를 들여 3억원의 추가 보증금과 건물가격 5억원을 합한 총 8억원의 가치를 창출한 것이니 그야말로 대박의 환상을 실현한 셈이다. 이것이 바로 디자인의 매력이자 실질적인 가치인 것이다.

 

소형임대주택사업에서 디자인은 중요하다

모든 것을 디자인의 힘으로 몰아가는 것은 위험한 분석이다. 게다가 저마다 자신만의 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나 같은 디자이너가 이렇게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소리 높여 외치는 것 자체가 자가 당착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건물은 세월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어쩌면 건물은 당신의 일생과 수명을 같이 하거나 당신보다 오래 살 수 있다.

 

오랜 세월동안 공실 없이 롱런할 수 있는 안정된 임대주택을 원하면서 디자인이란 기둥을 무시하면 무너져버린다. 신축해서 2,3년은 공실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사이클이 한 번 지나간 후가 문제다. 소형임대주택사업에서 디자인이 모든 것은 아니다. 하지만 디자인은 중요하다.

 

좋은 집을 지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지만 최상의 집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면 차이는 디자인일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최고의 디자이너를 찾으라. 어쩌면 입지 분석보다 더 중요한 것이 디자이너 분석일지도 모른다.

 


적은 비용으로 살고싶은 원룸 만드는

디테일 아이디어

개포동 원룸주택은 마치 조그마한 부티크 호텔의 방을 들여다보는 듯한 재미를 준다. 층마다 테마를 달리하고 차별된 콘셉트를 적용하는 방법으로 소비자로 하여금 선택의 폭을 넓히는 전략을 세웠다.

 

301호_공간분리형 오픈 가벽

9평 남짓한 공간. 클라이언트는 처음에 벽을 쌓아서 공간에 방 하나를 더 만들자고 제안했다. 임대수익적인 면에서 더 나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필자는 반대했다. 홍보용으로는 투룸이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어차피 작은 공간이고 혼자 사는 원룸의 특성상 별로 유용할 것 같지 않았다. 가뜩이나 작은 공간이 더 작게 보이기 마련이다.

 

 

 일부만 가린 가벽이 공간을 적절히 분리하면서 개방감도 확보하는 장치가 되고 있다.

  

대신 디자인이 들어간 오픈된 가벽 하나를 설치하기로 했다. 방의 포인트를 노란색으로 잡고 노란색의 펜던트 조명과 맞춰 노란색 게이트를 설치하고 게이트 뒤에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하여 필요하면 문을 닫되, 평소에는 열어놓는 컨셉이다. 그래서 일종의 주방공간을 게이트의 전면에 위치하게 하고, 침실 공간은 게이트의 후면에 위치시켜 기능공간의 분리를 시도했다.

 

큰 돈 들이지 않는 아이디어였는데 결과는 대 성공을 거뒀다. 기능적으로 분리가 되어 투룸의 효과를 줄 수 있었고 평소에는 열어놓고 살게 되어 시각적으로 답답함도 없고, 가벽 하나로 디자인적 포인트를 줄 수 있었다. 작은 원룸이지만 소형 거실, 소형 침실이 생긴 셈이다.

원룸은 수익형 건물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과도한 비용으로 진행할 수는 없다. 방 한가운데에 있는 간단한 가벽과 포인트로 비용대비 효율성을 실현했던 작은 방이다.

 

204호_얼룩말 접이식 도어

원룸의 가장 큰 단점은 방이 좁은 것이다. 그래서 수납계획을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 세간이 너저분하게 어질러져 보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주방공간이 대개 입구에 배치되기 때문에 정리가 안 되어 보이고, 공간을 더 좁아 보이게 만든다.

 

204호는 입구에 놓여 있는 신발장과 소형냉장고, 싱크대, 전자렌지 등을 가릴 수 있는 얼룩말이 그려진 도어를 설치해 지저분한 세간을 가릴 수 있는 기능을 하게 만들었다. 평소에는 닫고 있고 필요하면 여는 형식이다.

 

 

 현관에서 시작되어 주방까지 이어지는 붙박이가구에

얼룩말이 그려진 접이식 도어를 설치했다. 도어 안에는 콤팩트한 주방이 숨어있다.

 

또한 침대와 주방공간을 벽으로 막지 않고 장식수납장을 이용하여 기능적인 분리 및 시각적인 포인트를 주어 답답하지 않게 하였다. 원룸이지만 간단한 소파와 테이블 같은 소품들을 적절히 배치하여 간이 거실의 느낌을 주었다.

 

소파와 책상 등을 배치해 거실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침대와 소파 사이에 일부가 오픈된 가벽을 세우니

공간이 자연스럽게 분리되고 소통된다.

 

 

504호_구석구석 수납공간과 미니바

원룸은 수납공간싸움이다. 말 그대로 원룸이기 때문에 공간이 협소하고 일종의 공실 없는 명품원룸을 만들자면 수납공간에 대한 주의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수많은 원룸공간을 설계하다보니 이제는 원룸 및 소형 오피스텔에 대한 경험이 많이 쌓였지만 초창기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 같다.

주로 아파트나 주택설계의 일반적인 고찰을 가지고 접근하다보니 원룸 이용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설계가 부족했다. 가령, 일반적인 주거에서는 주방에 대한 중요성이 크다. 같은 공간이라면, 비용이 허락된다면 최대한 주방 싱크대의 사이즈를 넓게 해주는 것이 좋은 설계이다.

 

 좁은 원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없는 가구가 없고, 구석구석 촘촘하게 계획된 수납공간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원룸에서도 주방공간이 중요할까. 원룸은 그렇지 않다. 원룸 수요자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하다 보면 상당수의 원룸 이용자들이 집에서 요리를 하지 않는 것을 알게 된다. 대신 수납공간, 특히 옷장을 넓게 해달라는 요구가 가장 많다. 그 사실을 안 뒤로는 주방의 사이즈는 되도록 콤팩트하게 설계하고 최대한 옷장의 사이즈를 넓게 설계한다. 별것 아니지만 중요한 포인트다.

 

504호는 5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지만 곳곳에 수납공간이 있다. 그리고 작은 미니바를 설치하여 간단한 식탁공간을 만들어서 아기자기한 구성이 되도록 했다.

 

 

 원룸세입자들이 음식 조리를 잘 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

주방을 콤팩트하게 설계하고나머지 공간을 수납에 주력했다.

 

304호_미니 붙박이 소파

방마다 다른 테마의 디자인을 가지고 다른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은 좋지만 방 하나마다 컨셉을 달리해서 적용한다면 공사적인 면에서 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304호는 301호와 구조가 같되, 방의 컬러를 다르게 적용하여 다른 방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붙박이 가구처럼 미니 붙박이 소파를 설치해 아기자기한 공간을 구성했다. 약간의 변화를 주어 다른 방처럼 보이게 하는 전략이다.

 

 

 붙박이 미니 소파와 하단 서랍장을 마련해 둔 것이 보인다.

 

붉은 컬러로 포인트를 준 원룸. 컬러만 바꾸어도 다른 느낌을 준다.

 

 

이원형

(주)림스종합건설 이사. 건국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학과를 졸업한 이후 인테리어와 시공분야에서 두루 쌓은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수익형건물의 메이크업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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