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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택건설업계의 마케팅 전략]
시장 개척과 상품 개발, 적극적 마케팅으로 활로 연다

일본 주택건설회사들의 마케팅 전략은 다양하다. 유명배우나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광고가 일반적이지만, 기술개발을 브랜드로 내거는 전통적인 전략도 여전히 남아 있다. 최근에는 12인 가구를 위한 주택이나 고령화에 대비한 마케팅 전략도 눈에 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회사의 미래를 위한 마케팅 활동에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글 최승철(이룸디앤씨 이사)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일본 큐슈의 중심도시 후쿠오카의 유명 맨션 브랜드 넥서스’. 후쿠오카 지쇼라는 이 고장 주택전문건설회사가 짓는 명품 맨션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영문 ‘Next’‘Us’의 합성어로 지어진 이 브랜드가 처음 사용된 것은 20년 전이다. 후쿠오카 교외 카시이 지역에 세계적인 건축가들을 초빙해 그들이 꿈꾸는 공동주택을 짓도록 했다.

 

일본 국내외의 주목을 받은 이 프로젝트로 넥서스라는 브랜드는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최초의 넥서스 타운은 지금도 건축가 지망생들이 필수적으로 가봐야 할 순례지로 꼽힌다. 후쿠오카 지쇼는 넥서스라는 명품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마케팅 방법으로 명품 맨션을 지었고 그 전략은 성공했디.

 

 

애니메이션 적극 활용, 광고소구력 높여

경영학에서 말하는 마케팅이란 자사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경쟁사의 그것보다 우선적으로 선택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행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쉽게 말해 자기 회사 제품을 잘 팔기 위한 활동을 마케팅이라고 한다. 회사의 존립을 위한 모든 활동이 마케팅인 것이다.

 

버블 붕괴후 힘든 세월을 지나 온 일본기업, 특히 주택건설사들에게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마케팅의 기본은 시장에 주목하는 것이다. 일본 주택건설사들도 일본인, 그리고 일본 주택시장의 특징과 변화에 주목한다.

 

일본인들은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습니다. 주택건설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당장 판매하는 주택에 대한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건설회사나 디벨로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마케팅도 꾸준하게 펼쳐가는 것이죠.”

 

오사카 지쇼 영업부 키무라 쇼지씨(45)는 일본인들에게는 신뢰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 같은 작은 회사는 짓는 주택을 판매하기 위한 전략 이상은 생각하지 못하지만 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 자체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마케팅 전략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종합부동산회사나 주택전문건설회사들은 수요자들에게 기업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택건설회사들이 아파트 분양에 맞춰 마케팅 활동을 집중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케팅을 위한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광고활동이다. 신문, 잡지, 방송은 물론 요즘은 인터넷과 모바일 광고까지, 광고는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마케팅 수단이다. 문제는 어떻게 광고효과를 극대화하느냐에 있다.

 

2013년 일본 TV에 공개되었던 유명한 CF ‘크로스 로드’. 어촌에 사는 여학생과 도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부를 한 남학생이 도쿄의 유명대학에 합격해 만난다는 간단한 이야기를 2분짜리 애니메이션에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언어의 정원으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이다.

 

지나치게 퀄리티가 높다는 평가까지도 받은 이 애니메이션은 ‘Z라는 통신교육업체의 광고였다. CFZ회의 통신교육 효과가 탁월하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주입하려 들지 않는다. 동화처럼 예쁘고 짧은 드라마를 보는 감동 속에 자사 상품이 얼마나 뛰어난 것인지를 슬쩍 끼워넣었을 뿐이다. 세인들의 상식을 깨는 놀라운 광고전략으로 유명한 Z회는 이 CF로 또 하나의 방점을 찍었다.

 

일본 기업들이 광고전략 가운데 첫 손가락으로 꼽는 것은 세상의 눈길을 사로잡는다는 것이다. 그 방법으로 많이 사용되는 것이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만큼 일본 국민들을 무방비 상태로 만드는 친근한 미디어도 없기 때문이다.

 

만화 천국 일본.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일본인들은 만화와 함께 한다. 도쿄 이케부쿠로에 있는 한 만화전문서점은 지하 1층에서 5층까지 서가와 진열대마다 만화로 가득 차 있다. 어린이용 동화에서 성인용 19금 만화까지 다양한 장르의 만화가 매일 수천권씩 팔려나간다. 이런 만화전문점이 한두곳이 아니다.

 

한국의 피씨방과 유사한 미디어 카페에는 만화가 필수다. 피씨를 이용하는 사람보다는 만화를 보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다. 그만큼 만화는 일본인들의 생활의 한 부분이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CF는 소구력도 높다.

