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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건축이야기]
21세기 동아시아 네트워크시티에 부산의 미래 있다

한반도의 관문도시에서 한때 중국과 유럽대륙을 잇는 태평양의 관문도시로의 역할도 했던 부산에 21세기 들어 중국의 급성장과 함께 큰 도약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전세계 항만중 부산만큼 주요한 흐름을 점하고 있는 곳은 없다.

마크로 스케일에서 본 입지는 세계 최강이다. 부산을 동아시아의 네트워크 시티로 만들기 위한 ‘대부산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

글·사진 김석철(국가건축정책위원장·아키반건축도시연구원장)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 부산의 야경 모습 

 


관문도시 부산

부산은 1876년 개항되면서 도시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반도의 관문도시로 개항되었으나 개항 당시 제 역할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본격적으로 부산이 한반도의 관문도시로서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은 1905년 경부선이 개통되면서이다. 경부선은 서울과 부산을 잇는 철도이며 일본과 한반도와 대륙을 잇는 길이었다.

 

 

1 부산 1960년대 모습_해운대역 일대 모습 2 부산 1970년대 모습_부산항 일대 모습

 

일본이 대륙으로 가기 위해서는 부산에 와서 경부선을 타고 서울을 지나 만주로, 중국대륙으로 가야 했다. 부산은 바다로부터의 흐름이 최초로 대륙과 반도에 닿는 곳이었다. 대륙으로 진출하고자 하던 일본이 가장 필요로 하던 곳이 부산이었다.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잇는 관부연락선이 닿고 경부선이 시작되어 한반도를 관통해서 대륙으로 가는 교두보의 도시가 부산이었다. 당시 부산의 역할은 한반도의 관문 도시가 아니라 대륙의 관문도시였던 것이다. 중국에 제대로 된 항만이 없어 일본과 세계의 흐름은 부산을 거쳐 중국대륙으로 간 것이다.

 

▲ 현재 부산항 일대 모습

 

부산은 중국대륙과 만주와 러시아와 유럽으로 가는 태평양의 관문도시로, 1930년대 인구 30만으로 세계적 규모의 도시로 성장했고 서울보다 큰 가능성을 가진 도시로 커가고 있었다.

부산이 시작될 때는 한반도의 관문도시였으나 일본이 한국을 강점하고 중국 대륙으로 진출하면서 부산이 중국과 한반도와 일본을 잇는 동아시아의 관문도시가 된 것이다. 당시 부산은 십자군전쟁 때의 베네치아, 2차 세계대전의 뉴욕과 같은 역할을 담당했다.

 

 

▲ 신(新)부산전략_동아시아 네트워크시티

 

해방 후 남북이 분단되고 중국이 공산화 되면서 부산을 통하던 물류와 사람들, 문명과 문화교류의 대부분이 목표를 잃었다. 부산은 단순한 한반도 이남의 관문도시로 역할이 축소되었고 인천이 서울 · 수도권의 관문도시로서 상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부산이 다시 일어선 것은 한국전쟁 이후다. 부산이 임시수도가 되어 잠시나마 한반도의 중심도시 역할을 하게 되고 일본과 미국으로부터의 흐름이 부산에 닿아, 부산 · 서울을 잇는 경부선이 한반도 경제건설의 주축이 되면서 부산은 한반도의 제2도시로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부산항과 경부선 철도와 도로 연관지역에 주요 산업도시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 부산을 중심으로 한 세계주요항로

 


중국의 급성장과 함께 다가오는 기회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이동할 때 대도시의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다음 단계로 공단도시가 들어서는 선진국 모델과 달리 경제개발계획에 따른 산업도시가 대도시의 제조업을 압도했다. 울산, 포항, 창원, 구미 등의 산업공단은 한국경제의 견인차가 되었고 부산은 수출입을 담당하는 제1항구로 자리잡았다. 여기서 부산의 문제가 생겼다.

부산에 산업이 생기고 부산 주변이 공업화되고 부산에 서비스산업이 일어났어야 하는데 산업은 울산과 포항과 창원과 구미가 담당하고 서비스산업은 서울에 집중하여 부산은 항만으로만 남은 것이다.

 

뉴욕의 산업화가 뉴욕항을 중심으로 여러 단계에 걸친 산업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이리운하를 통해 오대호의 내륙공업지역과 연결되면서 뉴욕이 세계도시로 확대된 것에 비해 부산은 스스로의 공업화, 산업화를 이루지 못하고 공단도시들의 항만기능에 국한된 채 핵심산업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임시수도였을 때 몰려든 인구와 항만도시적 속성의 유동인구와 무분별한 도시확장에 의해 도시는 계속 팽창하고 제대로 된 산업은 없으면서 인구는 계속 집중하여 부산의 혼돈이 시작된 것이다.

