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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주택이 온다 part1]
주거의 새로운 패러다임 ‘주거공동체’가 온다
 

 

주택저널 기사 레이아웃

 


 


다양한 형태의 주거공동체 공유주택 등장

주택이 지극히 개인의 공간일 뿐인가.

도시화 과정에서 불문율처럼 여겨져 온 주택의 사유화 개념에 최근 변화가 일고 있다.

주택의 일부공간이나 생활의 가치를 공유하는 주거공동체가 생겨나고, 주택 안에서 육아, 예술, 여성전용 등 다양한 목적으로 협력하고 교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있다.

 


▲ 남가좌동 달팽이집은 1인가구 청년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임대형 협동조합주택이다.

 

 

선도적인 사례로 성미산 소행주와 부산 일오집을 꼽을 수 있다. 두 곳 모두 함께 아이를 키우기 위해 모인 주거공동체다. 2013년 입주한 부산 일오집은 자녀를 대안학교에 보내고자 한 부모들이 함께 집을 짓고, 총 14가구가 입주해 살고 있다. ㄷ자로 조성된 단지 내에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흙마당을 마련하고, 수영장도 만들었다. 마당과 연계된 1층에는 별도의 실을 두어 공동육아공간으로 활용한다.

 

지난해부터는 정부 및 지자체가 추진하는 협동조합형 임대주택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육아형 협동조합임대주택(서울 가양동)이 입주했고, 예술가형(서울 만리동), 여성전용(서울 천왕동)을 목표로 하는 협동조합형 임대주택도 추진 중이다.

 


서울 마포구 성미산에 위치한 소행주는 선도적인 공유주택이다. 사진 속 건물은 1인가구가 모여사는 소행주 2호다.

 

 

민간이 추진하는 협동조합주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우징쿱협동조합과 함께협동조합 등이 활발히 활동 중이다. 국내 첫 주택협동조합인 하우징쿱이 지난해 10월 서울 은평구에 공급한 ‘구름정원 사람들 협동조합주택’에는 조합원 8가구가 입주했다. ‘노후준비’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입주민들은 지상 1층과 지하에 지역민이 모이는 북카페, 상가를 마련해 지역과의 소통까지 시도하고 있다. 훗날 이 상가가 조합원들의 소득원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한 집에 여러 1인 가구 젊은이들이 모여 살면서 거실, 주방, 욕실 등을 함께 쓰는 셰어하우스 형태의 공유주택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주거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모인 청년단체 민달팽이가 추진하는 협동조합형 임대주택은 부담스러운 임대료를 절감해주고 나홀로 가구에게 위안과 소속감을 제공하며, 청년주거문제를 해결할 대안 중 하나로 부상중이다.

 

부산에 위치한 일오집은 육아를 공유하는 열네집이 모여 산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마련한 마당과 연계해서 만든 공동공간까지 더해 일오집이 되었다.

남가좌동 달팽이집은 1인가구 청년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임대형 협동조합주택이다.

서울 마포구 성미산에 위치한 소행주는 선도적인 공유주택이다. 사진 속 건물은 1인가구가 모여사는 소행주 2호다.

 

 

 

전통 가족의 해체가

대안적 주거공간을 요구한다

이처럼 주거 공간을 공유하려는 최근의 움직임은 사회·경제·인구 변화에 밀접히 닿아있다.

첫째, 전통적 가족의 해체는 새로운 사회적 가족과 대안적 주거공간을 요구하며 공유주택의 등장 배경으로 작동 중이다. 도시화와 개인화, 저출산과 고령화는 변화의 핵심 고리다. 이미 전체 인구의 절반이상이 1~2인 가구이며, 2035년에는 1~2인 가구의 비중이 7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사회는 부모와 두 자녀로 이뤄진 전통적인 4인 가구의 시대를 지나, 1~2인 가구시대로 이행 중인 시점에 서 있다.

 

1인가구 증가가 본격화 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독신가구, 여성가구주의 급증이 원인이다. 이에 따라, 고시원, 고시텔,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이 1인 주거형식으로 진화했다.