 

주택건설사나 디벨로퍼들의 애니메이션 광고도 적지 않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타이세이 건설(大成建設) 연작 CF는 특히 유명하다.

 

베트남 노이바이 공항과 스리랑카 고속도로, 보스포러스 터널, 카타르 신도하 국제공항 등 타이세이 건설의 해외 공사를 주제로 한 30초 짜리 CF들은 광고계를 평정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타이세이 건설은 탄탄한 해외건설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쌓는 데 성공했다.

 

2013년 신카이 마코토가 그의 신작 언어의 정원과 함께 발표해 극장에서 함께 상영되었던 6분짜리 애니메이션 누군가의 시선은 노무라 부동산의 맨션 브랜드 프라우도를 단숨에 대중적으로 널리 알리는 데 엄청난 공헌을 했다. 그의 감성적인 접근방법은 일본인들의 감성 코드와 같은 주파수를 갖고 있다.

 

 

틈새시장 공략히는 적극적인 마케팅

만화에서 불가능한 일은 없다. 만화와 함께 살아가는 일본인들은 만화 같은 삶을 동경하고 실행에 옮기기도 한다. 기업들은 이런 심리를 활용한다. 예를 들자면 건담이란 로보트를 만든다거나 은하철도 999의 레일을 제작한다거나 하는 등의 엉뚱한 일들을 실제로 해치워 버린다. 일본인들이 꾸는 꿈을 눈앞에 펼쳐보이는 것이다. 기업도 그들과 같은 꿈을 꾸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간다는 걸 알려주는 것, 그것이 마케팅의 시작이다.

 

일본의 만화 문화는 창의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글로, 교과서로 배우는 것과는 다른 영향을 주는 거죠. 자유로운 상상이 창의력의 원동력이 되는 겁니다. 또 그림 위주의 만화를 접하다 보니 시각 디자인 분야도 다른 나라보다 더 빨리 발전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디자이너 포럼 객원기자 박영민씨의 말이다.

 

유명 배우를 모델로 삼아 기업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도 여전히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법이다.

종합부동산사 미쓰이 부동산의 메인 모델은 인기 여배우 아오이 유우. 순수 미인으로 알려져 있는 이 배우를 내세워 미쓰이 부동산의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유명 화장품 브랜드나 고급 가전 브랜드 모델로만 나서왔던 아오이 유우를 메인 모델로 세우면서 마쓰이 부동산은 일본 최고의 종합부동산 회사라는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일본 주택건설사들이 가장 큰 마케팅 전략으로 꼽는 것은 보다 적극적인 시장 개척과 상품 개발이다. 수요자들의 취향과 동향을 한 발 앞서 파악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내놓는 것 이상의 효과적인 마케팅은 없다고 믿는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일본 주요 도시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콤팩트 맨션은 보다 특화된 시장을 찾던 주택건설사들이 만들어 낸 새로운 틈새시장 상품이다. 콤팩트 맨션이란 쉽게 말하자면 늘어만 가는 1~2인 가구를 타켓으로 하는 소형주택을 말한다. 그 이전에도 원룸 주택 등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작으면 불편하다는 일반적인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실제로 소형주택들은 작고 불편했다. 하지만 신세대 젊은 층들이 늘어나면서 작더라도 스마트한 주택을 원하는 수요가 생겼다. 이들은 집값이 조금 비싸더라도 기왕이면 좋은 집을 선택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주택이 필요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원룸보다는 크고 일반 아파트보다는 작은 전용면적 30~50규모의 소형주택이다. 외래어로 이름 짓기를 좋아하는 일본인들 답게 콤팩트 맨션이란 새로운 이름을 붙였다. 신세대 취향의 세련된 디자인과 깔끔하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콤팩트 맨션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콤팩트 맨션은 교통이 편리하고 편의시설을 갖춘 도심에 공급되며 24시간 경비 시스템 등 보안이 철저한 것이 특징이다. 욕실과 부엌의 쾌적성을 강조하고 수납공간 확보와 환기소음 등에도 신경을 쓴다. 청소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통상 50~60가구로 구성되며 도큐부동산, 미쓰이부동산 레지덴셜, 코스모스 이니시아 등이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지역 토박이 주택건설사들 가운데도 콤팩트 맨션 건립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 일본의 소형주택들

 

 

술이 브랜드 파워

콤팩트 맨션의 출시는 처음부터 성공적이었다. 초창기인 2003~2004년에도 연간 1만가구가 넘는 새로운 분양시장이 형성됐다. 그 후로도 분양물량은 전국적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콤팩트 맨션의 개념도 진화하고 있다. 도심 땅값 상승으로 대규모 아파트 용지 확보가 어려워진 2007년 이후에는 여성 전용 상품과 가족이 함께 살 수 있는 상품 등 새로운 콤팩트 맨션이 개발되고 있다.