 

 

▲ 부산과 동아시아의 주요 항만

 

그런 혼돈의 도시 부산에 21세기 들어 크나큰 도약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2000년대 중국의 급성장과 함께 부산은 60년 전에 중국대륙의 교두보와 태평양의 관문도시로 비상했던 때와 같은 상황을 다시 맞게 되었다. 중국의 개혁과 개방 이후, 세계에서 가장 큰 수출입 물동량이 중국과 한반도와 미대륙과 일본 사이에 일어나게 되고 흐름의 주 라인이 부산을 지나게 된 것이다. 세계 2번째 경제대국으로 일어선 일본의 물류가 유럽으로 갈 때도 부산을 지나지 않을 수 없다.

부산은 1876년 개항 이후 경부선이 개통된 1905년 중국대륙과 한반도의 통합 관문도시가 되어 첫 번째 황금기를 맞았다. 해방 이후 한반도 이남의 항만으로 축소되어 공업화, 산업화 과정 속에 한반도의 항만 역할만을 하고 있다가 중국의 개혁과 개방 이후 해방 전에 가졌던 것보다 더 큰 가능성을 가진 세계적인 네트워크 시티가 될 수 있는 입지를 갖게 된 것이다.

 

 

▲ 부산의 주요 항만 및 공항 인프라

 

전세계 항만 중 부산만큼 주요한 흐름을 점하고 있는 곳은 없다. 세계의 물동량 흐름으로 볼 때 1차 세계대전 전후의 런던, 2차 세계대전 전후의 뉴욕만한 큰 흐름의 길목에 부산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은 해방 전에는 한반도의 관문도시로서 중국대륙의 교두보 역할을 했고 해방 이후는 한반도의 임시수도와 영남 공업 도시의 물류중심도시 역할만을 했으나 이제는 세계적인 물류흐름의 길목에 선 세계최강의 네트워크 시티로서의 가능성을 갖게 된 것이다. 100년 동안의 게이트 시티로부터 21C의 네트워크 시티로의 대변혁의 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 부산항 전경

 


세계 최강의 입지를 가진 부산

이런 상황 속에서 부산이 갖고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은 무엇인가를 아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부산의 가능성과 잠재력은 영남 일원의 도시중심과 세계 최강의 물류흐름 길목에 자리한 네트워크 시티로서의 입지에 있다.

부산은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산업도시인 울산과 창원을 배후도시로 한 창조적 산업도시, 서비스 산업도시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뉴욕이 창조적 산업, 서비스 산업 등으로 미동부의 세계도시가 된 데 비해 부산은 단순한 수출입항으로서의 역할만 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이용한 어반 클러스터링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부산항에 정박한 컨테이너들

 

두 번째 네트워크 시티로서의 잠재력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단순히 항만증설로만 대응하고 있다. 항만도시가 관문도시가 아닌 네트워크 시티가 되려면 물류의 거점도시 다음 단계의 산업도시화 역할을 겸해야 한다. 배후공단을 기획하고 있으나 거기에 걸맞는 서비스 산업과 창조적 산업으로의 도약을 포함하는 산업전략을 갖고 있지 못하다. 런던과 로테르담과 뉴욕과 같은 흐름의 맥점에 있으면서 그 흐름 속에서 새로운 것을 창출해내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두 가지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부산이 도시로서의 경쟁력을 가져야 하고 지속적 경쟁력을 위한 삶의 질을 가져가야 한다. 부산은 항만으로서의 가능한 경쟁력은 있으나 항만의 경쟁력이 연관산업을 일으켜 도시를 끌고 가는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물류로 네트워킹되는 산업 클러스터를 끌어안는 어반 클러스터링의 핵이 되는 중심도시로서의 역할도 못하고 있는 것은 도시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 신(新)부산전략_관문도시화

 

 

▲ 현(現)부산의 문제점 분석

 

부산은 바다를 면한 도시이면서도 바다를 면한 도시구역과 안 도시구역의 흐름이 유기적으로 연관되지 못하여 해안과 도시가 상극의 현상을 이루고 있다. 맨하탄의 경우 중성격자에 의해 완벽히 구획된 내부질서와 강안과 해안을 따라 이어진 해안링크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런던의 경우 도버해협으로부터 템즈강으로 이어지는 산업화 도시구역이 런던으로 집합되고, 로테르담에서도 라인강의 북해로부터의 흐름이 연관산업을 이어가는 도시구조로 확대되어 있다.

