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은 익숙하다. 유일한 의무보험으로 자동차 소유주는 무조건 가입해야 한다. 의무보험이라는 요건 때문에 일종의 세금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게다가 사고가 나지 않으면 납입한 보험료는 전액 사라진다. 아까운 부분이다.

그러나 자동차보험은 자동차 소유주에게 반드시 필요하며, 세부적인 내용까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사고 시 작은 차이로 엄청난 보상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의무가입 책임보험과 임의가입 종합보험

자동차보험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차를 가지고 있는 소유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책임보험과 임의가입하는 종합보험으로 나뉜다. 책임보험은 자동차사고로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사망하게 한 경우를 보상하는 대인배상과 자동차사고로 다른 사람의 차량이나 재물을 파손한 경우 배상하는 대물배상 2가지를 말한다. 대인배상은 사망이나 후유장해시 최고 1억원을 보상하고 부상의 경우 최고 2000만원을 보상한다. 대물은 최저 1000만원을 보상한다.

대인배상은 또 다시 대인배상Ⅰ, 대인배상Ⅱ로 구분된다. 대인배상Ⅰ은 책임보험이다. 자동차사고로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사망하게 한 경우 보상한다. 대인배상Ⅱ는 대인배상에서 지급되는 금액을 초과하는 범위를 무한대까지 보장한다.

대물배상은 자동차사고로 다른 사람의 차량이나 재물을 파손한 경우 이를 배상해주는 담보다. 최고 10억원까지 선택 가입할 수 있다. 대인배상이 Ⅰ, Ⅱ로 구분되어 있는 것과 달리 하나의 담보로 보상한다. 최근 고급수입차의 증가로 가입금액을 2억원 이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자차’라고 부르는 ‘자기차량손해담보’도 있다. 가입자의 자동차에 직접적으로 생긴 손해를 보상한다. 이 경우 통상 자동차에 붙어 있거나 장착되어 있는 부속품과 부속기계장치를 같이 보상한다. 그러나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부식이나 마멸, 흠 등은 보상하지 않고 도난으로 인한 손해도 보상하지 않는다. 자동차를 운송 중에 발생한 사고도 보상하지 않는다.

자차의 물적할증 기준은 최소 50만원에서 최고 200만원까지 50만원 단위로 4단계를 설정할 수 있다. 자차 금액이 적을수록 보험료도 낮아진다. 최근 수입차 증가와 차량가격 상승으로 자차 기준 금액은 200만원이다. 차량가액이 1377만원인 YF소나타 2011년식으로 41세 남자가 1인 한정, ABS 2개, 도난방지장치 장착 및 오토차량 기준으로 삼성화재 자동차보험에서 보험료를 책정하면, 자차 50만원은 약 88만4000원, 자차 200만원은 약 90만7000원으로 약 2만3000원 차이가 발생한다.

자동차상해담보는 가입하는 것이 현명

사람들이 가장 헷갈리는 것 중 하나가 자기신체사고와 자동차상해담보다. 자동차사고로 가입자가 사망하거나 다친 경우 보상하는 담보라는 점은 같지만 보상 기준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자동차상해담보를 가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흔히 ‘자손’이라고 부르는 자기신체사고는 치료비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자상’이라고 부르는 자동차상해담보는 치료비는 물론 향후 치료비, 위자료, 휴업손해 및 합의금도 보상이 가능하다. 또한 자손의 경우 등급별 한도가 있어 이를 초과하는 치료비는 보상이 불가능하다. 반면 자상은 상해 등급이 정해져 있지 않아 가입한도 내라면 충분한 보상이 가능하다. 자손은 운전자만 보상 가능한 반면 자상은 동승자도 보상된다. 안전띠 미착용 등에 대한 감액 보상에 대해서도 자손은 10~20% 감액보상 되나 자상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A씨가 B씨를 태우고 운행 중 앞차를 들이받아 100% 가해로 사고를 냈다. A씨는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 흉부와 어깨 그리고 손목에 부상을 입고 2주간 입원 후 2주간 통원치료를 받았다. 동승자 B씨도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2주간 입원 후 1주간 통원치료를 받았다.

운전자의 A씨의 병원비는 380만원, 동승자 B씨는 220만원의 병원비가 발생했다. A씨와 B씨의 부상급수는 모두 8급이었다.

자손의 경우 휴업손해나 위자료 보상이 불가능하고 동승자에 대한 보상도 안 된다. 부상급수별로 한도가 있어 실제 치료비 전액을 보상받지도 못한다. 안전벨트 미착용에 대한 과실까지 있어 보상한도의 20%까지 감액되었다.

반면 자상의 경우 안전벨트 미착용에 대한 감액 없이 동승자까지 전액 치료비 보상을 받았으며, 휴업손해와 위자료 및 기타 손해배상금도 받을 수 있다.

자동차보험 가입시 자상으로 부상 치료비 한도 3000만원에 사망이나 후유장애 보상 한도 1억원을 선택하면 보험료는 약 93만8000원이으로 같은 한도의 자손담보보다 약 3만7000원 보험료가 높다. 그러나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자상으로 가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고정욱

종합금융컨설팅업체 밸류인베스트코리아에서 수석팀장을 역임하며, 칼럼과 강의를 통해 금융소비자 스스로 재무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기업 및 CEO들을 위한 금융컨설팅은 물론, 상속과 증여, 세무 컨설팅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