 

미쓰이부동산 레지덴셜이 도쿄에 공급한 파크 럭스 오차노미즈는 싱글 여성을 타깃으로 삼았다. 욕실에 빨래 건조기를 설치했고, 개인물품 보관용 트렁크 룸을 따로 두고 있으며 24시간 경비회사와 연결돼 보안성을 더욱 높였다.

 

젊은 층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쉐어하우스 시장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쉐어하우스 전문회사들은 보다 분화되고 고급화된 쉐어하우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여성만을 위한 여성 전용 쉐어하우스가 출시된 것은 이미 오래 전이고 지금은 건강을 컨셉으로 하는 쉐어하우스, 동호인들을 위한 특정분야의 전문 쉐어하우스, 전원생활이 가능한 쉐어하우스 등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을 회사만의 브랜드 파워로 삼는 것은 일본 주택건설사들의 가장 고전적인 마케팅 방법이다. 기술개발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것은 그들의 오랜 전통이다. 그리고 기술이 회사를 성장하게 한다고 믿는다. 물론 모든 회사가 그런 것은 아니다. 전통을 고수하다 망한 회사도 많다.

 

일본 최고의 주택건설사 가운데 하나인 미사와 홈은 자체 개발한 솔라맥스 시리즈를 브랜드 파워로 삼고 있다. 솔라맥스는 태양광으로 집안 내 전력을 100% 조달하는 친환경 주택 브랜드다. 미사와 홈은 목조주택용 솔라맥스 히라야(Hiraya)’와 철골조주택용 솔라맥스 하이브리드(Hybrid)’의 두 가지를 판매 중이다.

 

기존 태양광 주택들이 시공업체와 발전설비업체 간 기술제휴가 원활하지 않아 에너지 효율이 높지 않았던 것과 달리, 미사와 홈의 솔라맥스는 태양광 설비로 모은 전력이 집안 구석구석에 전달되도록 설계돼 있어 비싼 전기료에 부담을 느끼는 일본인들 사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미사와 홈은 이 주택을 현재 자사 인터넷 사이트 미사와 웹 다이렉트(MISAWA Web Direct)’에서 판매 중이다. 미사와 홈은 솔라맥스를 통해 확보한 전기를 관할지역 전력회사에 되팔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최근 일본 주택건설업계의 화두는 환경친화적 주택이다. 특히 친환경 에너지를 난방용도로 활용하는 데 있어 일본 업체들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08년 홋카이도 도야코(洞爺湖)에서 열린 세계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참가국 정상들에게 세키스이하우스가 개발한 탄소제로 주택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당시 세키스이하우스는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 전량을 자체 조달한다는 점을 집중 부각해 확실한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

고령화 시대를 대비한 마케팅 전략은 주택건설사들이 당면한 가장 큰 과제가 되고 있다. 고령자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과 기능을 완비한 주택은 이미 개발되어 시장에 선을 보이고 있다. 지금은 그 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나고야의 한 주택건설업체는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은퇴한 고령자들이 모여 실질적으로 소득을 올리며 생산적인 공동생활을 할 수 있는 신개념 생산형 실버타운을 아이치현과 함께 건설하고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생산형 실버타운이란 노인들이 생산활동을 하면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를 말한다. 일본 노인들은 대부분 자녀들과 살기보다는 시간제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독립된 생활을 한다. 그들 가운데 처지가 비슷한 노인들과 함께 여생을 보내기를 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 생산형 실버타운이다.

 

딘순히 거주공간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생산활동에 종사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해 준다.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벌 수 있는 만큼의 소득이 가능한 가내 수공업이나 화훼단지, 무공해 채소 농장 등이 그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노인들은 정부로부터 받는 연금 등을 동원해 이 실버타운에 입주한다. 건설회사와 지방자치단체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실버타운을 건설한다. 실버타운은 건설회사와 입주자가 함께 운영하며 생산물의 판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열어준다.

 

그렇게 발생한 수익은 실버타운 운영비로 충당하고 여유분은 입주자들에게 분배한다.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서는 노인복지문제의 해결이 가능하고 건설사는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 외에도 다양한 스타일의 실버타운 조성사업은 일본 전역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되고 있다.

주택을 분양하는 시점의 마케팅 활동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크게 다를 바 없다. 분양 주택 소재지를 중심으로 주택의 장점과 매력을 부각시키기 위한 다양한 광고와 마케팅 전략을 수립 시행한다. 그 방법은 우리나라 아파트 분양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일본 주택건설사들은 보다 근본적인, 회사의 미래를 위한 마케팅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불확실한 미래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장을 선도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그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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