 

부산에 350만 인구가 있으나 세계최고의 입지를 가진 항만도시의 2단계, 3단계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또 350만 인구가 세계적 공단도시들을 아우르는 강력한 서비스 산업을 이끌고 있지도 못하고 창조적 산업은 시작도 못하고 있다. 350만 시민은 그냥 부산에 모여서 사는 것이다. 부산이 갖고 있는 가능성과 잠재력의 도전을 350만 인구가 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부산의 항만 특별도시구역 개념도

 

그 이유는 무엇인가? 도시는 경제를 만들어 내는 거대한 매커니즘이다. 도시라는 매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때, 즉 도시의 어반 스트럭쳐와 어반 컨텐츠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그 도시가 제대로 성장할 수 없는 것이다. 템즈강 주변을 한강같이 아파트들이 장악하고 로테르담의 라인강 하구에 상업기능이 혼재되고, 맨하탄의 다운타운을 공장들이 점거했으면 런던이나 로테르담이나 맨하탄은 없었다.

 

부산을 마크로 스케일에서 본 입지는 현재로서는 세계최강이다. 배후인구와 물동량으로만 보면 상하이가 더 강력하다고 볼 수 있으나 상하이는 어반 네트워킹을 일으킬 가능성은 떨어진다.

부산은 이제는 동아시아의 네트워크 시티가 되어야 한다. 네트워크 시티가 되기 위해서는 부산이 네트워크 시티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최대한 살리는 도시구조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부산은 350만 인구가 가능성과 잠재력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부하로 작용하고 있다.

 

 

▲ 부산을 대표하는 해운대의 모습_이미 해변 주변이 고밀도 개발되었다.

 


‘대(大)부산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

그러면 어떻게 부산이 현재 처한 어려움과 도전을 창조적인 응전으로 만들 수 있겠는가? 부산이 세계화 도시가 되기 위해선 스케일을 키운 대(大)부산 마스터플랜이 있어야 한다. 대부산 마스터플랜은 울산, 창원과 광양을 부산의 배후도시로서 끌어안고 낙동강 연안의 도시를 부산으로 끌어와 부산을 1000만 인구의 대도시권으로 부상하게 하는 것이다.

부산이 홀로 서서는 부산으로서의 도전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문제점을 해결하지도 못한다. 주변 산업도시와 광양에 이르는 해안링크와 낙동강 도시연합을 집합한 산업 클라스터를 기반으로 한 어반 클러스터를 이루는 대전략을 기획해야 한다. 그러한 전략을 기반으로 할 때 부산이 현재 가지고 있는 입지를 살려서 부산을 세계도시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러한 비전을 상징할 수 있는 사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부산이 영남과 한반도 해안링크의 중심도시가 되어 서울 수도권과 짝을 이루는 세계도시가 되고 부산이 뉴욕, 로테르담, 상하이와 겨룰만한 세계적 산업도시가 되자면, 그러한 것을 세계에 말할 수 있고 부산사람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세계화 도시구역'을 만들어야 한다. 과연 그러한 일이 가능한 것인가?

도시의 구조개혁은 50년, 100년이 걸리는 일이다. 런던이 세계도시가 되는 과정 중에 먼저 한 일은 템즈강 주변과 더시티를 집중개발하는 것이었다. 맨하탄의 월스트리트와 타임스퀘어, 도쿄의 신주쿠와 긴자, 상하이의 푸동과 겨룰 수 있는 세계화 도시구역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한 세계화 도시구역을 만드는 것은 서울에서는 어렵다. 부산에서 가능한 것은 부산이 세계의 흐름에 서 있는 바다도시이기 때문이다.

 

 

1 로테르담의 도시전경 2 뉴욕항과 로어맨해튼의 모습 3 후쿠오카 도시전경 4 상하이의 도시전경

 

경부선이 시작하던 옛 부산역과 일본과 태평양으로부터의 흐름이 닿던 관부연락선의 자리, 제1부두와 옛 시청과 영도다리와 자갈치와 용두산은 부산이 시작된 부산의 심장과 머리와 같은 곳이다. 자갈치에서 제1부두까지의 해안을 강력한 해안링크의 세계화 도시구역으로 만들고 이를 영도다리를 통해서 용두산에 이어야 한다. 혼돈의 도시 부산 비전의 요체는 세계 어느 도시보다 창조적인 워터프론트를 만드는 일이고 그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부산은 문제의 도시가 아니라 도전의 도시다. 부산의 도전이 한반도와 중국과 태평양의 교두보인데서 비롯되었듯이 부산의 문제는 동아시아의 관문도시와 세계적 네트워크 시티 개념으로서 풀어야 한다.

 

세계 어디에도 부산만큼 문제와 가능성이 많은 도시도 없다. 부산의 문제는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고 영남권 전체의 문제이자 세계로 향하는 한반도 해안 모두의 문제다. 부산을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적인 네트워크 시티로 발전시킬 수만 있다면, 부산권역이 수도권의 과밀과 비효율 그리고 지방분권을 동시에 해결하여 국가의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한반도 전체의 게이트 시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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