가족의 분화 형태도 다양하다. 자식 없이 자신의 삶을 즐기는 신세대 부부인 딩크족과 자녀에게 부양받기를 거부하고 독립적인 노년을 보내는 통크족이 등장했다. 경제적으로 자립했지만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신캥거루족, 강남에 소형오피스텔을 얻어 아내와 자식만 강남으로 보낸 참새아빠 등 웃어넘기지 못할 가구 구조가 탄생했다.

 

이 같은 전통가족의 해체는 획일적이고 닫혀있던 기존의 주거공간을 벗어나, 연대가 가능한 사회적 가족과 새로운 주거공간을 요구하게 만든다. 각각 닫힌 방으로 들어가 연대와 교류 없이 죽어가는 것은 상상할 수 있는 우리의 가장 어두운 미래상이 아닐 수 없다.

 




삼포 세대, 하우스 푸어…

경제력 극복할 대안으로서의 주거

공유주택이 등장한 두 번째 배경으로 경제여건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요즘 청년세대를 가리켜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하는 ‘삼포세대’, 그리고 일, 소득, 연애, 결혼, 출산, 희망이 없는 ‘육무 세대’라 칭한다. 중장년층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집값하락과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하우스푸어’ ‘렌트푸어’가 등장하면서 부동산을 매개로 한 중산층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집이 투자처인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다.

 

국내의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는 동안 전 세계적인 경제 흐름인 ‘공유경제’가 주거분야에도 서서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유경제란 “물품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서로 대여해주고 차용해 쓰는 개념으로 인식하여 경제활동을 하는 것(로렌스 레식, 2008)”으로, 개인용품은 물론 숙박, 사무실, 자동차 등 생활 전 분야에서 공유경제 개념이 퍼지고 있다.

내에서 진행되는 주거공동체는 공유경제의 개념을 실현하는 주거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집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사용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일정 공간을 함께 만들어 공동으로 사용하며 그러한 과정을 통해 비용 절감효과를 거둔다. 또는 적극적으로 집의 공간을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장소로 활용하고 경제적 이익도 얻는다.

 


공유주택의 다변화, 다각적 시도 기대

계속해서 치솟는 주거비부담 때문에라도 공유주택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4년 1월 공포된 협동조합기본법의 영향으로 민간의 협동조합주택 활동이 탄력을 받고 있고 성공적인 입주 사례가 등장하면서 보다 대중적인 관심 속에 놓일 전망이다.

 

공유주택의 형태도 다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집의 일부 공간을 공유하는 것에서 나아가, 업무, 주거, 판매상점, 문화적 공간이 한 건물에 집적되어 공유되는 복합건물의 등장도 점쳐 볼 수 있다. 집을 지을 때 상가와 북카페를 함께 설계한 ‘구름정원 사람들 협동조합주택’이 단적인 예다.

지금보다 공유주택의 규모가 커질 가능성도 높다. 건축가 조남호(솔토지빈건축사사무소 대표)는 회원들이 아파트를 직접 짓는 자족적공동체 제안을 통해, 자족적 개발방식이 기존 아파트 개발방식 대비 43%의 비용이 절감된다는 시뮬레이션을 내놓기도 했다(협력적 주거공동체전, 서울시립미술관, 2014.12.15~1.25). 전시에서 단독주택 필지에서도 협력적 공유가 가능하게 해주자는 제안이 나왔다.

 

건축가 윤태권(엔진포스 건축사사무소)은 각각의 필지로 나뉘어 개별 주택을 짓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는 현재의 신도시 단독주택지 개발방식을 바꾸어, 필지마다의 기존 경계를 없애고 3~5세대가 하나의 큰 공간을 공유하며 함께하는 삶과 경제적인 수익을 동시에 꾀할 수 있게 하자고 주장한다.

이렇게 개발될 경우 마음 맞는 3~5세대가 하나의 클러스터를 구성해서 큰 공유공간을 만들고 이로 인해 생기는 큰 마당과 옥상정원을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25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건축가 9인(팀)의 공유주택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협력적 주거공동체’ 전시가 열렸다. 공유주택에 대한 관심이 특정 수요자에서 건축집단과 대중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창의적인 공유주택의 등장과 그에 맞는 제도적 뒷받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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